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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율촌빌딩 6층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MBC 신임 사장을 결정하기 위한 면접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율촌빌딩 6층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MBC 신임 사장을 결정하기 위한 면접을 마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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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1일 오후 7시 45분]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 새 MBC 사장에 선임됐다.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상징하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최측근인 안광한 사장이 선임됨에 따라, MBC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1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안광한 사장을 내정했다. 그 직후 MBC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 사장을 선임했다. 안 사장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이진숙 워싱턴지사장과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을 제치고 방문진의 낙점을 받았다. 방문진 이사진 9명 중 청와대·여당 추천 이사 5명은 안광한 사장을 추천했고, 나머지 이사들은 최명길 부국장은 택했다.

이날 안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 면접 전후에 취재진으로부터 해직언론인 문제 해결 방안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입을 닫았다. 야당 추천인 선동규 이사는 "안 사장은 이사회 면접에서 해직 언론인 문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 선임에 반발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주 노조위원장은 "현 방식대로 회사가 밀고 나간다면 합법 파업 공간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다면 파업을 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우선 노조는 오는 24일 오전 침묵시위와 안 내정자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민주당 공영방송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신경민 최고위원) 역시 지난 17일 안광한 사장의 선임을 반대한 바 있어, 야당의 반발도 예고된 상황이다.

안광한 사장은 누구인가?

안광한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이다. '김재철 체제'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2012년 170일간의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인사위원장으로서 파업 노조원들의 징계·해고를 주도했다. 지난 1월 법원은 "노조의 파업은 방송 공정성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었고, 당시 해고·징계는 부당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안 내정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안 내정자는 2010년 편성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인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해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또한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의 경영진 사전 시사를 고집해 불방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제작 자율성이 위축됐다는 비판이 컸다.

당시 노조는 "제작본부장이 임원회의에서 방송을 보류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안 본부장은 임원진의 시사 없이는 방송이 불가하다며 가장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며 "프로그램의 공영성을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편성본부장이 오히려 공영성 훼손의 첨병으로 나서는 웃지 못 할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안 사장 선임을 '윗선의 뜻'으로 보고 있다. 이성주 위원장은 "지난 17일 방문진이 MBC 사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할 때, 2장의 투표권을 가진 청와대·여당 추천 이사 5명은 사전에 같이 밥을 먹은 뒤 안 사장과 이진숙 지사장에 5표씩 줬다, 이사들이 자율적인 투표를 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한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윗선이) 안광한 사장과 이진숙 지사장 중 누가 사장이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충성경쟁을 시켰을 것"이라면서 "일주일간 충성도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영방송을 살리는 방안이 아니라 이 정권의 언론장악에 어떻게 복무할 수 있을지를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파업 불사' 노조 "싸움은 다시 시작됐다"

노조는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노조는) 안광한 사장을 MBC의 공정성을 추락시켜 파업의 원인을 제공했고, 파업 복귀 이후에는 저열한 보복극에 앞장섰던 김재철 체제의 공범으로 규정한 바 있다"면서 "방문진은 아직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판결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이른바 '인사권과 경영권 남용'의 공동책임자를 사장으로 앉히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방문진의 안광한 사장 선임은 정권의 공영방송 지배라는, 손을 놓고 싶지 않은 달콤한 유혹에 빠진 박근혜 정부의 선택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만약 그게 사실과 다르다면, 안광한 사장은 사장 후보에 출마하기 전 지난 과거의 죄상에 대해 분명히 사죄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강조했다. "예고한 대로 공정성 회복, 단체협약 복원, 해고자 복직의 화두로 주저함 없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분명히 경고한다, '김재철 시대'의 인사권·경영권 남용, 미친 칼춤이 재연된다면 안광한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과 똑같은 운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안광한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방문진이 반목과 대결을 택한 대가를 똑똑히 치르게 할 것이다, '안광한 사장을 선임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 경고를 무시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당장 안광한 사장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광한 사장은 오는 25일 취임식을 열고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태그:#MBC 사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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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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