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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 사업의 대표적 상징이 된 인천 월미은하레일의 '부실시공'이 재확인됐다. 검찰은 시공사와 감리업체 관계자 등을 '부실시공' 혐의로 불구속 기속했다.

인천시는 지난 27일, "검찰의 수사 결과를 존중하며, 이번 수사 결과가 향후 민사소송 과정에서 인천교통공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상태로는 월미은하레일의 정상적 운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향후 방안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초 목적인 구도심과 월미관광특구의 관광·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정책방안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월미은하레일은 사업비 850억 원 가량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됐다. 그러나 시험 운행 중 안내륜축 절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운행이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안전성 검증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으나, 시공사 쪽은 약간의 보강 공사면 운행이 가능하다고 맞서 논란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기둥과 철재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있다. 많은 월미도 상인들은 운행이 됐든 철거가 됐든 하루 속히 결정이 나기를 바라고 있다.

출발부터 잘못된 대표적 전시행정의 표본

사업비 850억여원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한 월미은하레일은 시험 운행 중 안내륜축 절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운행이 무기한 연기됐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사업비 850억여원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한 월미은하레일은 시험 운행 중 안내륜축 절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운행이 무기한 연기됐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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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은하레일 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시민들의 의견을 거의 수렴하지 않았다. 역사적 고찰도 없었다. 근대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역 주변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 모노레일은 각종 화물을 하역하는 인천 내항과 공장지대를 관통한다. 때문에 관광성도 부족하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2009년 인천도시축전'에 맞춰 무리하게 개통을 추진해 부실시공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0년 7월 취임했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월미은하레일을 전임 집행부의 대표적 실책으로 낙인찍고, 안전성 검증과 책임 규명, 대책 마련 등을 추진했으나 임기 안에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월미은하레일은 6.4 지방선거에서 주요 쟁점이 됐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재선에 도전한 송 시장이 "안정성 문제를 부풀려 운행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소속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은 당시 "시공사와 검사기관에서는 몇 가지 기술적 부문을 보완하면 안전운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중구와 월미도 일대 주민들도 하루빨리 보완공사를 끝내고 운행을 개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 후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송 전 시장 쪽이 월미은하레일을 레일바이크 등으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폐지하고 월미은하레일을 보강해 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유정복 현 인천시장의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가 월미은하레일 사업에 참여했던 상황이라 논란은 더 가중됐다. 시의원들은 지난 18일 월미은하레일 현장을 방문했다.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 위치 다르고 교각 기울어

월미은하레일 시공사는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지상의 시설물을 받쳐주는 말뚝을 엉터리로 시공했다. 이로 인해 말뚝 위치가 변경됐고, 말뚝과 연결된 교각도 기울어지게 됐다.
 월미은하레일 시공사는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지상의 시설물을 받쳐주는 말뚝을 엉터리로 시공했다. 이로 인해 말뚝 위치가 변경됐고, 말뚝과 연결된 교각도 기울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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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월미은하레일 건설 공사를 '총체적 부실'로 보고 공사 관계자들을 기소한 것이다.

인천지방검찰청 안전·청소년부는 "월미은하레일을 설계도면과 달리 부실 시공한 혐의로 시공사와 이 회사 소속 현장소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고, 이를 부실하게 감리한 감리단장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월미은하레일의 곡선 궤도에 일부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고, 레일 곡선과 교각 등을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시공사와 감리관계자는 '서로 짜고 설계도면대로 시공했다고 허위 준공 보고'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시공사는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지상의 시설물을 받쳐주는 말뚝을 엉터리로 시공했다. 이로 인해 말뚝 위치가 변경됐고, 말뚝과 연결된 교각도 기울어지게 됐다. 월미은하레일 전체 구간의 교각 163개 중 59개를 측량한 결과, 설계도면과 실제 시공 위치 사이의 오차가 최소 39mm부터 최대 999mm로 나타났다. 허용 오차(15mm)를 크게 벗어난 경우가 상당했다.

또, 곡선 구간 레일에 원심력 완화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고, 직선 레일을 이어붙이는 편법으로 일부 곡선 구간의 레일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월미은하레일, #인천시, #송영길, #안상수, #유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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