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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7일 오후 7시 50분]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17일 오전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씨, 교황 집전 첫 한국인 세례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17일 오전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 이호진씨 딸 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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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자, 지난 38일간 십자가를 지고 도보순례를 한 이호진(56, 단원고 2학년 고 이승현군 아버지)씨가 17일 오전 서울 궁정동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세례를 받았다.

지난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례 성사를 집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이씨는 한국에서 단독으로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첫 한국인이 되었다. 이씨는 세례명을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으로 택했다. 이는 약자들을 위해 헌신한 중세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씨는 지난 15일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 세례 성사를 요청했고, 교황이 이를 수락했다. 교황방한위원회에 따르면 현장에는 이씨의 장남과 딸 이아름씨, 천주교 수원교구의 신부 1명이 참석했다. 15일 이씨와 김학일(52, 고 김웅기군 아버지)씨가 미리 전달한 십자가는 교황이 로마 교황청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전 세계 카톨릭의 대표 격인 교황이 평신도에게 1~2일 만에 세례를 주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영식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미디어팀 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통상 정해진 일정과 절차에 맞춰 세례를 받는 것에 비춰볼 때, 더구나 교황님께서 하루 이틀 만에 세례를 주는 것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세례 성사 후 이씨는 "아이들을 위해서 잊지 마시고 기도 부탁드린다고 진심으로 부탁드렸고 교황님이 너무너무 감사하게 제 청을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한국 신자가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것은 25년 만이다.

이호진씨 "희생자들 기억해달라"-교황 "그렇게 하겠다"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17일 오전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씨, 교황 집전 첫 한국인 세례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17일 오전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 이호진씨 딸 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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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에 따르면 이날 이씨는 "하늘의 별이 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 아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해달라"고 요청했고,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고 한다. 세례 성사를 준 뒤 이씨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 교황의 왼쪽 가슴에는 유족들이 선물한 세월호 노란 리본 배지가 달려 있었다.

이를 들은 이씨는 눈물을 흘리며 "하늘의 별이 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 아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해달라"고 요청했고,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세례 성사를 준 교황의 왼쪽 가슴에는 유족들이 선물한 세월호 노란 리본 배지가 달려 있었다.

이호진씨의 딸이자 고 이승현군 누나인 이아름씨는 17일 오전 9시께 페이스북에 "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세례를 받은 건 (희생된) 아이들을 하루라도 더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세례를 받은 의미를 설명했다.

이씨는 "교황님께 세례를 받아서라도 아빠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그 마음을 조금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교황님께서 아빠를 기억해 주신다면 바티칸에 돌아가셔서 (희생된) 아이들 얘기를 해주실 거고, 언젠가는 바티칸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주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례성사 집전으로 17일 첫 일정을 시작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11시 충남 서산시 해미성지 해미순교기념전시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나게 된다. 여기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15명과 아시아 각국에서 온 추기경, 주교 50여 명 등이 참석한다. 이어 오후 4시 30분에는 충남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태그:#유족 교황 세례, #세월호 유족 교황, #유가족 프란치스코, #교황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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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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