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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의 '정치 과외교사'로 활동했던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21일 서울 공릉동 서울과기대 자신의 연구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그는 "중도노선의 실체가 무엇이냐"며 "새 정치가 뭘까 한참 찾다보면 나오는 건 딱 한 가지, 싸우지 말자 이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 과외교사'로 활동했던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21일 서울 공릉동 서울과기대 자신의 연구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그는 "중도노선의 실체가 무엇이냐"며 "새 정치가 뭘까 한참 찾다보면 나오는 건 딱 한 가지, 싸우지 말자 이것뿐"이라고 지적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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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과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됐나.
"처음 만난 건 2012년 대선 1년 전인 2011년 11월~12월 사이다. 3번쯤 일종의 안 의원의 정치 과외교사로 만났다. 그때 난 안 의원에게 소위 루즈벨트를 롤 모델로, 진보적 자유주의에 기초한 새로운 정치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런 내용이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 일부 수용되기도 했다. <안철수의 생각>도 노선으로 보자면 진보적 자유주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기까지였다. 대선출마 결심까지의 과정에는 크게 관계하지 않았다."

- 왜 간여하지 않았나.
"나는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2012년 총선에 국회의원 후보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선을 치를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내 의견에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관심이 끊어졌다.

그러다 대선 출마 직전에 콜이 왔다. 2012년 9월 19일 대선출마 선언 1주일 전쯤 안 의원이 메신저를 보내 날더러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연세대 김호기 교수와 정치혁신포럼을 주도하게 됐다. 그것은 안철수 의원의 대선캠프 조직이었는데, 김 교수가 대표를 맡았고, 내가 간사를 맡았다. 그러나 정치혁신포럼 내부에 서로 의견이 불일치되는 부분이 많아서…."

- 주로 어떤 부분에서 의견이 불일치했나.
"대표적인 것이 의원정수 축소였다. 의원정수 축소를 제시하는 의사결정과정도 상당히 매끄럽지 못했다. 당시 의원정수 축소는 내용뿐 아니라 절차도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지도부는 의원정수 축소를 반대하는 최태욱 교수와 나 등을 논의과정에서 따돌리는 방법까지 써가며 배제했다. 그 다음부터는 별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조용히 있다가 대선이 끝났다. 대선 당시 나는 혁신적 국민정당의 건설을 통한 후보단일화 프로젝트도 제시했는데, 그것도 지도부가 검토만 하다가 끝냈다."

- 안 의원과의 인연은 이것이 끝이었나.
"작년 4월 서울 노원 재보선 직후 2~3일 뒤 안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만났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핵심은 자신이 지난 대선 때처럼 무기력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할 거고, 지난 대선의 오류와 한계를 넘겠다는 결기를 보여줬다. 정말 간곡히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니 힘을 합쳐 같이 하자고 했다. 변화에 대한 의지와 결기가 느껴져서 맘이 약해졌고 또 돕기로 했다."

- 노원 재보선 이후엔 주로 안 의원의 어떤 활동을 도왔나.
"조용히 그러나 상당히 열심히 콘텐츠를 채워드리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내가 그렇게 안 의원에게 쓰임새가 많은 것 같지 않았다. 특히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좌표와 견해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역할을 정리했다."

- 새 정치에 대한 기본 좌표가 많이 다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일례로 제가 새 정치 비전을 만드는 책임자 역할을 했다. 얼마 전에 발표된 새 정치 기본 구상을 보면, 삶의 경제, 삶의 정치 등 제가 제시했던 내용들이 기본 얼개로 활용이 됐지만 정작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빠졌더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번복하면 더 웃긴 사람들 돼"

- 고 교수가 제시한 핵심가치는 무엇이었나.
"노동의 가치와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성장담론이다. 민주당이 지향하는 경제모델은 대체로 분배론에 초점이 있다. 그러나 저는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뛰어 넘어 한국사회의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 가치로 노동의 가치와 질을 높이는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가치는 빠졌다. 새정치연합이 민주당 쪽과 정강정책을 협상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경제민주화나 복지 외에도 '성장'을 함께 강조해야 한다는 얘기를 되풀이했다. 그것은 과거 뉴 민주당플랜 수준으로 문제의식이 회귀하는 것에 불과하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1월 2일 서울 명동에서 '펼쳐라! 새정치, 응답하라! 국민추진위' 거리 설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새정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안철수 "새정치 잘 해보겠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1월 2일 서울 명동에서 '펼쳐라! 새정치, 응답하라! 국민추진위' 거리 설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새정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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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의제가 왜 빠졌다고 보시나.
"노동가치의 문제가 한국사회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위 세계적인 모든 나라의 중심적 화두다. 노동의제는 비단 진보의 화두가 아니라 진보와 보수 모두의 화두다. 전세계 모든 진보, 보수가 노동과 불평등의 문제를 끌어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씨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은 아주 보편적인 세계사적 흐름이다. 그런데 안 의원은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기 주저하는 면이 많다. 아무래도 이것은 안 의원의 중도주의적 노선과 상당히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 중도주의적 노선이란 게 무엇을 말하는 건가.
"중도주의란 한마디로 좌우의 급진주의적 양극단을 피해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독일의 사민당, 기민당, 영국의 노동당, 보수당도 모두 중도정당이다. 중도주의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 중도주의는 자기정체성이 나름대로 분명하다.

