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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7일 오후 7시]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미안해 잊지 않을꼐"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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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로 단원고등학교에서 전교조인 이해봉 선생님뿐 아니라 12명의 교사가 희생 또는 실종됐습니다. 살아남은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선생님들은 자신이 구명조끼를 입는 시간조차 아까워했고 학생들을 버리려 했던 비겁한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김명하 안산고등학교 교사)

연단에 선 한 남자교사의 나직한 설명이 시작되자 행사장에 모인 3000여 명의 교사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따가운 초여름 햇볕에 착용한 햇빛가리개와 선글라스도 그들의 침통한 표정과 울음을 가려주지는 못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는 17일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서대문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참극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로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는 없다"며 세월호 사건 전반을 둘러싼 강력한 진상조사와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한 책임자 처벌을 위한 민간주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선생이어서, 어른이어서 참사 앞에 할 말을 잃었다"

세월호침몰사고 32일 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잊지않고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침몰사고 32일 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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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대회가 시작될 즈음, 행사장인 독립문공원에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교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군중 속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이들은 햇빛가리개와 플라스틱 바닥깔개를 팔러 온 상인들뿐이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교사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도 이내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닫은 채 되돌아갔다.

주최 측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들에게 헌화와 묵념을 보내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손에 흰 국화를 쥔 전교조 각 지역 대표단뿐 아니라 뒷선에 서 있던 일반 교사들의 얼굴도 굳어 있었다. "채널A 등 보수언론은 취재를 거부하니 나가달라"는 주최 측 설명방송 목소리도 여느 때보다 더 단호했다.

추모행사 이후에는 자체적인 반성이 이어졌다. 교육을 통해서 이 세상을 바꿔보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바꿔내지 못했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지금은 학교와 교육이 모두 침몰한 상태나 다름없다는 게 자책의 이유였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선생이어서, 어른이어서 (참사 앞에)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한 "획일적 통제와 폭력이 강요된 교육체제를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기만, 방조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교사들의 반성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탕으로 전교조가 더욱 치열한 교육 바꾸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되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되는 기본을 교육이 마련해야 한다"면서 "내일 학교에 돌아가면 옆자리 선생의 동의부터 얻어내는 실천 투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만히 못 있겠다, 믿을 수 있는 어른 돼달라' 한다"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 먹먹해진 마음, 흐르는 눈물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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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침몰사고 32일 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에서 한 교사가 국화를 들고 있다.
▲ 한 송이 국화 '미안한 교사의 마음' 세월호침몰사고 32일 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에서 한 교사가 국화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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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건조했던 교사대회 분위기가 바뀐 것은 김명하 교사의 추모사부터였다. 김 교사는 추모사에서 세월호 참사로 실종되거나 희생된 12명 교사의 당일 동선을 일일히 읊었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예외없이 모든 교사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학생들을 구하러 뛰어들었다는 내용이었다.

"5층에 머물러서 탈출이 쉬웠던 여자 선생님들도 모두 제자들을 구한다며 학생들이 있는 4층으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이지혜 선생님은 구명조끼도 안 입은 채로 4층 객실에서 발견됐고 3반 김초원 선생님도…."

수학여행에 참가했던 단원고 교사들의 뒷 이야기가 전해지자 교사들의 손이 눈물을 닦고 감추기 위해 얼굴로 향했다. 한 교사는 선글라스 아래로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옷으로 햇볕을 가리던 한 교사는 들고 있던 옷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 동안 어깨를 들썩였다.

굳은 표정의 남자 교사들도 세운 두 무릎 사이로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훔쳤다. 하늘을 향해 눈을 껌뻑거리거나 고개를 흔들며 흐르는 눈물을 훔치는 교사들도 보였다. 행사를 취재하던 일부 취재기자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김 교사는 "참사를 접한 학생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못하겠다면서 '우리들이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되어달라'고 말을 한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안산도 슬픔을 넘어서 이런 말도 안 되고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참석한 교사들은 눈물을 닦던 손바닥으로 힘차게 박수를 보냈다.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거리로 나온 전교조 교사들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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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예외 없이 학교 선생님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강조했다. 정부가 세월호 관련한 교사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공문들을 학교로 띄우고 있지만 지금은 교사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전교조 최연소 지회장인 노유림 동호초등학교 교사는 "이렇게 더운 날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사회에서 살도록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교육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행사에 참여한 교사들은 대회 후 서울광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어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오후 6시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행동'에 합류한다.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길게 늘어선 교사들의 행렬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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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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