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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러시아 정부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논평을 통해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을 통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인 '사드(THAAD)'를 현지에 배치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주목한다"며 "이런 발언은 앞서 한국 지도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자력으로 예견되는 미사일 공격에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에 비추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앞서 지난 20일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한 것과 관련해 "만약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고 한반도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전지구적 MD 시스템 전개 지역의 추가 확대와 그 시스템의 한반도 출현 전망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태 전개는 불가피하게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 지역에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으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이어 "이는 더 넓은 차원에서는 전지구적 MD망 구축과 관련한 미국의 일방적 행보가 훼손하고 있는 전 세계 전략적 안정성과 군비 통제에 분명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러한 행보의 예견되는 결과를 자국 안보적 측면 등의 차원에서 면밀히 고찰해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MD 시스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 견해 표명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에 미국 MD 체계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한 제1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서도 "한반도 긴장상황을 동북아 지역에 전 지구적 MD 시스템 전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현대적 군비 증강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드는 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40~150 km의 높은 상공에서 직접 요격할 수 있는 미국 MD 체계의 핵심 시스템이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 전문가는 "그동안 미국 MD의 한반도 진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러시아가 한 장관의 사드 관련 발언에 대해 경고 차원의 논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MD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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