그러나 자기노선에 대한 포지티브한 규정이 없이 '나는 새누리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다'라는 식의 네거티브한 자기규정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기회주의에 불과하다. 민주당 이전의 열린우리당, 참여정부가 범했던 여러 오류와 한계의 핵심이 바로 정체성 혼란이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상태가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현주소였다. 이런 게 결국 재벌문제, 복지문제에서 후퇴하게 만드는 일이 됐다.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한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 얘기 아닌가."

- 새로운 노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건가.
"우리 사회에서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의 노선보다 더 진보 클릭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실제 안철수 현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확연하게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많다. 결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중간이 아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의제를 지지하고 주도했던 층이 바로 안철수현상에 환호했던 사람들이다. 정치는 지지층을 바탕으로 국민을 통합시켜 나가는 것인데 그 면에서 안 의원의 정치행보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과 코드가 안 맞았다."

- 안 의원의 중도주의 노선을 문제 삼는 이유는 뭔가.
"중도노선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소위 새 정치의 실체가 뭐냐, 그게 뭘까 한참 찾다보면 나오는 건 딱 한 가지다. 싸우지 말자. 이건 진정한 중도가 아니다. 최근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도 그렇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했으면 그동안 공천권을 휘두르며 풀뿌리 정치를 훼손했던 세력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의제를 던졌으면 관철하기 위해 싸워야 하는데, 안 의원은 싸우지 않는다.

정당공천 폐지는 어떤 한 정당이 일방적으로 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선거에 임하는 모든 주체가 합의해야 유효하기 때문이다. 공천 안 하는 순간 한쪽만 피해가 큰 데 그걸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만 한다고 끝이 아니다. 안 의원이 정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하겠다는 뜻과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을 합의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전략적 복안을 가지고 그들의 멱살을 잡든, 새누리 당사에 드러눕든 해야 한다. 실행능력을 보여줘야 새 정치다."

- 이미 새누리당은 공천심사를 진행 중인데 가능하겠나.
"그렇다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번복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웃기는 사람들이 된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문제가 됐다. 단체장이나 기초의원 몇 개 더 건지겠다고 번복하면 신당 사령탑의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러면 지방선거는 더 최악이 된다. 정당공천 폐지를 그대로 밀고가야 최소한 선거벽보에 거짓세력을 심판하자는 표식이라도 걸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제 와서 기초공천제 폐지를 번복하는 건 답이 아니다. 문제는 끝까지 새누리당과 싸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안철수 의원이 야당의 간판으로 치르는 선거인만큼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싸우도록 압박해야 한다. 지방선거 결과가 참혹하면 그의 정치생명이 위독함은 물론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왜 그렇게 안이한지 모르겠다."

"안철수 결자해지 심정으로 싸우도록 압박해야"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했으면 그동안 공천권을 휘두르며 풀뿌리 정치를 훼손했던 세력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데 안철수 의원은 싸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했으면 그동안 공천권을 휘두르며 풀뿌리 정치를 훼손했던 세력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데 안철수 의원은 싸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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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우지 않는' 안철수 의원의 중도노선은 어떻게 확립된 것이라고 판단하시나.
"기본적으로 안 의원은 한국정치의 본질적 문제를 진영논리, 증오의 정치로 보고 있다. 현상적으로는 타당하다. 실제 한국사회에 이념갈등 같은 게 있긴 하다. 그런데 이게 진짜 이념갈등일까? 단순한 색깔론이다. 색깔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정치적 이득을 챙긴 건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이다.

야권과 진보진영은 색깔론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했고 지금도 피해를 당하고 있다. 야권과 진보진영은 이제야 겨우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담론으로 이념과 가치노선을 정립해가고 있는 정도다. 이 상황에서 양쪽을 기계적 중립의 잣대로 등가를 매기는 건 정치와 역사의 후퇴다."

-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으로 정치에 첫발을 내딘 안 의원이 왜 지금은 진영논리, 증오의 정치로 한국정치를 해석한다고 보시나. 안 의원은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을 버렸다고 보나?
"안철수 의원은 단 한 번도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을 취한 적이 없다. 그런 지향을 나름대로 검토한 적은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최장집 교수를 영입할 때도 그런 검토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했던 적은 없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에서 아예 더 멀어진 것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게 뭐냐면, 안 의원의 중도주의 노선, 그 내용이 뭐냐는 것이다. 그냥 싸우지 말자? 이건 중도 중에서도 한참 수준이 떨어지는 중도다. 가령 이번에 신당을 창당하면서 약속 대 거짓의 구도를 짰으면 거짓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니, 거짓과 싸우지 않고 어떻게 약속을 지킬 수 있나?

