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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보건복지부는 <홀트아동복지회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발간했다. 이 요구서는 "홀트아동복지회는 국외입양을 진행하려면 5개월 이상 국내입양을 우선 추진하는 노력을 하여야 하는데도, 국외입양을 진행하고 있는 출생아동 115명 중 17명(14.8%)에 대하여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외입양이 국내입양보다 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감사를 받기 전인 지난 3월 19일 노혜정 홀트 복지사업실장은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해외입양이 국내입양보다 적자가 더 많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해외입양을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보건복지부 감사결과를 보면 "돈을 벌기 위해 해외입양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홀트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외에도 홀트는 ▲입양숙려기간 보장 부적정 ▲국외입양 알선비용 인상 등 부적정 ▲양친이 될 자에 대한 자격확인 미흡 ▲양친가정 조사 부적정 ▲국내입양 사후관리 부적정 ▲입양아동의 보고 부적정 등 무려 8개 사항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미국의 입양문제 탐사전문기자인 캐서린 조이스의 책 <구원과 밀매 : 복음주의 기독교의 선의와 국제간 아동 입양의 현실>이 최근 출판됐다. 이 책에서 저자 조이스는 해외입양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에 대한 상세한 취재를 바탕으로 빈국들의 아동을 좋은 선교 대상으로 간주하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현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해외입양의 현실과 그 배후에 대한 조이스 기자의 심층탐사 기사를 그 초안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결론부분인 8장에선 우리나라 해외입양실태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입양 역사에는 해외송출아 숫자가 급증하는 두 시기가 있었다. 독재자 박정희 정권 때와 전두환의 군사정권 시기였다. 국민에게 가장 폭력적인 정권이 아이와 모성에게도 가장 폭력적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가족의 불필요한 이별 초래하는 잘못된 입양"

 캐서린 조이스 기자
 캐서린 조이스 기자
ⓒ 캐서린 조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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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저자 캐서린 조이스 기자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지난 며칠간 조이스 기자와 이메일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싣는다.

- <구원과 밀매>란 책을 쓴 이유가 뭔가.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내용을 알려 달라.
"이 책을 쓴 주요 목적은 미국기독교 입양운동의 기원과 그 영향에 대해 조사해보고 싶어서였다. 이 책을 통해 미국기독교 입양운동이 미국입양산업을 형성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기독교 입양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또 미국기독교 입양운동은 개혁이 절실한 미국 입양산업을 더욱 나쁘게 강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 입양이 왜 생모와 입양인, 그리고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잘못된 입양은 가족간의 불필요한 이별을 초래한다. 많은 생모와 입양인들이 입양으로 인해 평생을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입양이 어려움에 처한 가족들에게 잘못된 해결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빈국들의 경우 부모들이 지원을 받으면 아이들과 이별하지 않고도 함께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양으로 인해 가족 간의 생이별이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빈국이 아닌데도, 혼외 출산에 대한 해결책으로 빈번하게 입양이 제시되고 있다. 입양으로 인해 생모인 여성과 아동의 인권이 치명적으로 말살된다. 빈곤하거나 사회적으로 낙인찍힌다는 이유로 자녀양육권을 박탈당하는 생모나 생부도 있다. 특히 해외입양의 경우, 부유한 서구 양부모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아이와 모국의 문화와 언어를 단절하기도 한다."

- 입양 관련 탐사전문기자 입장에서 해외입양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뭔가.
"입양은 국내입양과 해외입양을 막론하고 아주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먼저 입양산업이 아동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입양부모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유지되는 산업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 결과 입양기관들은 건강한 어린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빼앗아 가지만,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시설에 방치한다.

또 입양 전 입양부모의 준비부족과 입양 후 입양기관의 사후관리 부족도 문제다. 그 결과 많은 입양아들은 아동학대의 위험에 처해 있고 심지어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아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경우도 있다. 또 아동수령국인 서구와 아동송출국인 빈국 사이에 형성된 심각하고 근본적인 오해도 있다. 에티오피아 친부모들의 경우, 해외입양을 영구적 이별이 아니라 교육을 위해 잠시 보내는 것으로 인식한다. 해외입양은 한 아기가 미국에 입국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해외입양으로 아이와 친부모가 생이별하는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고 그 후 친부모와 입양인들은 생이별의 아픔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기독교 입양운동, 입양산업 폐해 강화"

- 이 책에 "홀트입양기관에서 주선한 입양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라고 썼다. 무슨 이야기인가.
"홀트입양기관이 시행한 입양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초창기 홀트입양기관을 통해 입양된 한 아이는 입양에 실패하여 홀트로 되돌아 왔다. 또 아이 몇 명은 입양되자마자 사망했다. 그 후 미국언론에서 아동들이 입양부모들로부터 학대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한 입양모는 입양아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홀트는 이 살인죄로 기소된 입양모에게 1년 안에 두 아이를 더 입양 보냈다.

또 다수 아이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 보내지는 도중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한 의사가 홀트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홀트여사는 "아이가 사망한 것은 주님의 뜻이며 악마도 주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홀트여사는 '입양을 반대하는 자들은 구원을 방해하는 자들' 이라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을 쓰기도 했다."

