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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선거사무실에서 득표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선거사무실에서 득표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 서병수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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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의 선거구도 속에 접전을 예고한 부산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개표가 78.5% 완료된 5일 새벽 4시를 기준으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51.1%(63만5148표)를 얻어 48.9%(60만8400표)에 머문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결국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증을 받아가게 됐지만 오거돈 무소속 후보도 턱밑까지 서 당선인을 추격하며 명승부를 벌였다. 친박 실세임을 자처해온 4선 국회의원인 서 당선인이 승리에도 개운하지 않은 이유다.

여권은 시정의 연속성을 가져갔지만 부산을 더 이상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난해한 상황이 됐다. 야권에서는 여전히 탄탄한 지역의 벽은 실감했지만 가능성을 엿보기에는 충분했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에서 59.82%를 가져갔고, 문재인 의원은 39.87%의 지지를 기록했다. 야권의 꾸준한 지지세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확인된 셈이다.

이전 지방선거와 비교해 보면 야권의 지지세 확산이 눈에 띈다. 오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현 허남식 부산시장(한나라당)과 처음으로 맞붙은 2004년 6월 보선에서는 허 시장이 62.30%를 득표해 37.70%를 득표한 오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2006년 치러진 4회 지방선거에서도 허 시장과 오 후보는 맞붙었다. 허 시장이 65.54%를 얻어 오 후보(24.12%)에 또 한 번의 승리를 거뒀다.

야권의 의미 있는 득표는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마했던 2010년 5대 지방선거에서 나왔다. 김 전 장관은 44.57%를 득표해 민주당 후보로는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5.42%를 받은 허 시장이 3선을 달성했지만 야권은 가능성을 엿보았다.

때문에 무소속으로 시장 3수에 도전하는 오 후보의 출마는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엎치락뒤치락은 반복했지만 서 당선인을 앞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새누리당이 막판에 박 대통령의 눈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읍소형 선거전략에 매달려야 할 만큼 부산 선거는 박빙이었다.

서병수 "하나 된 부산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4일 오후 6시 이후 양 후보 캠프는 온탕과 냉탕을 몇 번씩 오갔다. 오후 6시 일제히 방송사의 예측조사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오 후보 캠프는 환호성과 탄식이 연달아 터졌다. 오 후보가 53.7%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46.3%)에 앞서는 것으로 나온 JTBC 예측조사가 나오자 오거돈 후보 지지자들을 "됐다"를 외치며 모두 의자에서 일어났다.

지지자들을 "오거돈"을 외쳤고 오 후보도 자리에서 일어서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이후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48.2%)가 51.8%를 얻은 서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이후 실제 개표에서 오 후보는 좀처럼 서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비슷한 시간 서 당선인 캠프는 고착하는 지지율에 미소가 번져갔다. 서 당선인은 하단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을 떠나 남천동 새누리당 부산시당사에서 다른 지방선거 당선인들과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5일 자정을 넘어서면서는 사실상 선거 판세가 서 당선인 쪽으로 기우는 것을 인정한 오 캠프 쪽 지지자들은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신승을 예상한 서 당선인은 당선 윤곽이 정해지자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 당선인은 "위대한 부산 시민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드린다"며 "저를 지지하지 않으신 시민의 뜻도 잘 받들어 하나 된 부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은 자신의 역점 추진 공약이었던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사회의 안전시스템 확충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문제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쌓여온 적폐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승패가 기울면서 오 후보는 별 말 없이 캠프를 떠났다. 오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무소속의 한계와 조직을 확보하지 못한 게 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일당독점과 소수 엘리트·기득권 바라보는 시점이 바뀌었다"며 "허 시장이 10년간 대형 토목 사업을 벌였지만 정작 부산은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곳이 됐다는 것을 시민들이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 당선인에게 "48% 이상의 시민이 이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는 시정을 펼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태그:#서병수, #오거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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