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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 홈페이지에 올라온 삼성전자 중국 협력사 아동노동 착취 의혹 관련보고서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 홈페이지에 올라온 삼성전자 중국 협력사 아동노동 착취 의혹 관련보고서
ⓒ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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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공 고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또한 차후에도 미성년 근로자 관련 현지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했습니다. - <삼성전자 2014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중>

지난 2012년 8월.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라는 노동인권단체가 "중국에서 삼성전자 하청업체가 아동을 불법적 고용해 일을 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노동감시'는 미국 뉴욕에서 2000년에 설립된 비영리 노동인권 단체다.

국제적으로 '아동노동의 금지'는 준법 경영과 윤리 경영의 핵심지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8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가혹한 형태의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노동기구의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 철폐에 관한 협약'(182호 협약)을 2001년 비준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5개국에서 38개의 생산거점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불법 아동노동자 고용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공급 망을 관리해야 하는 원청으로서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때문에 협력사의 아동노동 의혹은 글로벌 삼성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

의혹에 대응하여 삼성전자는 2013년 외부점검 기관을 통해 중국내 100개의 협력사에 대해 현장진단을 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아동공 고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4년 6월 30일 발표한 삼성전자 2014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서다. 그러나 "아동노동은 없다"던 삼성전자의 호언(豪言)은 지속가능 보고서 발표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허언(虛言)이 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의 약속에도, 계속되는 협력사 아동노동

삼성전자 중국 협력사의 아동노동 착취의혹을 보도한 7월 10일자 <뉴욕타임즈> 기사
 삼성전자 중국 협력사의 아동노동 착취의혹을 보도한 7월 10일자 <뉴욕타임즈> 기사
ⓒ <뉴욕타임즈>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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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굳은 약속에서 불구하고 아동노동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Despite a Pledge by Samsung, Child Labor Proves Resilient).

뉴욕타임즈의 7월 10일자 국제경제면 기사 제목이다. 뉴욕타임즈는 기사에서 지난 7월 10일 새롭게 발표된 '중국노동감시'의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 하청공장인 신양전자 둥관공장에서 15세와 16세의 미성년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앞서 '중국노동감시'는 7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아동노동을 착취하는 또 다른 삼성의 하청업체'(Another Samsung supplier factory exploiting child labor)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노동감시'는 보고서에서 신양전자가 ▲최소 5명의 16세 미만의 아동노동자들을 불법 고용하고 있으며 ▲안전장구와 사전 안전 교육을 제공하지 않은 채 공업용 알코올이나 시너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케 하고 ▲노동자들을 사회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 중국 노동법에 따라 한 달에 36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한도의 3배가 넘는 120시간의 연장근로를 시키고 있다며 총 15개 항목의 중국 노동기준 위반 사례를 제시했다.

현지 조사 5일 만에 아동노동 고용 의혹 제기

협력사 아동노동착취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 블로그에 올라온 해명글
 협력사 아동노동착취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 블로그에 올라온 해명글
ⓒ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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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노동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의혹이 제기된 신양전자 둥관 공장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 조립하는 업체다. 대략적으로 1200명의 현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삼성의 최고 납품업체라는 점을 자부심으로 여긴다.

뉴욕타임즈 보도와 중국노동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신양전자에서 불법적으로 일해 온 10대 여성노동자들은 '임시직'으로 지난 6월 30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신양전자 둥관공장이 삼성전자의 조사를 받은 지 5일이 지나서였다.

이들은 출입카드를 위조해 공장으로 들어갔지만 감시는 소홀했다.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5시 30분까지 일하고 추가로 3시간의 잔업을 했다. 그렇게 일주일에 6일을 일했다. 일이 고된 것은 참을 만했다. 그러나 남들이 시간당 1.45달러를 받을 때 자신들은 시간당 1.2달러를 받았다. 중간 브로커를 통해 고용된 탓이었다.

'중국노동감시'는 활동가를 중국 둥관 신양전자 공장에 위장 취업시켜 미성년 불법 노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수십 명의 노동자를 인터뷰했다. 중국노동감시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사로 삼성전자의 협력사 점검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며 "삼성이 발표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협력사의 아동노동 의혹으로 삼성전자는 국제사회에서 기업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삼성전자는 11일 자사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외부 전문 검증기관을 통해서도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 중국내 협력사 근무환경 실태를 점검한 바 있으나, 아동공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는 현재 협력사의 아동공 고용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회사의 정책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삼성전자, #삼성 하청 아동노동, #중국노동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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