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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가 대안이다." 마을에서 놀아본 이들이 '정치만 해온 정치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민과 뒤섞여 환경, 복지, 사회적경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쌓은 이들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로 나섭니다. <오마이뉴스>가 이들 '풀뿌리 후보'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광주 광산구의 선거사무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의 뒤편으로 주민들이 직접 쓴 정책제안·응원메시지 쪽지가 붙어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광주 광산구의 선거사무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후보의 뒤편으로 주민들이 직접 쓴 정책제안·응원메시지 쪽지가 붙어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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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44,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주변의 부추김"에 따라 출마를 결심했다.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아래 더불어락)'의 사무국장이었던 김 후보를 복지관 노인들과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구의원다운 구의원이 필요하다"며 선거판으로 떠민 것이다.

특히 더불어락의 노인들은 김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지금도 "우리가 밀어줄 테니 걱정 말라"며 김 후보를 응원한다. 김 후보는 "오만함을 벗고,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준 이들"이라며 더불어락 노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출마 결심을 굳힌 이유는 우리의 삶, 우리의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를 정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삶의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몸담으며 모범 복지모델 선보여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구의원 후보.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구의원 후보.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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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더불어락을 비롯해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협동조합위원회, 여민동락공동체 등을 거친 복지 전문가다. 특히 더불어락에서 일하며 노인복지·협동조합·주민자치 등 삼박자를 갖춘 복지모델을 선보였다.

더불어락의 노인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북카페, 두부공장, 팥죽가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은 스스로 자치회를 꾸려 더불어락 운영에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북카페, 두부공장, 팥죽가게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닌 노인들이 직접 구상하고 운영하는 참여형 복지모델인 셈이다.

이를 토대로 더불어락은 2013년 대한민국 지역사회복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락 노인들이 김 후보를 '밀어주는' 이유다.

"복지는 '살피고 살리는 것'이다. 지역 사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살피고 살리는 게 복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있지만 시혜적 개념의 복지는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복지다. 서로를 살피고 살리는 관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복지는 반쪽 복지에 그치고 만다."

김 후보는 더불어락 모델을 토대로 마을의 경로당을 '마을복지문화센터'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경로당을) 어르신들이 모여 존엄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복지와 문화가 접목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 10%의 주민 직접출자가 있을 경우 구가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참여의회'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참여의회는 '나도 구의원이다'라는 모토 아래 세대별·성별·직능별·마을별 주민으로 구성된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사회에서 대의민주주의가 얼마나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나. 의원 개인을 위한 권력이 아닌 주민을 위한 권력을 조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22일 김 후보와 한 인터뷰 전문이다.

"선거운동하며 좋은 사람 많이 만나... 감동할 일 많다"

'복지 벤치마킹'을 위해 광주 광산구를 찾은 대구 남구의회 도시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26일 오후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을 찾아 김광란 후보(오른쪽, 당시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사무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복지 벤치마킹'을 위해 광주 광산구를 찾은 대구 남구의회 도시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26일 오후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을 찾아 김광란 후보(오른쪽, 당시 더불어락 노인복지관 사무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광주 광산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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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 전문가에서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선 계기는.
"아주 솔직히 말하면 선거 출마 직전까지 몸담았던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과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부추겼다. '구의원다운 구의원이 필요하다', '김광란이면 구의원 일을 참 잘할 수 있을 거다'면서 말이다. 어르신들은 '우리가 밀어줄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하신다. 출마 결심을 굳힌 이유는 우리의 삶, 우리의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를 정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삶의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 선거운동을 해보니 어떤가.
"선거운동을 하다보니 감동할 일이 참 많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세상살이라는 게 절대 똑똑한 사람 한 명에 의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내어주고, 지혜를 빌려주고, 돈을 내는 이들이 마을 곳곳에 숨어 있다. 아무리 정치가 썩고, 국가가 부패해도 이런 사람들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재미로 정치를 하려고 한다."