안 의원이 싸우지 않는 것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실용노선과 싱크로율 100%다. 열린우리당의 실용노선이 당을 어떻게 침몰시켰는지 반드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안철수 의원과 함께 현재 신당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지도부가 과거 열린우리당 실용노선을 주장하던 세력과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어 마음에 상당히 걸린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했으면 그동안 공천권을 휘두르며 풀뿌리 정치를 훼손했던 세력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데 안철수 의원은 싸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고 했으면 그동안 공천권을 휘두르며 풀뿌리 정치를 훼손했던 세력과 맞붙어 싸워야 하는데 안철수 의원은 싸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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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의원은 왜 싸우지 않는다고 보나.
"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그분은 청춘콘서트를 할 때 분명히 삼성을 동물원에 비교해 질타했고,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밝힌 여러 사회개혁 구상들은 진보적 자유주의 노선에 부합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 진입한 이후 보여준 행보는 그것과 거리가 멀다. 어디서 이런 차이가 온 건지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 고 교수가 생각하는 새 정치의 콘텐츠는 무엇인가.
"대중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삶의 현장에서부터 제기하고 풀어가는 게 새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정치를 위해서는 기성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대중의 삶 속으로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아래를 보며 정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위만 바라보고 정치를 한다. 그러니까 자꾸 계보를 추구하고 유력자에게 줄 선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패거리를 이루고 새로운 사람의 진입을 차단한다. 공천제도 혁신이 정말 중요하다. 솔직히 의원정수 축소나 세비반납 같은 것은 굉장히 지엽말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자꾸 정치혁신이 지엽적 문제로 돌아간다. 핵심을 건드리지 않으니 새 정치가 안 된다."

- 현재의 안철수 의원은 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보시나.
"안 의원은 새 정치와 거리가 멀다. 안 의원의 새 정치는 구두선에 그친 측면이 많다. 거짓과 싸우지 않는 새 정치의 약속이란 것이 얼마나 공허한가?"

- 이달 말 창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떻게 전망하시나.
"상당히 우려가 크다. 새롭게 창당되는 신당이 과연 당장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를 잘 돌파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선 외적 요인이 심각하다. 2010년 지방선거는 정권심판 동력을 기반으로 연합정치 흐름이 한 축이었다. 무상급식 같은 보편복지 진보의제가 자리 잡고 쌍끌이로 선거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지금 지방선거는 정권초기에 치러지는 선거에다 그런 동력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 통합신당 창당과정도 이슈를 제기하고 사람들을 감동시켜 세력을 모으는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2년 총선 전 좌파 진보정당을 제외한 시민사회, 노동, 여러 정치세력들을 거의 다 쓸어 담다시피 한 것이 민주통합당이었다. 이것도 약발이 두 달간 지속되고 끝났다. 4월 공천 파동, 총선패배로 이어졌다.

지금은 그 동력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그렇다면 동력을 만들어 채울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안이하고 무능해 보인다. 이런 현실을 두고 지방선거의 전망을 밝게 보기는 힘들지 않은가."

4·19, 5·18, 6·15, 10·4... 왜 자꾸 내부에서 분란 만드나

-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보시나.
"다소 논란이 있더라도 거짓 대 약속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런데 자꾸 내부에서만 싸운다. 6·15, 10·4, 4·19, 5·18 왜 자꾸 내부에서 분란을 만드나. 이런 걸 정리하고 제대로 방향을 잡지 않으면 지방선거 돌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현재의 안철수-김한길 리더십은 회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신당은 네 탓 공방하면서 지리멸렬한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다. 그럼 지지층은 더 흩어지고 야권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다. 야권에 미리 그 상황을 대비하는 집단이 생겨나야 한다."

- 거짓 대 약속 구도를 실천하는 좋은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시나.
"거짓과 싸우는 일 외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하겠다고 했으니 진짜로 공천권을 시민과 국민에게 돌려주는 공천혁명프로젝트를 지방선거에서부터 실제로 가동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혁신적 처방안을 실질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천혁명 없는 정치혁신, 새 정치는 공허한 것이다. 핵심을 제대로 공략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동의가 생길 것이다. 그래야 리더십도 세워진다."

- 만약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의제로 싸우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보수화 된 정당질서 속에서 현격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지난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 의제를 주도했던 야권을 지지했던 상당수 지지층이 이탈해버렸는데 이걸 복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신당의 리더십이 보여주고 있는 콘텐츠는 지지층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는 너무나 동력이 약하고 방향도 엇나가 있다. 새로운 정치리더십이 야권에 출현하려면 패거리, 패권주의, 나눠먹기의 생계형 정당구조의 틀을 깨뜨리는 대대적 정당개혁을 주도할 혁신블록이 정당 안팎을 연결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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