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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 김정수-'축복'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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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봄이면 가고 싶은 갤러리가 있다. 화사함이 느껴지고, 우리네 산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처럼 누구에게나 그 고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 그곳이 '갤러리 작'이다. 장소가 주는 편안함과 가고 싶은 이끌림은 아무래도 갤러리 작 권정화 관장이 내뿜는 삶의 향기 덕분인 것 같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 악양에서_박현효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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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기획하고 전시하는 그림과 작품들은 모두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면서도 우리나라 작가들 작품이라 특별한 설명 없이도 이해하기 쉽다. 더구나 고가의 작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그 작가의 작품이 담긴 소소한 소품들을 출시해 놓아 본인 사정에 맞게 구입하는 재미도 있어 좋다. 오늘 나는 명함집과 손거울, 데스크패드를 구입했다. 김정수 화가의 진달래 그림이 모두 들어가 있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14갤러리작 봄 기획전
▲ 박현효_서포 김만중 유배연구 '꽃피는 봄이 오면' 2014갤러리작 봄 기획전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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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역 11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08번을 타고 하이브랜드 앞에서 내려 하이브랜드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옷가게 사이로 작은 갤러리가 있다. 우리 집에서는 봄에 나들이 코스로 '갤러리 작'을 집어넣는다. 접근성이 아주 수월하지는 않지만, 양재 화훼시장을 같이 보는 것으로 묶어서 이동하면 훌륭하다. 마침 학여울역 세텍에서 불교박람회가 3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지라, 3월 8일에 세 장소를 모두 가기로 했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 장창익_'삼월'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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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작'에서는 '꽃 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주제로 3월 1일부터 4월 12일까지 김정수 김대성 박현웅 박현효 이행균 장창익 6명 작가의 회화와 조각들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들이 좋아서 꼼꼼하게 감상하는데 30~40분 걸렸다. 시간이 많다면 구애받지 말고 조용히 그림을 들여다보고 천천히 감상하고 오는 것도 좋겠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모두 좋았지만, 내겐 자작나무를 깎아 만든 박현웅의 작품들이 무척 이채로웠다. 마치 천 위에 수를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박현효의 작품들도 무척 멋지다. 차를 담는 사발 같은 그릇에 붉은 황토를 담고 그 위에 집 한 채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곳에 난 한적한 길을 걷는 여인의 모습. 따뜻해 보여 좋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한 점 뿐인 목판화
▲ 장창익_'花'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한 점 뿐인 목판화
ⓒ 정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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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 김만중의 고독을 표현한다는 유배시리즈 연작도 좋다. 돌 위에 그려진 소나무 한 그루와 집한 채. 보면서 살며시 웃음이 난다. 절벽 위 꽃나무 아래 앉아있는 사람을 보면 내가 그이인 것 마냥 기분까지 좋아진다.  권정화 관장이 살짝 귀띔한 바에 의하면 박현호는  그림 속의 인물처럼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한다. 자연 속에 파 묻혀 너무 사람이 없어서 사모님은 혼자 있으면 좀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나.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 박현웅_'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갑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2014 갤러리작 봄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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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바닷가에서 매화와 동백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장창익의 작품도 좋다. 판화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은 섬세하고 멋스럽다. 민중미술화가로도 활동했다는 장창익. 어제 남편이 여수로 출장 가서 카톡을 보내왔다. 가로수가 동백나무인데 이제 마악 꽃들을 피우느라 장관이었다고. 판화로 표현해 놓은 장창익의 동백꽃은 아름다웠다. 처연하지도 않고, 뚝 뚝 떨어져 있는 꽃들이 아주 많이 슬퍼 보이지 않는 분위기. 그 그림이 마음에 들어 한참 보았다.

김정수의 작품 '축복' 역시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보고 싶은 꽃은 진달래꽃이다. 북한산의 진달래꽃. 김소월의 진달래꽃. 그리고 김정수의 진달래꽃. 나는 시집을 꺼내 읽고, 북한산에 가서 진달래꽃을 볼 것이고,  갤러리 작에 가서 김정수의 진달래꽃을 봤다. 갤러리 작에서 봄 기획전시를 항상 한다면 언제나 가서 보려고 한다. 생활 속에 들어 온 미술을 느끼기 위해.  추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그림들.  잠시 시간 내서 보고 오기를 권한다.



태그:#갤러리작 봄 기획전, #김정수, #박현웅, #박현효, #장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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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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