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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을 맡고 있는 조왕신(?王神)
 부엌을 맡고 있는 조왕신(?王神)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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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별별 신이 다 있습니다. 감자신, 고구마신, 옥수수신, 쌀신, 복숭아꽃신, 개구리신, 거미신, 고양이신, 백조신, 뱀신뿐만이 아니라 계약 협정신, 공정한 거래신, 모유 수유신, 여성성신은 물론 심지어 자살신과 할례신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악소마마'라고 하는 감자신은 남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풍성한 감자 수확을 기원하던 신이고, '웨리쿰밤바'라고 하는 신은 우간다, 아프리카 동부에 살고 있는 기수족들이 할례(종교 의식의 하나로 사춘기 전이나 사춘기 때 음경의 표피 전부 또는 일부를 자르는 행위) 전후에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2800여 신들을 수록하고 있는 <신 백과사전>

<신 백과사전> / 지은이 마이클 조선 / 옮긴이 강창헌 / 펴낸곳 보누스/2014년 7월 15일 / 값 2만 5000원)
 <신 백과사전> / 지은이 마이클 조선 / 옮긴이 강창헌 / 펴낸곳 보누스/2014년 7월 15일 / 값 2만 5000원)
ⓒ 보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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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백과사전>(지은이 마이클 조선, 옮긴이 강창헌, 펴낸곳 보누스)에서는 고대부터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신들이 무려 2800여 신이나 된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히타이트의 신들은 1만이 넘는 것으로 묘사되고, 일본 신도(神道)에도 최소한 이와 비슷한 수의 신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하니 다양한 신들의 수에 놀라울 뿐입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신들 중에는 관우와 장비, 붓다와 야웨처럼 귀에 익숙한 신들도 많지만 상상 외적인 신통력을 대상으로 하는 기상천외한 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책에서는 2800여 신들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또한 '영문 표제어 찾아보기', '문명별 찾아보기', '주제별 찾아보기'가 책 끝부분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세계에 산재해 있는 문명별, 주제별 신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관음(觀音) KUAN YIN (외침을 듣는 분)
기원: 도교(중국), 자비로운 수호 여신
숭배 시기: 서기 100년 무렵부터 현재까지
별칭: 관인, 관논(일본에서)
숭배 중심지: 중국문화가 퍼진 전역
참조 예술: 그림과 조각
문헌 자료: 다양한 철학 서적 및 종교 서적이 있지만 대부분 충분히 연구되지 못했고 번역되지 못했다.

인디아에 기원을 둔 불교의 관세음보살에서 유래했다. 중국에 소개되었을 당시에는 남성 신이었다가 서기 600년 무렵 여신으로 변화되기 시작해서 서기 1100년 무렵부터는 완전히 여신이 되었다. 도교에서 수용되기는 했지만, 다른 중국 신들과 달리, 관음에게는 음식이나 물과 같은 일반적인 제물을 바치지 않았다. -후략- -<신 백과사전> 31쪽-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관음신'에 대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아주 애절한 마음으로 매달리듯이 기도하고 있을 '관세음보살'에서 기원한 관음신 또한 외침을 듣고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자비로운 여신임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성 신이었던 관음신이 아니라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차 여신으로 변해 110년 무렵부터는 완전히 여신으로 정착됐다는 변천사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의지의 대상 된 어머니신을 부르는 구원의 소리

천수천안 관세음 보살
 천수천안 관세음 보살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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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로 분류돼 있는 신들의 수를 보면 창조신, 전쟁신 그리고 풍산신에 이어 어머니신 수가 제일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는 사람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주 힘들거나 깜짝 놀랐을 때 무의식 중 엉겁결에 부르는 '어머니'는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니라 시나브로 의지의 대상이 된 어머니신에게 구원을 청하는 본능적 기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책에서는 '도상학이나 신화학 학생 및 애호가들이 조사가 필요한 이름들과, 일반 독자나 여행가들이 문헌이나 비문에서 만날 수 있는 이름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엄연히 존재하는 신들이 많습니다.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맑은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두 손 싹싹 빌며 치성을 올리던 조왕신, 성주신, 삼신할머니, 칠성신, 측신 등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신 백과사전>에서 이들 신이 보이지 않는 건 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조차 한국의 신들이 무시되거나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넓은 세상, 다양한 문화, 많은 인구만큼이나 신들의 수도 엄청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지역별 문화와 시대별 문명을 좀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자료로 활용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신 백과사전> / 지은이 마이클 조선 / 옮긴이 강창헌 / 펴낸곳 보누스/2014년 7월 15일 / 값 2만 5000원)



신 백과사전 - 고대부터 인간 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

마이클 조던 지음, 강창헌 옮김, 보누스(2014)


태그:#신 백과사전, #마이클 조던, #강창헌, #보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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