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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돼지불고기는 시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석쇠돼지불고기는 시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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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먹거리 하면 전남 강진이다. 강진은 이제 남도답사 1번지를 넘어서 맛의 1번지로도 불린다. 강진에 가면 소박하고 정갈한 남도의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 중 가장 으뜸은 그 지역의 진짜배기 토속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읍내에는 예향과 청자골 종가집, 흥진식당, 보은식당, 해태식당 등 한정식집이 즐비하다. 돼지불고기가 생각나면 강진 병영의 수인관과 설성식당이다. 이 두 곳은 돼지불고기백반으로 동네방네 소문난 맛집이다.

품질 좋은 돼지고기 목살을 연탄불에 구워내 독특한 풍미가 살아있다.
 품질 좋은 돼지고기 목살을 연탄불에 구워내 독특한 풍미가 살아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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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1번지 강진에서 맛본 '석쇠돼지불고기'

오늘 소개하는 맛집은 세간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맛은 그 어디보다 빼어난 곳이다. 이집의 석쇠돼지불고기는 품질 좋은 돼지고기 목살을 연탄불에 구워내 독특한 풍미가 살아있다. 병영 5일장 내에 자리한 가게는 전라병영성 근처에 흐르는 자그마한 강(배진강) 이름을 따왔다.

"7년 전 가게를 차렸는데 식구들 이름을 부르면서 '아무개집 아무개집~' 하고 부르니까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가게 이름을 배진강으로 지었어요. 병영에는 배진강이 있어요, 백년이 되어도 물이 안 마르는 강이에요."

강정례(70)씨는 배진강이라는 가게 이름을 지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한 강진군에서 보도 자료를 낸 '사또밥상'의 촬영도 이곳에서 했다고 한다.

동네방네 소문난 맛집 병영 배진강의 기본 상차림이다.
 동네방네 소문난 맛집 병영 배진강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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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에 초벌구이를 한 후 지글지글 불판에 또 다시 굽는다.
 연탄에 초벌구이를 한 후 지글지글 불판에 또 다시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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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돼지불고기 한 접시 4인분에 3만원, 2인분의 가격은 2만원이다. 식사 포함 가격으로 합리적이다. 장날이 아닌 평일에도 문을 연다.

"얼지 않은 돼지 생고기 목살만 사용해요. 지름이 안 앵기고 고슬고슬하니 맛있어요. 요런 고기 묵고 자퍼서 서울서도 온다요."

시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비법 고스란히 담겨 있어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사용해 맛이 우월하다. 고기는 손으로 썰어 결을 잘 살려 식감이 별나다. 석쇠돼지불고기는 시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기를 결 따라 썰어야 부드러워요. 손질을 잘해야 맛있어요, 결이 안 맞으면 뻣뻣해요."

또 하나 고기를 구울 때 지켜야할 법칙이 있단다. 직화로 굽는 연탄구이는 돼지고기를 겹쳐서 구워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기름과 기름이 어우러져 맛있다고 한다. 잘 구운 돼지고기에 참깨가루와 파절이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쫙 펴서 구기를 구우면 보타져 불제."

밥상에서 인심도 사랑도 넘쳐난다.
 밥상에서 인심도 사랑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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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맛깔지다. 옴천의 토하젓과 들깨장아찌, 갈치젓 등이 찬으로 나온다. 토속적인 반찬을 먹는 것만으로도 오져 분다. 미식의 참 묘미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연탄에 초벌구이를 한 후 지글지글 불판에 또 다시 굽는다. 떡 벌어지게 차려낸 한정식의 푸짐함에서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독특함을 맛볼 수 있다. 밥상에서 인심도 사랑도 넘쳐난다.

5일마다 열리는 병영 장날(3,8일)이면 두 개의 돼지머리를 삶아서 장꾼들에게 내준다. 무료 안주다. 주인아주머니는 베풀면 다시 돌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굳게 믿는다. 남의 돈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장사하면 손해날 일 없다는 아주머니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장사하면서 내력 없이 헛짓거리 안 하면 빚질 일이 없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병영 5일장, #맛돌이, #배진강, #전남 강진, #맛의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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