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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회사 사옥에서 자결을 시도한 진기승씨가 2일 밤 숨을 거뒀다.
 지난 4월 30일 회사 사옥에서 자결을 시도한 진기승씨가 2일 밤 숨을 거뒀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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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이 시작된 지 벌써 몇 해인가...(중략)... 나 같이 억울한 해고 당하는 일이 없도록 똘똘 뭉쳐 투쟁해서 여러분의 권리 행사하세요. 그동안 동지들의 따뜻한 위로 고맙습니다. 다음 생에는 버스 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습니다."
-2014년 4월 30일 고 진기승씨가 남긴 유언 중에서

전주시내버스 신성여객 해고노동자 진기승씨가 끝내 숨을 거뒀다. 2일 오후 9시 5분경 진씨는 전북 전주 동산동 한 요양병원에서 꼭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가족과 동료들의 소망을 뒤로 한 채 떠났다. 진씨는 2012년 사측의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이다 해고된 이후 계속해서 복직투쟁을 벌여왔다.

지난 4월 30일 오후 11시 사측의 부당해고에 괴로워하며 자결을 시도한 지 33일째 밤이었다(관련 기사 : 전주 시내버스 해고 노동자, 자살 시도).

동료들과 가족들은 진씨가 숨을 거두자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진씨가 그토록 아꼈던 딸은 아버지가 미처 감지 못한 한쪽 눈을 감겨주며 오열했다.

"버스노동자 숨 거뒀지만, 사측 반성도 없어"

노조는 진기승씨의 자결 원인이 사측의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신성여객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신성여객은 지난 5월 1일 1심 행정소송에서 진기승씨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되자 5월 19일 항소했다.

진기승씨의 시신은 2일 오후 10시경 전주 송천동에 위치한 대송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1층에 빈소가 마련됐다. 3일 오전 1시 현재 민주노총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지만, 발인 등의 장례 절차는 신성여객의 진정한 사과와 대책 마련이 있기 전까지 미룰 예정이다.

진기승씨의 운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공운수노조 총연맹과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노동탄압이 없고, 버스노동자들이 인간적으로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대책위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긴급 논평을 통해 "신성여객은 중간관리자를 통해 악질적인 탄압을 벌였고, 진기승 노동자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줬고, '내가 언제 죽으라고 했냐?'는 등의 망발로 열사를 모독했다"면서 "진기승 노동자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3일 오전 10시 신성여객 앞 긴급 집중집회를 열 예정이라며 조합원과 시민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해결된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진기승 노동자가 숨을 거둬 가슴이 너무 아프다"면서 "지금까지도 신성여객 사업주는 반성과 사과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병원비도 못 내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다. 진기승 노동자의 염원이 실현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장례식장을 찾은 동료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일 새벽 0시 30분경 고 진기승 노동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장례식장을 찾은 동료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일 새벽 0시 30분경 고 진기승 노동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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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기승 노동자의 운명 소식에 동료 버스노동자들은 대송장례식장으로 속속 모이고 있다. 3일 새벽 1시 현재 약 50여 명의 버스노동자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리고 임정엽 무소속 전주시장 후보와 오현숙 정의당 전주시의원(전주타 덕진동, 호성동) 후보, 오정심 노동당 전북도의원(전주8 송천1동, 덕진동, 호성동) 후보 등 정치권 인사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고 진기승씨의 넋을 위로했다. 문규현 신부와 이세우 목사 등 종교계 원로들도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주시내버스, #신성여객, #노동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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