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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이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일 여당후보들만 조명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TV토론이 있었던 지난 9일, 7개 방송사(KBS, MBC, SBS, YTN, JTBC, TV조선, 채널A) 종합저녁뉴스에서 여당후보가 총 45번 보도된 데 반해 야당후보는 단 2번 거론돼 편파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량 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여론조사 결과를 그래픽으로 왜곡하는 등 보도태도 문제가 심각하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15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7차 언론모니터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6·4지방선거를 맞아 출범시킨 조직으로 매주 방송과 신문의 선거보도 공정성 여부를 모니터하고 있다.

박원순의 개발공약? 해충호텔?!

4월 8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화면 캡처
 4월 8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화면 캡처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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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은 7일과 8일 연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을 왜곡 보도했다. 7일 <TV조선>은 <너도 나도 "제대로 개발">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의 각종 개발공약을 보도하고 난 뒤, 앵커는 "개발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도 용산 사업을 다시 꺼내듭니다"라며 박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에 밀려 개발공약을 내놓은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6일 <JTBC> <정몽준·김황식 '박원순 때리기'>에서 권오중 서울시 정무수석은 "박 시장이 말을 바꾼 게 아니라 단계적 개발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서도 '막 오른 서울 '개발싸움''이라는 꼭지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각종 개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몽준·김황식 후보의 개발공약을 그래픽으로 설명하고 난 뒤,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박원순 시장은 용산 개발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며 박 시장이 "개발방식을 맞춤형으로 해야한다"고 발언한 라디오 인터뷰 영상을 실었다.

이후 고정 패널인 김성욱 한국자유연합대표는 "박 시장이 곤충호텔을 만들겠다고 했다"라며 "키우겠다는 곤충이 해충종류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고정 패널인 진성호 새누리당 전 의원도 "웃음이 난다"며 "이런 공약은 전남지사나 경남지사처럼 농촌지역 광역단체장 공약으로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출연자의 발언은 박 시장이 개발공약으로 해충이 살 호텔을 짓겠다고 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서울시 곤충호텔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으로 개집크기의 친환경 곤충 서식지를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해 곤충 생태를 보존하는 사업이다. 재선공약이나 개발공약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정몽준·김황식은 깨알같이 칭찬

이날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YTN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그래픽을 왜곡하기도 했다. 정몽준-박원순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정 의원이 1.1%p 앞선 것으로 조사된 막대 그래프의 차이와 새누리당 경선후보 3인 대결에서 정 의원이 김황식 후보보다 23.9%p 앞선 것을 비슷하게 묘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 다음날인 9일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공정한 여론조사 공표행위에 어긋난 방송"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를 신청했다.

동아일보 4월 9일 4면 PDF캡처
 동아일보 4월 9일 4면 PDF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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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의 새누리당 경선후보 사랑도 이에 못지않다. 채널A는 5일 <나무 심고 '표밭' 갈고…>에서 박원순 시장과 새누리당 경선후보 3인이 참여한 나무심기 행사를 보도하며 새누리당 경선후보 3인의 인터뷰만 담고, 박원순 시장의 인터뷰는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북한의 민둥산도 우리가 산림녹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농업생산의 부진과 산림의 황폐화로 고통받는 북한 지역에 농업, 축산, 그리고 산림을 함께 개발하는 복합농촌단지를 조성하기 위해"라 말한 발언 내용을 담아 해석에 연관성을 더했다.

8일 <채널A> <여의도 24시/안철수 대표 뼈 아픈 회군?>에서는 앵커가 정 의원의 염색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패널로 나온 조수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가 3번 가량 염색을 했는데, 마지막으로 부인이 해줬다며 "지금 보이는 헤어스타일은 바로 김 여사 작품"이라고 답했다.

9일에는 <동아일보>가 <정몽준-김황식, 젊은 스타일로 '변신'>이라며 정몽준, 김황식 후보의 이미지 변신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지상파와 신문은 안철수 헐뜯기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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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선언하면서, 이에 대한 악의적 보도도 잇따랐다. 특히 <MBC>는 이날 톱 보도부터 잇따라 5꼭지를 배치했다. <MBC>는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출범일에는 이상고온으로 빨라진 개화 소식을 다룬 후 공동대표 인터뷰를 포함해 2꼭지를 할애 했었다.

관련 보도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갈등 강조,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 새누리당의 비판 등으로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판적 태도로 일관했다. 관련보도에서 <KBS>는 "여야 모두 무공천 공약은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라고, <SBS>는 "공약을 먼저 접은 쪽은 새누리당"이라고 상황을 전달했다. 반면 <MBC>는 8분 동안 5꼭지를 보도하면서도 새누리당이 먼저 공약을 파기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다수 방송사들은 무공천 번복을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아닌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정치적 결정에만 집중했다. <MBC>는 이와 관련해 10일 <대국민 사과 정치적 타격>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하고, 의문 속에 대선후보 자리를 사퇴했고, 독자신당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리로 입장을 번복해 합당한 뒤, '무공천 철회'까지. 정치적 고비 때마다 입장을 번복하면서 이른바 '철수 정치'를 한다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라고 기자멘트 했다.

<채널A>도 10일 <여의도 21시/ 안철수 7시간 장고…충격받았나?>에서 앵커가 "기호 2번은 살고, 약속은 죽었다. 안철수는 철수했고, 문재인은 돌아왔다. 오늘 여의도 정가에 떠돈 말들인데요"라고 말했다. <TV조선>은 <"새정치 끝나…安 책임">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간보기 정치에서 철수 정치의 전형을 보이는 것 같다"고 한 것을 녹취해 방송하기도 했다.

보수신문도 뒤지지 않았다. 10일 <동아일보>는 "'기호 2번'은 살았지만 '약속 정치'는 죽었다"고 표현했고, 10일자 <문화일보>는 "치명적 내상 입은 安"이라 진단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도 11일자 기사에서 '기호 2번을 얻고 새정치를 잃었다'는 식의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기초선거 무공천'은 지난 대선때 여야 후보가 한목소리로 내건 공약이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먼저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온갖 비난의 화살을 야당 대표에게 쏘아대는 것은 불공정 편파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날 보고서에서는 무인기 중앙합동조사단의 발표 전부터 무인기를 북한 소행이라 단정하고, 무인기 공격 가능 설 등으로 안보 위기감을 조장하는 보수신문의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또한 KBS가 선거보도보다 2배나 많은 북한 무인기 관련 보도를 방송하면서 이런 안보 불안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 보러 가기
1) 서울시장 선거보도, '박원순'이 안 보인다 :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만 TV에 나오나
2) <금주의 朴비어천가> - '높은 지지율'의 실체, 박 대통령 패션 '찬양'
3)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에 대한 뭇매 – MBC 감정담아 '융단 폭격'
4) 무인기 음모론 불 때는 좌파(?)…불안감 불 때기는 괜찮나


태그:#공정선거보도감시단,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공정보도, #편파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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