- 선거 출마 직전까지 광주 광산구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에 있었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떠올려본다면.
"오만함을 벗고, 사람이 된 곳이다. 3년 2개월의 바쁘고 정신 없는 기간 동안 한 뼘 더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를 가장 잘 느끼게 해준 이들이 바로 어르신들이다. 말 한마디에 담긴 지혜, 갈등과 분열로 갈 수 있었던 위기를 극복하는 힘, 협동·협력·연대와 같은 단어들을 복지관의 어르신들로부터 배웠다. 새로운 복지모델과 자치모델을 이루는 데 어르신들의 지혜와 복지관 직원들의 일사분란함이 큰 역할을 했다."

-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은 '2013 대한민국 지역사회복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복지'의 개념은 무엇인가.
"복지는 '살피고 살리는 것'이다. 지역 사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살피고 살리는 게 복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있지만 시혜적 개념의 복지는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복지다. 서로를 살피고 살리는 관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복지는 반쪽 복지에 그치고 만다."

"구체적 경험, 풀뿌리 후보 장점"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운동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운동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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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풀뿌리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성 정치인에 비해 풀뿌리 후보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말뿐이 아닌 구체적 실천의 경험이 있다는 게 풀뿌리 후보의 강점이다. 주민들과 함께 지역 사회를 변화·발전시킨 성과를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의회에서 다양한 영역의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 자신만의 선거운동 전략이 있다면.
"이번 선거의 슬로건을 '주민께 여쭙고 주민을 받들다'로 삼았다. 명함을 건네며 '김광란입니다'라고 말하기보다 '요즘 어떠세요', '투표하실 생각 있으세요',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을 묻는다. 다양한 생각을 듣는 게 선거 전략이다."

- '참여의회' 공약에 공을 들이는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
"참여의회는 '나도 구의원이다'라는 모토 아래 세대별·성별·직능별·마을별 주민으로 구성된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대의민주주의가 얼마나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나. 의원 개인을 위한 권력이 아닌 주민을 위한 권력을 조직하려고 한다."

- 새정치연합의 여성우선공천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당 소속으로 활동을 하다보면 평소 소신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새정치연합에서 내가 생각하는 자치·복지·사회적경제 영역의 제안을 다 받아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받아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 거꾸로 흐르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를 2017년에 변화시킬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기여하고 싶다."

"진짜 자치, 누구보다 구의원이 잘 할 수 있어"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오른쪽)가 22일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광산구의원에 도전하는 김광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오른쪽)가 22일 광주 광산구 월곡시장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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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자치 및 복지와 관련해 공을 들이는 공약이 있다면.
"더불어락 노인복지관과 같이 경로당을 '마을복지문화센터'로 만들려고 한다. 이 공간을 어르신들이 모여 존엄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복지와 문화가 접목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 예산 마련은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 10%의 주민 직접출자가 있을 경우 구가 우선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 구의원이 가진 권한과 역할의 한계를 지적하는 여론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구의원은 기본 임무인 구의 예산 감사와 더불어 마을의 정치문화를 바꿔가는 선두주자 역할을 해야 한다. 마을의 리더들이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제도를 보완하고, 예산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마을의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진짜 자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누구보다 구의원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 구의원으로 당선되다면.
"4년 열심히 해서 잘 은퇴하는 게 목표다. 몸담았던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은 노인복지와 지역복지, 그리고 사회젹경제 영역까지의 대표적인 순례지가 됐다(관련기사 : 광주 찾은 대구 남구의원... "대구 공무원에게 알리겠다"). 광산구의회도 이처럼 지방의회의 대표로 만들고 싶다. '지방의회를 배우려거든 광산구로 가라'는 말이 나오게 할 것이다. 또 구의원의 의정활동의 매뉴얼을 만들어 바른 의정활동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기본적 틀을 마련하고 싶다."


태그:#6월 지방선거, #김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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