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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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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지난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전후로 정치댓글을 통해 조직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다며 연제욱·옥도경 두 전임 사령관을 포함한 총 21명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장 백낙종 육군 소장은 19일 오전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백 소장은 "사이버사 심리전단 작전요원들이 정상적인 작전범위를 벗어나 일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을 언급한 글을 게시했고, 전직 사령관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면서 "군형법 제94조 '정치관여'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 소장은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사이버사의 정치관여 행위를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꼬리자르기식' '면죄부 주기식' 수사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전임 사령관 두 명, '정치관여 특수방조' 혐의

연제욱·옥도경 두 전임 사령관은 심리전단 작전요원들의 정치 관련 내용이 포함된 글을 게시한 작전 결과를 보고받고도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정치관여 특수방조' 혐의가 적용됐다.

조사본부는 "두 전직 사령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심리전단 요원들에게 대응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작전에 주도적 역할을 한 사이버사 심리전단 예하 담당관 4명과 작전 총괄담당자 3명, 정치성향에 따른 개인적 일탈자 4명 등 16명은 '정치관여' 혐의로 입건됐다.

조사본부의 수사결과 이 전 단장의 지시를 받고 사이버사의 서버 등을 삭제한 한 명은 '증거인멸' 혐의로, 사이버사가 관련서류와 아이피(IP) 주소 등을 임의 삭제 못하도록 작전예규를 보완했으나 이 예규 시행 일자를 수사개시 이전으로 소급 기재한 한 명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백 소장은 "심리전단의 다른 작전 요원들은 이모 전 단장의 지시에 따른 작전임무 수행과정에서 비롯한 행위를 했으므로 군 조직의 특성 등 정상을 참작해 입건을 유예했다"라고 설명했다.

"김관진, 정치관여 행위는 보고받지 않았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사진은 지난 6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사진은 지난 6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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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사이버사의 정치관여 글 게시 행위를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본부는 "일일 사이버동향과 북한의 대남 사이버전 대응 작전결과는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으나,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의 정치관여 행위는 보고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최종 수사결과 심리전단 요원들이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지난 2010년 1월 사이버사 창설 이후 불법 정치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까지 인터넷상에 게시한 글은 중간수사 결과(28만6000여건) 발표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총 78만7200여 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본부는 이 가운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의견을 비판하거나 지지한 글은 7100여 건(0.9%)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일부 소수 인원은 대응 작전과 무관하게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정당 및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글을 게시한 부분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사본부는 "일부에서 제기한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지휘계선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통화 내용·이메일·관련 문서·출입현황·사회관계망(SNS)을 분석하고 소환조사하는 등 입체적으로 확인했다"라면서 "군내외 지시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다른 기관과 연계된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정치 댓글을 통한 불법 정치개입 혐의를 국정원 등 다른 국가기관과의 연계없는 사이버사의 단독 범죄로 규정한 것이다.


태그:#사이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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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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