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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개(27·남)씨는 치과에 대한 공포와 경제적 형편 때문에, 치과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밤 극심한 치통으로 고생한 뒤, 치과에 내원했다. 검사 결과, 10개 이상의 치아를 치료해야 하며 견적만 500만 원이 넘게 나왔다. 김씨는 뒤늦게 치과보험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상황은 결코 그에게 유리하지 않다.

이번 회에서는 실질적으로 치과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예를 들어 알아보려 한다. 위의 김씨의 경우 치과에서 진단을 받은 후 보험에 가입하면 어느 정도 보장 받을 수 있을까? 답은 0원이다.

보험 약관의 일부를 보자. '충전, 크라운, 보철치료의 경우 충치 또는 잇몸질환으로 보장개시일 이후 영구치의 발거(발치)나 치과치료를 진단확정 받고 해당 부위에 치과치료를 받았을 때만 보장됩니다'라고 적혀 있다. 즉, 보험에 가입하고 나서 보장 개시일이 되기 전이나 보험 가입 이전에 치과에서 충치나 이를 빼야 한다고 진단 받은 치아는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장 개시일을 살펴보자. 충전치료 및 크라운 치료의 보장 개시일은 보험 가입일로부터 90일이 지난 후이며, 보철 치료의 경우는 180일 후부터 가능하다. 충치로 인해 통증이 생겼더라도 보험 가입 후 3개월 이내에 치과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으면, 그 치아는 제외된다. 또한, 풍치로 인해 치아가 심하게 흔들려도 보험 가입 후 6개월 이내에 치과에 가서 이를 뽑으면 이 또한 제외가 된다.

이 점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치과 보험에 가입했다고, 안심하고 치과에 가서 검사를 했다가 보장 개시일 이전에 진단을 받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보험 가입 이전에 치과에 검진차 가서 해당 치아에 대한 진단을 받아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약관대로라면, 치료할 치아가 있음을 스스로 감지하여, 보험에 가입한 후, 통증이 와도 이를 악물고 3개월에서 6개월간 참았다가 진단을 받아야 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치과 보험, 혜택 최대한 누리려면?

진단 및 상담을 통해 현재의 구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 보험 가입을 원하는 경우, 기록이 남아서는 안된다.
▲ 상담용 치아 모델 진단 및 상담을 통해 현재의 구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 보험 가입을 원하는 경우, 기록이 남아서는 안된다.
ⓒ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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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지금부터 보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알아보자. 크게 둘로 나눌 수가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많은 충전치료나 크라운 치료의 혜택을 받는 경우와 30, 40대 이후 풍치에 의한 보철치료나 임플란트 치료의 혜택을 받는 경우이다(반드시 연령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첫 번째, A씨(20대 중반)의 경우. 가끔씩 씹을 때나 찬 음식을 먹을 경우 통증이 나타나고, 양치질을 하고 나서 거울을 보면 씹는 면 쪽으로 까만 줄이 보이는 치아가 몇 개 존재한다. 위 아래 모두 아홉 개 이상의 치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험에 가입해도 좋다. 단, 간단히 때우는 수준의 충치라면 5년간 9개의 치아를 치료한다 해도 9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는다(150만 원쯤 내고).

결론적으로 현재 구강 내 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안 좋지만 치과에 갈 엄두를 못내는 분들 중, 2년 후부터 치과에 다니기 시작해서 3년간 9개의 치아를 씌울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일단 가입할 만하다. 5년간 납입 보험료는 180만 원이 안 되고, 9개 치아를 크라운으로 씌워서 보장받는 금액은 180만 원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건, 보험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바로 치과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열심히 관리해서, 가입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그래야 보장액의 100%를 보장 받을 수 있다(보장 개시일 이후에 1년에 3개, 3년간 9개까지만 보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 B씨(40대 중반)의 경우, 양치할 때 가끔씩 피가 나고, 몸이 피곤한 경우 약간의 치아 흔들림을 느낀다. 전형적인 풍치(잇몸병)의 증상이다. 전체 치아에서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일단 보험에 가입한다. 가입 후 2년이 지나서 잇몸병이 심해진 치아들을 빼야 할 경우, 총 9개의 치아를 빼고(1년에 3개씩만) 임플란트를 식립하면, 특약 포함시에 900만 원의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잇몸 상태가 안 좋아서 2년 이상을 버티기 어려운 정도인 치아를 가지고 있는 분들(정확한 것은 치과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나, 진단을 받은 기록이 있으면 안 되니까 다니던 치과에 자문만 받으시라) 중에서 발치할 가능성이 높은 치아가 4개 이상 되시는 분들은 가입해서 개당 50만 원의 보장을 받으면 이익이 된다.

또한, 특약을 추가로 계약하여 보장 금액이 개당 100만 원까지 올라간다면 5년 이내에 임플란트 시술을 두 개 이상 할 가능성이 있는 분들도 가입해서 크게 손해 볼 것은 없다.

막연한 의심은 금물, 꾸준히 입 안 상태 확인해야

브릿지(사진 가운데)라는 것은 한두개의 치아 결손시에 전방과 후방의 치아를 삭제하여 씌우는 보철을 말한다.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것은 결손된 치아에 한정된 것이지 전후방에 삭제하는 치아는 제외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 크라운과 브릿지 상담 모델 브릿지(사진 가운데)라는 것은 한두개의 치아 결손시에 전방과 후방의 치아를 삭제하여 씌우는 보철을 말한다.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것은 결손된 치아에 한정된 것이지 전후방에 삭제하는 치아는 제외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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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두 가지 경우의 예를 들어 보험 가입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살펴보았다. 두 가지 경우가 합쳐진다면 당연히 보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장개시일이 지나고 부터 매년 크라운 3개, 브릿지 3개, 임플란트 3개를 치료한다면, 3년간 총 27개의 치아를 치료할 수 있다. 단, 인간의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고 28개라는 점, 3년간 27개를 모두 치료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

이제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을 되짚어 보자. 첫째, 보험 가입 전에 어떠한 진단 내용도 기록에 남아서는 안 된다. 현재의 구강 상태에 대해 궁금하다면, 치과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라. 공식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X-선 사진이나 진료기록부 등의 기록을 남겨서는 안 된다. 예전부터 다니던 치과가 있다면, 보험 가입하려 한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조언 혹은 자문을 구하라. 아는 지인 중에 치과 관련 종사자가 있다면 간이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둘째,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장 개시일이 되기 전까지 구강관리(주로, 잇솔질)에 많은 신경을 써라. 그 안에 치통이 심해서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그 치아는 보험 적용 대상에서 탈락된다.

셋째, 보장개시일이 지나면, 하루도 주저하지 말고 치과로 달려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 이때에도 바로 치료에 들어가서는 감액기간에 걸리므로, 가급적 2년을 채울 수 있도록 치과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루라도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될 치아들은 50%의 보장을 받더라도 치료를 해야겠지만, 관리를 통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아들은 꾸준히 관리하고,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과 치료는 암이나 교통사고처럼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정기적인 검진과 본인의 관리 여하에 따라서 일정 부분 예방이 가능한 분야인 것이다. 몇 년 후에 이가 빠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느니, 차라리 그 정도 관심이 있다면, 치과에 한 번이라도 더 내원해서 꾸준하게 입안 상태를 체크하라.

(다음 회에서는 약관에 적혀 있는, 보장을 못 받는 경우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본다.)


태그:#치과보험, #임플란트, #보장개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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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위주로 어줍지 않은 솜씨지만 몇자 적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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