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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 주변에 나타난 전국 시도교육청 직원들.
 지난 12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 주변에 나타난 전국 시도교육청 직원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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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연 집회의 참석자들을 염탐하기 위해 시도교육청 직원들을 집회 현장에 비밀리에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교조는 "노조의 자주성을 해치는 일종의 사찰"이라면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풀숲 앞에 앉아 있는 교육부 과장..."몸 감춘 채 지휘하고 있어"

지난 12일 오후 6시, 전국교사대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 뒤쪽 풀숲 앞. 평상복을 입은 교육부 교원단체 담당 과장이 홀로 앉아 집회 참여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 곳은 천막 등에 가려 대회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 자리다.

이에 대해 한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부 과장이 몸을 감춘 채 지휘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시각 15개 시도교육청 소속 20여 명의 직원들은 집회장 주변에서 전교조 교사들의 행동을 살피며 발언 내용을 기록했다. 이날 교사대회 현장에 나타난 교육부 직원은 과장을 비롯해 모두 3명이었고, 동원된 시도교육청 직원은 15개 교육청 소속 20여 명이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국교사대회를 앞두고 17개 시도교육청 교원단체 담당자들에게 개인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12일 교사대회에 직접 참여해, 이곳에 온 교사들의 지역별 현황을 파악해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부가 공문이 아닌 개인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우리들을 소집했다"면서 "공문으로 보낼 경우 교육감님이 소집 사실을 파악할 뿐더러 오해도 살 수 있으니까 교육부가 개인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비밀리에 일을 처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진보교육감들이 모르게 교육청 직원들에 대한 동원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이날 동원된 시도교육청 직원들은 교육부에 시도별 참석교사들의 현황을 집회 현장에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담당자는 "교육부 직원과 경찰이 시도별 인원 등을 물어보면 얘기를 해주는 등 정보를 공유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27일 열린 전교조 조퇴투쟁에도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날 단상에 올라 결의문을 읽은 일반 교사들의 신상을 밝혀내 고발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이 교육청 직원들의 '비밀 염탐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전교조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전교조 "비밀 동원은 일종의 사찰"... 교육부 "대회 본 것이 왜 사찰?"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가 개인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직원을 대거 비밀리에 동원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종의 사찰"이라면서 "'9명의 해직자가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 한다'는 법률상 이유로 법외노조를 통보한 정부기관이 이제는 비밀 염탐까지 하면서 전교조의 자주성을 해치려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교육부 과장은 전교조 집회장에 온 이유에 대해 "불상사가 벌어지나 상황을 보고하고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교조 집회가 열리면 매번 직원들이 갔다. 이번만 온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청 직원들에게 전자메일을 보낸 것은 비밀리에 한 것이 아니며, 그들이 대회를 보러 온 것이 사찰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교육부 염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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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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