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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방대한 기상기후 자료 등 빅데이터 개방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제1회 기상기후 빅데이터 포럼'을 지난 10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기상청이 보유한 방대한 관측 및 예측 자료에 농수축산·에너지·수문·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접목해 수요자 맞춤형 융합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고윤화 기상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기상청이 갖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이 활성화 되고 그 가치가 민간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안문석 정부3.0민간자문단장과 고윤화 기상청장, 안전행정부 김성렬 실장이  기상기후 빅데이터 활용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문석 정부3.0민간자문단장과 고윤화 기상청장, 안전행정부 김성렬 실장이 기상기후 빅데이터 활용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대 국민 기상정보 제공, 기상사업자 수준으로 확대"

이 자리에서 기상청 오미림 기상 빅데이터 T/F팀장은 '기상기후 서비스 현황 및 계획보고' 발표를 통해 "자료 개방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기상관측 빅데이터를 농축산·에너지·수산·유통 등 각 분야에 제공할 방침"이라며 "기상청은 정부 3.0에 따라 기상기후 정보 등 공공정보 개방과 민간 활용 활성화를 돕겠다. 또 수치예보, 고층관측, 도서정보 등도 연차적으로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2013년 기준) 기상청은 31종의 빅데이터 중 25개(80.6%)를 개방하고 있다. 공개되는 25종 데이터 중 동네예보, 중기예보, 보건·산업·생활기상지수, 예보구역정보 등 6개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 외 자료는 기상청 자체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 팀장은 "기상청의 정보 개방은 비교적 높은 수준에 있지만 앞으로 기상기후 자료개방을 더 확대할 것"이라며 "예보부문에서도 더 많은 정보를 개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오미림 기상 빅데이터 T/F팀장이 기상청의 기상기후서비스 현황 및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오미림 기상 빅데이터 T/F팀장이 기상청의 기상기후서비스 현황 및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박선주 기자

현재 기상청이 생산하는 자료는 ▲관측자료(지상, 고층, 해양, 황사, 지진, 레이더, 낙뢰, 위성, 항공) ▲예보자료(동네·중기·장기예보, 수치예보, 특보, 항공예보) ▲기후자료(기후통계·기후변화감시) ▲응용정보(보건·산업·생활기상지수) 등이다.

이어 그는 "기상청은 현재 기상예보뿐 아니라 스마트예보를 통해 위험기상을 자동감시하고 예보기술의 과학화,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기상정보에 필요한 정량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공항공사에 공항 날씨 등 출·도착 상세 정보를 제공하며 전 세계의 기상정보도 분석해 예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보유한 유관기관의 자료는 국토부·환경부·농진청·지자체 등 27개 기관 3642개소의 기상관측 자료다. 공군·국토부·미공군의 레이더자료, 한전의 낙뢰자료, 환경부의 황사 자료 등도 보유하고 있다. 또 국립해양조사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군의 해양자료 및 미국·영국·일본 등의 기상관측, 일기도, 수피모델자료와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의 위성자료 등을 갖고 있다.

오 팀장은 "2014년 이후에는 규제를 완화해 국민들에 대한 기상정보 제공을 기상사업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현재는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가 분산돼 있지만 앞으로는 제공창구와 제공방식을 단일화시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형태의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정보 경영에 활용하는 '날씨경영' 확대될 것

그는 기상정보를 경영에 활용해 매출상승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날씨경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2011년부터 기상정보를 경영에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기상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획득한 기업에게 인증을 부여하는 '날씨경영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72개 기업·기관에서 인증을 취득했다.

그는 "실제 기상정보를 활용한 날씨경영을 통해 골목슈퍼의 매출이 상승하는 결과가 있었다"며 날씨경영인증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보광패밀리마트는 날씨에 따른 발주량 및 상품 배치를 조정하는 '판매시점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재고와 폐기량이 감소해 손실률이 15% 이상 줄고, 매출은 33% 이상 상승했다.

한전은 기상정보(한파·폭염·미래전망 등)를 활용한 전력수요 예측 및 실시간 통계 운영을 통해 일간 수요예측 오차율이 1.31%에서 1.26%로 0.5%p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발전연료비도 연간 5383억 원 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자체 '기상제동시스템'을 개발해 기상조건에 맞는 운항 절차와 운항 시간을 조정해 국내선 결항률 38%, 회향률 44%씩이 각각 감소했다. 또한 비정상 운항은 최대 8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르면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농축산부문에서는 기상자료와 예보자료, 농산물 수출입 정보를 합산해 곡물가격 변동을 예측할 수 있다. 또 에너지 부문에서는 전력소비량과 건물 에너지효율 정보에 기상관측자료와 예보자료를 더해 단기간 전력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블랙아웃 등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오 팀장의 설명이다.

"기상기후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 올해 내 구축 바람직"

이어 오 팀장은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을 바탕으로 중점과제를 선정하는 한편 가시적 성과 창출이 가능한 시범서비스를 발굴하겠다"며 "발굴된 융합서비스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분석해 유관기관 및 언론 등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5~11월 분야별 현안을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한 뒤 국가전략과 사회이슈, 니즈 등을 분석해 기상기후 활용 수요를 파악할 계획이다. 또 공공·민간의 빅데이터 현황을 분석해 가시적 성과창출이 가능한 시범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리고 발굴된 융합서비스의 사회·경제적(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 가치도 평가할 방침이다.

올해 12월에는 기상기후 빅데이터 포럼을 열어 성과를 보고하게 된다. 또 내년 초까지 기상기후 빅데이터 개발시스템 환경을 구축해 민간참여 확대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공공서비스 구현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안문석 정부3.0민간자문단장(고려대 명예교수)은 "기상기후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 구축 시점을 2015년으로 미루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며 "가능한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안 단장은 "기상기후 빅데이터 활용인프라를 넓히는 것은 창조경제와 고용창출의 시작"이라며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컴퓨터 처리 기술과 자료 분석 기술도 중요하지만 각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업무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빅데이터센터 조성준 부센터장이 빅데이터 활용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 빅데이터센터 조성준 부센터장이 빅데이터 활용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박선주 기자

서울대 빅데이터센터 조성준 부센터장(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빅데이터 트렌드 분석 및 활용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온도·햇빛·강수량 등 기후 조건이 와인의 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몇 년간의 데이터를 축적해 와인 가격을 책정할 때 활용하고 있다"며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만 빅데이터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치가 전도돼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종성 NIA 빅데이터센터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미래전략' 발표를 통해 "아이스크림은 한여름에 가장 잘 팔릴 것 같지만 데이터 분석결과 4월 말과 7월 중순에 많이 팔린다"며 "빅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의 판매 트렌드를 알 수 있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아 볼 수 있는 것처럼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을 제안하는 등 국가 미래전략에 이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날씨경영 잘 못해 폭설·폭우 피해 많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박철규 이사장은 "중소기업은 날씨경영을 잘 못해서 폭설·폭우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날씨 관련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여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여운광 원장은 "재난안전 분야에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효용성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장마철에 광화문이나 강남역 일대가 침수되곤 하는데 현재의 기상정보 제공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최소한 침수 10분 전에만 기상정보가 전달 돼도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이주실 원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은 모기·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 증가를 초래해 많은 사람이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매개체가 어떤 기후조건일 때 늘어나는지 기상정보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10일 열린 ‘기상기후 빅데이터 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10일 열린 ‘기상기후 빅데이터 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박선주 기자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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