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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기본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그리고 국민의 주검 앞에 눈물 한 방울 흘릴 줄 모르는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 자유발언 중.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9일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가졌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30여 분간 영상시청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특검관철을 위한 거리서명도 함께 열렸다.

동성로 거리 곳곳에 노란리본이 휘날렸고, 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췄다.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죽어간 젊은이들을 위한 추모의 글들도 노란리본을 채웠다.

어린 생명들의 주검을 위로하고 슬퍼하고 있는 노란리본 물결.
▲ 거리를 휘날리고 있는 노란리본 물결 어린 생명들의 주검을 위로하고 슬퍼하고 있는 노란리본 물결.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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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 주관으로 모임을 이끌어갔고, 약 1시간 가량의 시민 자유발언과 영상시청으로 모임을 진행해 나갔다.

민주광장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약 400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광장을 메웠고, 시민들은 현장에서 나눠준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이들도 많았다.

시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 종이피켓과 "아이들을 살려내라"고 적힌 글귀의 피켓을 들고서 침묵시위를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했던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검경 합동수사팀이나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이 청해진, 언딘, 유병언만 강조하고 있는데, 저희들은 이런 문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배가 몇 시에 정확하게 침몰했고, 왜 1시간 동안 해경이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배가 기우는 과정에 해경이 어떤 과정을 거쳤나 등의 진상규명이 언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선 "대통령이 나는 책임이 없다는 제3자의 입장에서 엄벌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국무회의에서 하는 사과가 아니라 대국민 앞에 사과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언론의 문제에 대해선 "공영방송사들이 정부의 과다한 구조작업의 치하,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과도한 보도들이 눈총을 입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 김용한

세월호 사태의 정부 대처 시각에 대해 시민자유발언에 나섰던 대구여성광장 지명희 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내가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구나, 얼마나 무능하고 부패한가를 모르고 살았다"고 한탄하면서 "거대한 뿌리 깊은 부정과 부패 앞에 할 말을 잃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까 두렵다"고 하였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 취업준비 중인 김규백 학생도 "화가 납니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교사가 차가운 물 속에서 죽어가야 했는지… 그리고 국가가 무엇을 했습니까? 정말 화가 납니다"라며 정부의 무대책을 질타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를 향한 실종자와 유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에 500여 장의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국정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활동에 나선 시민들의 모습.
▲ 서명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세월호 국정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활동에 나선 시민들의 모습.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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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회 김영순 대표는 "이 어린이들 주검 앞에서 코스프레하고 이미지를 연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국민이 울고 있는데 기본적인 측은지심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 기본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그리고 국민의 주검 앞에 눈물 한 방울 흘릴 줄 모르는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촛불집회를 가진 400여 명의 시민들은 한일극장 앞부터 삼덕파출소를 거쳐 동성로까지 약 1km를 촛불을 든 채 침묵하며 행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행진하는 대열 사이에는 유모차를 밀고 참여한 학부모부터 교복을 입은 채 행진에 참여하는 여고생들도 많이 눈에 띄였다.

▲ 세월호 참사 규탄 거리행진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약 30분 가량 시내를 돌며 촛불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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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동에서 온 이미경 주부는 "저에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인데 제 아이도 수학여행을 갈텐데… 작지만 저에 참여로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참사대구시민대책위가 결성(5.9)된 후 13일 발족을 통해 세월호 진상규명과 국정조사 촉구를 위한 노란리본 달기 캠페인과 침묵시위를 위한 거리행진도 당분간 이어갈 전망이다.


태그:#세월호 참사, #대구 거리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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