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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촌막걸리는 3대째 이어온 60년 전통의 재래방식으로 만드는 막걸리다.
▲ 상촌면사무 앞에 위치한 상촌양조장의 자그마한 간판 상촌막걸리는 3대째 이어온 60년 전통의 재래방식으로 만드는 막걸리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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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북 영동군 상촌면사무소 맞은편에 있는 상촌막걸리로 유명한 상촌양조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1998년도 당시에 구미시 신평동에 위치했던 금오공과대학교 후문 인근에서 뚝배기집을 운영하던 선배의 부탁으로 상촌막걸리를 받으러 갔던 곳이다.

사실, 이십대 시절에는 막걸리 맛을 모르고 막걸리를 많이 마셨기도 한데, 대학교 시절에는 화학첨가제가 많이 들어간 막걸리를 일정량 이상 마시고 나면 머리 뒷골이 아플 정도로 숙취가 심했던 기억이 있다.

선배를 통해 막걸리도 수준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상촌면사무소 앞에 위치한 상촌양조장으로 들어가 보니 한 할머니께서 마당에 나와 소일거리를 하고 계신듯 서 계셨고, 대학교 시절에 말통으로 막걸리를 받아갔던 기억이 있어 머뭇거리며 "막걸리 어떻게 팔아요?"라고 물어 보았다.

할머니께서는 한 병에 1200원이라며 바로 옆의 창고로 안내했다. 냉장보관을 요하는 막걸리의 특성상 창고안은 서늘했다.

마침 막걸리가 남아 있었고 만 원을 드리며 세 병만 달라고 말씀드리니, 잔돈 셈 하기가 귀찮으셨던 듯 5병에 6000원에 가져가라며 깍아주는 것처럼 선심을 쓰는 양 말씀하시곤 노련한 장사수완을 발휘했다.

공기 좋고 물맑은 상촌마을의 좋은 기운탓인지 정정하셔서 보기 좋았다.
▲ 상촌양조장 김선도 대표의 어머니 공기 좋고 물맑은 상촌마을의 좋은 기운탓인지 정정하셔서 보기 좋았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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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하게 5병의 막걸리를 사게되었고, 할머니께 막걸리를 직접 만드시냐고 물어 보았더니 집 안의 양조장을 구경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오후 늦은 무렵에 방문했는지라 실내는 어두컴컴했지만 막걸리를 만드는 커다란 술항아리가 여러개 보였다.

상촌양조장은 3대째 막걸리를 만들어 온 곳이라며 자부심 넘치는 눈빛으로 할머니는 말씀하셨고, 현재 아들인 김선도씨가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단다.

"깨끗한 물로 잘 빚어서 맛이 기가 막혀!"

상촌막걸리는 물한계곡, 민주지산, 황학산 등 심산유곡의 청정지역에 위치한 상촌마을의 명품 막걸리며,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달지 않은 맛, 깨끗한 맛이라는 평을 듣고있다.

또한 60년 넘게 3대째 재래방식으로 양조해 특유의 신맛이 나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양조장내에 막걸리를 담는 크기가 다른 물통들이 있어 가격이 궁금해 물어보았다.

"10리터 한 통에 만 원, 물통 값 포함해서 만삼천원!, 20리터는 통이 크니깐 이만사천원!"

20리터 한 통이면 웬만한 모임 행사에서 사람들에게 푸짐하게 나눠 줄 수 있는 양이고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좋았다.

상촌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김천, 구미, 대구 등지에서도 사러오고 택배주문도 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시중의 자극이 강하고 천편일률화 된 막걸리에 비해 단맛이 적은 만큼, 많이 마셔도 거슬림이 없고 질리는 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술 익는 냄새가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
▲ 전통 재래방식의 상촌양조장 실내 전경 술 익는 냄새가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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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지산의 정기와 물한계곡의 맑은 물로 빚은 상촌 생 막걸리는 김선도 사장을 비롯해 부친과 조부께서 100여명의 가족과 친지들을 생활하게 하고 학교도 다니게 한 평생 가업이다.

2011년도 이후 대기업들의 막걸리 열풍이 일게된 시점 부터 국내의 모든 양조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천연의 맛을 간직한 전통 양조장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상촌양조장은 3대째 이어온 가업이고 그동안 사람들로 부터 입은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현실이지만 양조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김선도 대표는 업들의 막걸리 판매 공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탓에 우직히 업을 이어가고 있다.
▲ 상촌양조장의 자그마한 술창고 김선도 대표는 업들의 막걸리 판매 공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탓에 우직히 업을 이어가고 있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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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의 동네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전통의 막걸리 문화가 옛맛 그대로 잘 보존되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달래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집으로 돌아와 상촌막걸리를 냉동실에 살짝 얼린 후 꺼내어 마치 와인을 음미하듯 들이켜 보았다.

16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상촌막걸리의 깊고 우직한 맛을 느꼈다면 과장일지는 몰라도 달지 않고 깨끗한 맛이 일품이었다.

영동 물한계곡이나 민주지산에 들릴 일이 있으면 상촌막걸리 한통 구입해 지인들과 함께 동네 잔치를 벌여 보는 것은 어떨까?

민주지산의 맑은 물로 막걸리의 맛이 한층 더 깨끗한 느낌이다.
▲ 상촌막걸리 낱개들이 병의 싱그러운 느낌의 상표가 인상적이다. 민주지산의 맑은 물로 막걸리의 맛이 한층 더 깨끗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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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 카페, 블로그에도 올려집니다.



태그:#상촌양조장, #상촌생막걸리,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전문학원 수학무료동영상강의, #상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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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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