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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용자 3천만 명 시대를 맞아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층이 연령·지역·성별에 제한 없이 확산되면서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 위력을 입증한 SNS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사실상 전면 허용됐기 때문에 각 후보들은 사활을 걸고 SNS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의리선언'으로 압축되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디지털캠페인은 지지자를 '사이버 선거운동원'으로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격적이다. 115만 명에 달하는 이른바 '박원순 카페트'(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친구들이 든든한 지원군이자 원동력이다.

반면 각종 SNS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의 사이버 친구들은 10만 명이 채 안 된다. 정 후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플레이 서울'이라는 소셜 허브 블로그를 개설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시켰다고는 하지만, 이미지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후보에 비해 '수비형'이다.

이번 서울시장 디지털 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의 '원순씨와 함께하는 의리선언' 사이트 화면 캡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의 '원순씨와 함께하는 의리선언' 사이트 화면 캡쳐
ⓒ 원순씨와 함께하는 의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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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만 카페트로 무장한 박원순] "내가, 박원순이다" 당당하게 외쳐라!

육아·여행 전문 블로거 '유니콘'은 지난 23일 '원순씨와 함께하는 의리선언' 사이트(wonsoon.com/start/event1)를 방문했다. 그는 우선 4개의 이미지 중 박원순 후보의 캐릭터가 그려진 '참 잘했어요' 도장을 선택했다. 이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슬로건 중 하나인 "새로운 서울, 진행 중입니다!"를 골랐다.

그렇게 유니콘의 SNS·모바일메신저 프로필을 교체할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그는 박 후보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간단하게 작성한 뒤, 자신의 SNS 등에 로그인해 프로필 사진을 전부 이 이미지로 교체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말 (서울이) 달라지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아이 엄마로, 서울시민으로, 한 여자로 진심을 다해 동참했다"며 "우리 모두 '미개한 국민'은 되지 말기로 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롸잇나우 고고씽!!"이라며 블로그 방문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의리선언' 캠페인은 "이제는 숨기지 말고, 원순씨를 지지하는 당신의 마음을 당당하게 표현할 때"라고 호소한다. 지지층들의 SNS 프로필 사진을 박 후보의 이미지로 변경하도록 유도해,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지자들에게 "내가, 박원순이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라는 것이다.

지지층들의 참여가 확산될 경우 긍정적인 여론 형성은 물론, 유권자의 SNS 채널을 개인선거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력을 갖고 있다. 이들의 SNS 채널이 제3자, 4자에게 확산되면 박 후보에 대한 홍보 매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모바일 SNS 채널 대부분이 박 후보의 이미지로 도배될 경우 긍정적인 여론조성 효과도 볼 수 있다. '희망선언' 캠페인에 참여한 지지자는 26일 오후 6시 현재 2486명이다.

'유세차 없는 선거캠페인'을 선언한 박원순 후보는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디지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모바일에 주안점을 둬 모바일용 디지털 명함을 배포하고, SNS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캠페인의 핵심은 SNS 등을 통한 소통을 넘어 '얼굴 없는 지지자'를 '얼굴 있는 지지자'로 조직하는 데 있다. 온라인·모바일 상에서 점으로 분산돼 있는 지지자들을 선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 과제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다. 우선 박 후보의 홈페이지(원순닷컴)를 모바일과 태블릿에 최적화 시켰고, 선거운동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런처'를 도입했다. 모바일런처란 스마트폰(안드로이드폰만 가능)의 기본 배경화면 위에 개인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새로운 배경화면을 설치하는 것이다.

즉 지지자가 박 후보의 이미지를 자신의 스마트폰 페이지마다 하나씩 설정해 배치하고, 아이콘을 활용해 깔끔한 테마를 구성할 수 있다. 또한 박 후보의 공약과 비전, 이미지 등이 담긴 디지털 명함도 URL로 전파가 가능하도록 했고, 모바일런처에서 클릭 시 바로 이동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과제는 넘치는 콘텐츠의 재구성이다. 우선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 중심성을 적극 활용, 115만 명에 달하는 박 후보의 카페트 구독자들에게 박 후보와 관련한 뉴스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권자가 더 이상 콘텐츠 소비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생산자로 나서는 '콘텐츠 프로슈머'의 등장이 가장 눈에 띈다. 콘텐츠 프로슈머는 박원순 후보 관련 모바일앱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원순노트', '희망2' 등이 대표적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소셜 허브 블로그 '플레이 서울' 화면 캡쳐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소셜 허브 블로그 '플레이 서울' 화면 캡쳐
ⓒ 플레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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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서울' 개설한 정몽준] "몽준무비, 제목달기 등 젊은 층 흥미 유발" 

정몽준 후보 캠프가 선보인 소통형 홈페이지 '플레이 서울'(mjchung.com)은 SNS를 한곳에 모아놓은 통합 플랫폼이다. 일반 블로그와 유사해 보이지만 웹 페이지보다는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게 특징이다.

플레이 서울에서는 젊은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정 후보의 영상과 TV를 한눈에 볼 수 있는 'MJ TV', 공약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 'MJ 무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정 후보의 라이브 채널 'SNL(Seoul Night Live)' 등의 코너가 마련됐다.

정 후보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는 젊은 층에게 후보의 강점과 경쟁력을 재미있게 전달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캠프 관계자는 "잠자는 서울을 깨우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동참과 의견이 꼭 필요하다'는 정몽준 후보의 생각이 반영됐다"며 "젊은 층의 흥미를 유발하는 여러 코너들을 준비해 2030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의 미래지도'는 정 후보의 공약을 보기 쉽게 지도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자신의 지역에 원하는 공약을 등록할 수 있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도 위에 있는 동부시장을 클릭하면 "주차장 확충과 상품권보급 확대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공약을 볼 수 있다.

'당신이 만드는 영화'는 참여하는 사람의 선택에 따라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지는 소셜 무비다. 선거에 참여할 경우와 아닐 경우의 스토리가 본인의 선택과 참여에 따라 전개된다.

'제목달기'는 참여하는 사람이 정 후보가 출연하는 여러 가지 사진에 어울리는 제목을 달아주는 코너다. '좋아요' 추천을 통해 베스트 댓글을 선정하여 참여자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몽준무비'는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공약을 시민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영화 패러디를 도입했다. 영화를 고를 때 줄거리와 평점을 참고하듯이, 정책을 영화에 비유해 유권자의 이해와 선택을 돕도록 했다.

플레이 서울에서는 오는 30일 밤 10시에 '서울시장 심층면접'을 주제로 'SNL'(Seoul Night Live)을 방영할 예정이다.


태그:#박원순, #정몽준, #서울시장 선거, #6.4지방선거, #디지털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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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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