- 기독교 입양운동의 장단점과 그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기독교 입양운동의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기독교 입양운동이 입양산업의 많은 폐해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독교 입양운동가들은 입양을 아주 단순한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세계에는 수많은 고아들이 있고 기독교인들은 고아들을 입양함으로써 신앙을 삶에서 실천해야 한다'라고 인식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물론 '고아'들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독교 입양운동가들이 생각한 '고아'들의 대다수는 실제로 고아가 아니었다. 친생부모가 버젓이 살아 있었다. 아이 입양 비용으로 아이 당 3~4만 달러가 들었는데, 사실 이 돈의 일부라도 입양기관이 아닌 빈국에 직접 지원해 주었더라면 거의 대부분의 친부모들이 사랑하는 아이와 평생 이별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 입양운동이 변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빈국 아이 한 명당 3~4만 달러를 주고 입양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나는 이런 움직임이 더 확산되어서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화된 입양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궁극적으로 입양보다는 친생가족 보존방향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있었나? 또 이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에서 미혼모라는 이유로 자녀를 양육할 수 없었던 여성들을 만나면서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당시엔 미국사회도 미혼녀들에게 낙인을 찍었고  수많은 미혼모들이 '입양을 보내라'는 사회적 압력을 받던 시절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입양문제에 대해 4년 동안 쓴 수많은 기사들을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낼 것인가였다. 이 책은 입양에 관한 종합적인 역사서는 아니다. 이 책에서 난 이례적 문제점이 아닌 여러 국가들에서 여러 시기에 걸쳐서 조직적, 체계적으로 발생한 입양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다뤘다."

"멀쩡한 아이를 순식간에 '고아'로 위조"

 <구원과 밀매> 겉그림
 <구원과 밀매> 겉그림
ⓒ 뿌리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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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이 '아동밀매'이다. 입양산업에서 아동밀매와 아동의 신분을 세탁하기 위한 서류조작·위조가 얼마나 심각한가?
"입양을 쉽게 하기 위해 아동밀매와 아동신분을 조작하는 경우를 많은 나라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대부분 손쉽게 입양을 보내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아동의 신분을 조작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예는 친부모가 다 있는 멀쩡한 아이를 순식간에 '고아'로 위조하는 것이다. 간혹 친부모들이 아이의 신분위조를  돕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입양을 일종의 임시적인 '조기 해외유학'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관행들은 즉흥적이기보다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생한다고 본다."

- 어떤 기독교인들은 "해외입양 없이 어떻게 해외에 있는 고아문제를 해결 할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해외에 있는 고아문제'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문제의식이다. 세계에 수많은 '고아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이 아이들의 다수는 고아가 아니라 한부모 자녀들인 경우다. 또 설사 친부모가 둘 다 없는 아이라도 친척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입양기관들은 흔히 '위기에 처한 고아'라고 하는데, 실제 이 아이들은 입양이 필요한 고아가 아니다. 단지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에서 친부모와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되는 아동들일 뿐이다. 

물론 위험에 처한 고아들이 있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대개 그런 나라들은 분쟁이나 전쟁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럴 경우 국제사회가 그 나라의 '고아'들 만을 살짝 빼어내 입양하는 것은 위험에 처해 있는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위험에 처한 나라의 사람들이 가족과 서로 이별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미혼모를 죄인 취급하는 사회인식 변화해야"

- 한국은 G20 회원 국가이며 세계 10대, 아시아 4대 경제대국이고 해외원조를 해주는 국가다. 그런데도 해외 입양이 많다. 한국이 왜 이런 기형적인 '아동수출대국'이 되었다고 평가하나?
"정말 그게 한국의 큰 문제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가히 세계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동수출 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나라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다. 미혼모가 죄인이라도 되는 냥 낙인을 찍는 한국사회의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서구사회도 40~50년 전에는 그랬다. 그러나 서구에선 더 이상 미혼모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지 않는다. 여성과 아동인권이 신장됐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도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 한국의 해외입양문제에 홀트와 홀트입양기관이 끼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미혼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입양뿐'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는데 홀트가 일조했다고 평가된다. 이 때문인지 한국사회는 아직까지도 변화된 세계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미혼모를 죄인 취급하기도 한다. 남성 없이 여성 혼자 임신을 할 수 없는데도 한국사회는 성문제에 대해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미혼모 자녀에 대하여는 입양을 강요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듯한 분위기다. 한부모 가정이나 가난한 가정의 자녀를 무조건 결손가정, 관심병사로 낙인하는 한국 국방부의 행태도 그런 잘못된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 해외입양과 관련하여, 한국인들과 한국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국에서도 오랫동안 입양이 입양아와 입양부모 모두에게 다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친부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잘못된 방안이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90% 이상의 미혼모가 입양을 보낼 수밖에 없도록 되어있다. 이런 현실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미혼모는 직장을 얻기도 쉽지 않고, 미혼모에 대한 가족, 사회, 정부의 지원도 극히 인색하다.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기 쉽다. 이러한 것은 모두 한국의 부끄러움이다. 이러한 불의와 비문명적인 행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국의 장래가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

캐서린 조이스 기자는?
캐서린 조이스는 풍부한 경험과 다채로운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는, 종교와 기독교 세계의 심층을 주로 다루는 탐사 전문기자다. <네이션>과 <마더 존스> <애틀랜틱> <뉴스위크> <하버드 신학부 회보> <슬레이트> 등 다양한 매체들에 기고해왔다. 2011년에 세계 종교에 대한 보도로 나이트 루스 펠로십을 수상했으며, 네이션 연구소 탐사보도기금, 퓰리처 위기보도 센터, 그리고 맥도월 콜로니와 벨라지오 센터 등의 지원금으로 탐사보도를 계속해왔다. 그녀는 <대가족: 그리스도교 가부장제 운동 들여다보기(Quiver full: Inside the Christian Patriarchy Movement)>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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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