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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 새정치민주연합 안산시장 후보
 제종길 새정치민주연합 안산시장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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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는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도시 전체가 집단 우울 상태에 빠져 있다. 거리에 곳곳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흰 현수막이 걸려 있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지난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산시장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김철민 안산 시장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주원 후보 역시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들 두 후보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에 대해 일부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세월호 침몰사고의 최대 피해지역인 안산에서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공천결과를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윤관 후보는 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대해 승복한다면서 지지를 선언했다. 신 후보 역시 두 후보에게 "새정치는 지지율 40%의 안철수가 5%에 불과한 박원순에게 양보하면서 시작되었다"며 "시민만 바라보고 당의 공천 결과를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13일 저녁,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를 안산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시간여 동안 차분하게 인터뷰를 했던 제 후보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진도 현장에서는 울지 않았다. 울지 않으려고 했다. 유가족들과 만날 때도 울음을 참았는데, 관련 영상이나 기사를 보면 자꾸 눈물이 나온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난다."

제 후보는 김 시장에 대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세월호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믿었는데 기대를 저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제 후보는 전략공천과 관련한 김 시장의 비난에 대해 "세월호 사건 때문에 대응을 자제해왔다"며 "이제는 알릴 것은 제대로 알리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겠다"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어린 학생들의 희생, 너무 안타깝고 비통했다"

제 후보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서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추모와 함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안산을 사람의 가치가 존중되는 새로운 도시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제 후보는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으며, 17대(안산 단원을)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해양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양환경전문가이면서 잠수 전문가이기도 하다. 해양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현재 한국생태관광협회 공동대표, 도시와자연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뒤에 진도에 갔는데 얼마나 있었나.
"7일 정도 머물렀다. 중간에 두 번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제 후보는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을 접하자 마자 16일에 곧장 진도로 내려갔고, 17일에는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들과 함께 배를 타고 직접 사고해역으로 나갔다. 해양생태학자이면서 잠수 전문가이기도 한 제 후보는 사고 현장과 구조현황을 살펴본 뒤 구조와 관련된 제안을 학부모들과 해양수산부에 하기도 했다. 그 내용은 제 후보의 페이스북에 그대로 남아 있다. 제 후보의 페이스북을 보면 해수부에서 제안을 받아들여 빠른 조치를 취했더라면 하면서 안타까워하는 제 후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 사고해역을 둘러본 당시 심정은 어땠나?
"세상에, 이런 모습도 보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고, 진짜 억울한 죽음이 됐다. 뭐라고 얘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너무나도 안타깝고 비통했다."

제 후보는 진도에 내려갔을 때 참으로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선거출마자였기 때문에 자칫하면 선거운동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희생자 유가족들이 팽목항에서 진도대교로 향했을 때 제 후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거리를 두고 유가족들을 따라갔다.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향했을 때 역시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세월호 문제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 받았다 생각"

- 전략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전략공천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해들은 말이 없어 정확히 모르지만 제가 세월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

- 김철민 시장의 탈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산의 상황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제가 후보가 됐기에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데 제가 잘못해서 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면이 없지 않다. 이제는 해명할 건 해명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누가 (후보가) 돼도 승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면서 탈당을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저도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도전한 것인데 저를 지나치게 폄하하거나 여론조사를 엉터리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 후보는 김 시장에 대해 "(공천에서) 탈락한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본인이 모른다고 하면 정치적인 감각이 없는 것"이라며 "조직이 크다고 그것이 반드시 승리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 2010년 지방선거 때 김철민 시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런데 김 시장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했다. 서운할 것 같은데.
"지난 선거 당시 김철민 시장의 당선을 위해서 유세와 거리홍보, 전략 수립 등 온갖 형태의 선거운동을 다했다. 김 시장이 불만이 있어도 수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런 식으로 항의하는 것은 (김 시장이) 잘못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안산시장 후보, 시대가 준 운명이라고 생각"

제종길 새정치민주연합 안산시장 후보. 세월호 희생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제종길 새정치민주연합 안산시장 후보. 세월호 희생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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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가 된 심정이 결코 기쁘지 않다고 표현했는데.
"안산의 현재 상황에서 (후보가 된 것을)기뻐할 수 없지 않나. 내가 큰 짐을 졌다는 부담감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이 시대가 제게 준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세월호 비극은 현재 진행 중이라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섣부른 대안이나 공약은 자제할 생각이다."

-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안산은 특히 선거운동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일 것 같다.
"그럴 수도 있지만 시민들에게 알려야 될 건 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절제된 선거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후보등록을 하고난 뒤에 상황을 봐서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이다."

- 차기 시장은 희생자 유가족들의 상처를 다독이면서 치유하고 안산시민들을 위로하는 게 더 필요할 것 같다.
"상처를 입은 희생자 유가족들을 잘 치유해서 이 상황을 극복하고 안산을 정상적인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리고 안산시를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둘 수 없기 때문에 국면을 전환하는 일을 함께 해야 한다."

제 후보는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안산의 지역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추모하고 애도하고 치유하면서 한편으로는 안산의 경제도 빨리 회복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세월호 침몰사고는 책임규명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과 책임규명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희생자 가족들이 진상규명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야 할 것이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해야 한다."

"사회 정의 실현·공정한 사회 만드는 게 새정치"

- 김철민·박주원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아닌지?
"두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일부 표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선거에 출마한 사람으로 그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 어려운 싸움은 분명하지만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 송진섭 전 시장이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
"우리 당의 결정에 반발하는 후보가 있는 것처럼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불복하는 방식이 다른 것인데, (새누리당의) 일부 후보들이 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다. 아직 조직적으로 결합은 되지 않았지만 같이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 후보는 김철민·박주원 후보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그분들과 꾸준히 대화하고 설득하고, 그분들에게 제가 충분히 겸손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면 사과하고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 후보는 "선거에서 꼭 이겨서 당이나 국민들이 저를 뽑은 것이 잘한 선택이 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제 후보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새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이 되어서 새정치가 위기의 안산에서 꽃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제종길, #안산시장, #김철민,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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