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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집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
 최흥집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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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한동안 잠잠했던 선거운동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후보들 간에 이전엔 좀처럼 보이지 않던 난타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들 중엔 진위 여부를 가리지 힘든 것들도 있다. 선거일을 10여 일 앞두고, 비로소 '진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지사 선거에는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최문순 후보, 통합진보당 이승재 후보 등 3인이 출마했다.

그 중 이승재 후보는 통합진보당 송단회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자 송 후보 대신에 갑자기 출마하면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강원도지사 선거는 현재 최흥집 후보와 최문순 후보가 2파전을 치르는 것과 다름이 없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

최흥집 후보는 현직 도지사인 최문순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선거를 시작했는데도,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당내 경선에서 막강한 경쟁자들이었던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이광준 전 춘천시장을 가볍게 물리치고, 강원도지사 후보로 결정됐다. 그 이후 지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도민들에게 꿈을 주고 싶어 도지사 출마했다"

그는 상당히 강한 저력을 가진 인물이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최문순 후보가 가진 '현직' 프리미엄도 그에게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최흥집 후보는 오랜 세월 강원도에서 공직 생활을 하며 인맥을 넓혔다. 막강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최문순 후보로서는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최흥집 후보 역시 최문순 후보를 매사 강하게 의식하는 모습이다. 최문순 후보는 그에게도 벅찬 상대다. 그래서 그런지 최흥집 후보는 인터뷰에서 최문순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자신이 내뱉은 말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되돌아올까 저어한 까닭이다. 하지만 그의 말 속에는 여전히 '단단한 뼈'가 들어 있다.

그는 2011년 4월에 실시된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는 그 경선에서 엄기영 전 MBC사장에게 패하는 시련을 맛봤다. 후보 자리에도 못 가보고 선거를 포기해야 했다. 당시 그 보궐선거 결과는 야당 출신인 최문순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최흥집 후보로서는 이번 선거가 두 번째 도전이 되는 셈이다.

최흥집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2011년 당시에 맛봤던 패배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음은 최흥집 후보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이 인터뷰는 지난 19일과 21일 사이에 서면으로 진행됐다.

- 얼마 전까지 강원랜드 사장으로 일하다, 강원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쉬운 결정을 아니었을 것이다. 먼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을 듣고 싶다.
"강원도를 사랑하고 강원도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겐 오랜 꿈이 하나 있다. '강원도도 잘살아보자'는 것이다. 강원도를 위해 늘 가지고 있던 꿈을 실현해 보려 한다. 그리고 모든 도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 강원도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다. 동계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의 도약, 녹색산업과 통일이라는 4가지 기회가 찾아왔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를 통해 강원도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권과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낼 도지사가 필요하다. 우리도 대한민국 중심에 설 수 있다. 도민들에게 꿈을 주고 싶다는 게 도지사가 되려는 이유다."

21일 홍청중앙시장에서 시장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흥집 후보.
 21일 홍청중앙시장에서 시장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흥집 후보.
ⓒ 최흥집 후보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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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후보는 지난 3월 이후 강원도 곳곳을 찾아다니는 정책투어를 하면서, 후보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로 '토박이 생활행정전문가'라는 표현을 썼다. 그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나 최흥집은 여야 도지사 후보 중 강원도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후보다. 강원도에서 나고 자랐고,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모두 강원도에서 했다. 화천에는 무엇이 부족한지, 양양에는 어떤 점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동해안 어민들은 어떤 바람이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시절 강원도 발전을 위한 많은 정책들을 기획하고 수립했다. 강원도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30여 년 간의 행정전문가로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정을 펼치겠다."

- 현직 도지사와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최 후보로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낮은 편이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
"올해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인지도에 있어서는 최문순 후보의 현직 프리미엄이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지사는 많이 알려진 사람보다 강원도를 위해서 얼마나 일을 할 것인가, 또 강원도에 대한 관심과 강원도를 아는 게 더 많은 게 누군가, 이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TV 토론회를 통해 강원도 발전을 위한 확실한 공약과 정책을 보여주고,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더욱 많은 도민들을 만나 열정과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재정적 여건 감안해 점진적으로 추진"

- 도전자로서 최문순 도정에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최문순 도지사를 보고 일부는 잘했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최흥집 후보는 최문순 후보를 어떻게 평할지 궁금하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싶진 않다. 애를 많이 쓰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알펜시아 리조트 부채문제도 그렇고,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기업유치도 허구로 드러났다. 재래시장 셀렙마케팅과 같은 이벤트성의 아이디어에 집중하다보니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정책과 현안 해결에서 부족한 점이 좀 보인다."

- 사회 현안과 관련이 있는 질문을 하겠다. 강원도에서는 '무상급식'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강원도는 현재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일부 지자체장들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최흥집 후보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기본적으로 무상급식을 비롯한 교복지원과 수학여행비 지원 등 학생들의 복지향상을 늘리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재정적 여건을 감안한 점진적 추진이 필요하다. 단계별로 무상급식이 필요한 계층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합당하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 현실에선 고교 무상급식 확대보다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는 학교교육의 질과 환경 개선에 투입돼야 한다.

매년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강원도교육청은 최하위 수준인 미흡을, 학업성취도 평가는 꼴찌를, 청렴도는 중하위, 기초학력미달 학생비율 또한 전국 최고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된 학교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와 함께 개선 또한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 이상 무상급식 등에 대한 정쟁을 피하고,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고 강원도 교육발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책제안이 이뤄져야 한다."

"올림픽 성공 개최, 안전과 복지 분야 고민"

지난 4월 1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는 최흥집 후보.
 지난 4월 1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는 최흥집 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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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에서는 '고령화'와 '높은 수준의 자살률' 등도 상당히 큰 사회 문제 중에 하나다. 도민들의 행복 지수가 점점 더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인가?
"최우선 공약으로 일자리 창출을 꼽고 있다. 강원도가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노인자살률을 낮추는 방안도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고, 고향을 떠나가는 청년들을 잡을 수 있는 방법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하고, 동계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내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1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다. 맹자는 백성은 밥이 하늘이라고 했습니다. 일자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 경제 문제를 따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수년 째 계속되고 있는 금강산관광 중단, 1조원 대에 달하는 알펜시아 리조트 부채 문제 등이 강원도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선, 태백 등 폐광 지역 주민들이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금강산 관광중단이라든가, 알펜시아 부채 해결은 강원도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앙정부와 손을 잡고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도지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도출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알펜시아의 경우 스포츠지구에 대한 정부 인수를 첫 걸음으로 단계적으로 알펜시아 리조트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 폐광지역 등 지역별로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원도를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권역별 경제자립 구조를 만들겠다. 6개 권역이 제각각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추진돼 강원도 전역의 고른 발전을 이뤄내겠다."

- 앞서 거론한 문제들과 관련이 있는 것 말고도,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면상 그 모든 공약을 다 담아낼 수는 없고, 그 중 대표적인 공약 몇 가지를 소개해 달라.
"일자리 창출과 통일시대 중심지 도약. 그리고 올림픽 성공개최를 중심으로 안전과 복지 분야에 고민을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태백 '365 세이프 타운' 국가안전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정부지정 상설안전교육장으로 활용해 강원도가 안전체험과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안전을 키워드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계획이 될 것이다. 어르신들이 서로를 돌보는 노노케어 시스템을 정착시켜 노인 일자리도 만들고, 어르신들의 외로움도 덜어드리는 복지 공약도 내놨다."


태그:#최흥집, #최문순,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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