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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 풍산리 찰옥수수.
 강원도 화천군 풍산리 찰옥수수.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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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예약 주문 받습니다"

며칠 전 화천군청 내부게시판에 옥수수 예약판매에 대한 안내 글이 올라왔다. 백영미 정보통계담당의 글이었다. '부모 혹은 친지가 옥수수 농사를 지은 모양이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아니다. 어느 마을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농산물 구매를 권장하는 글이다.

"시골 공무원들은 도시와는 다르게 때론 농산물도 판매하고 주민들과 마을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찰옥수수 소개에 나선 마을은 강원도 화천읍 풍산리. "사방이 산으로 막혀 아늑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을을 따라 커다란 개울물이 흐르고 비옥한 토지가 형성되어 있어 늘 풍년이 들었기 때문에 마을이름도 풍산리(豊山里)"라는 것이 백 담당의 설명이다. 봄에는 곰취, 취나물, 곤드레 등 6종의 산나물 세트가 인기리에 판매된다. 여름엔 옥수수, 가을철엔 김장용 절임배추가 판매된다.

이 같이 산촌 농산물 판매역할을 하는 사람은 백 담당이다. 전산직렬인 그녀가 자발적으로 나서 추진하는 일이란다. 풍산마을 찰옥수수 판매 시스템 등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 물었다.

"시골 공무원들, 장사꾼 마인드를 가져야"

백영미 정보통계담당. 그녀가 농업직이 아닌 전산직이면서 농산물 판매에 나섰다는게 흥미롭다. 그는 시골 공직자들은 장사꾼 마인드를 가져야 한단다.
 백영미 정보통계담당. 그녀가 농업직이 아닌 전산직이면서 농산물 판매에 나섰다는게 흥미롭다. 그는 시골 공직자들은 장사꾼 마인드를 가져야 한단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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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옥수수 예약판매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특별히 수요가 많아서 인가?
"수요가 많아서는 아니다. 올해 풍산리 30여 농가에서 재배한 찰옥수수를 지난 7월1일부터 8월10일까지 예약 판매를 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니까 예약접수는 이미 지난 7월1일부터 시작했고, 실제 배송은 오는 7월20일부터 접수된 순서대로 이루어진다.

미리 예약접수를 하는 것은 찰옥수수의 특수성 때문이다. 옥수수는 보통 따 놓은 상태에서 3일정도가 경과되면 맛이 변한다. 그래서 미리 예약을 받은 다음, 전날 새벽에 따서 발송을 하면 당일 소비자가 받아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배송할 때 안내문을 같이 넣겠지만)소비자가 물건을 받자마자 바로 쪄서 먹는 것이다. 그러면 찰옥수수의 단백하고 쫀득한 고유의 맛을 볼 수 있다."

- 30 농가 정도라면 수량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매수익은 어느 정도 예상하나?
"수량은 대략 1500접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1500접' 그러면 얼른 와 닿지 않을 거다.  1접에 100개니까 정확히 15만개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풍산리 마을 30농가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파종을 했기 때문에 동시에 많은 물량 생산이 가능하다.

수익은 대략 7500만원? 물론 파종을 하고 가꾸는 노력이 있었지만  짧은 기간에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옥수수 수확이 끝나면 그 자리에 김장배추를 심어서 절임배추도 도시민들에게 판매를 할 예정이니까 두 번에 걸쳐서 수익을 올린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과거엔 농사를 짓게 되면 하늘에 맡긴다고 할 정도로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요즘은 인터넷 등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생산물전량 판매가 가능하다."

- 풍산리에서 생산되는 찰옥수수 맛이 타 지역보다 우수하다고 하던데.
"풍산마을 '풍'자가 한자로 풍성하다 할 때 '豊'자다. 옛날부터 흉년이 들지 않은 마을이라 해서 '풍산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토지가 그만큼 비옥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교차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일 수 있겠다. 그런 곳에서 생산되는 찰옥수수이다 보니까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에 비해 옥수수 고유의 맛이 뛰어나다'는 것은 동네 분들의 말씀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반적 평가다."

- 풍산마을은 또 계절별로 다양한 소득 작목을 생산한다고 들었다. 연간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이 마을에선 봄에는 다양한 산나물을 생산하고, 여름철엔 옥수수, 가을엔 절임배추 판매를 통한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수익은 대략 2억 원 정도로 본다. 겨울철엔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데, 새끼꼬기, 팽이 만들기, 썰매타기, 눈설매 체험 등 도시민들에게 시골정취와 인심, 농촌체험 등을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구상 중이다. 또 겨울철에 적합한 옥수수엿이나 한과 등을 만들어 주민소득과 연계해 볼 생각이다."

풍산리 찰옥수수밭 풍경. 7월20일부터 판매에 나선다.
 풍산리 찰옥수수밭 풍경. 7월20일부터 판매에 나선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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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영미 담당은 풍산리와 같은 방법으로 농촌과 도시민들의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정보화마을을 말하는 것 같은데, 4개 마을을 집중 육성해 나가고 있다. 먼저 상서면 신대리 마을은 토고미쌀, 하남면 원천리는 완숙토마토, 수세미수액, 간동면 용호리는 유정란, 블루베리 등 마을별 특성을 살려 운영 중에 있다. 총 회원수는 3040명이고 연간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6만여명에 이른다."

- 정보화마을을 운영하면서 특별히 재미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 좀 해 달라. 
"정보화마을 운영 초창기에 원천리 하늘빛 호수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마을에선 전부터 노인 분들이 생산하는 수세미수액이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어르신들이 아는 지인들을 통해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항상 재고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것을 정보화마을 전자상거래 상품으로 등록하려고 설명회를 열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려고 '인터넷 판매를 하면 어르신들이 주무시는 동안에도 물건이 팔립니다' 라고 했더니 어느 할아버지께서 크게 화를 내시더라. 왜냐하면 노인들은 물건을 내어주고 돈을 받는 것에 익숙해 왔던 터라 인터넷 시스템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인데, 설명이 참 힘들었다. 어쨌든 이를 통해 매출이 1000만 원 이상 오르니까 어르신 모두는 놀라워 했다. 이후로 이 마을 노인분들은 인터넷을 배워서 지금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잘 사용하고 계신다."

- 마지막으로 풍산리 마을 찰옥수수를 구입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 달라
"인터넷 포털에서 '풍산마을'로 검색해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도 되고 풍산리 정보화 마을 전화(033-442-2002)를 통해 예약을 해도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풍산마을, #백영미, #화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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