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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옛 지엠대우)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했다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아래 지노위)에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자,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7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인 '종합개발'이 하루 전날인 6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사건'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노위는 지난 1월 6일 비정규직 노동자가 종합개발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모두 받아들이는 판정을 했고, 지난 1월 27일 판정서를 보냈다.

지노위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중앙노동위 관계자는 "어제 문서 접수를 했는데 '부당노동행위'만 재심을 신청했다"면서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못하지만 부당해고 판정은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GM, 옛 '지엠대우') 창원공장.
 한국지엠(GM, 옛 '지엠대우') 창원공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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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대표 진환) 조합원 김희근(33)씨는 종합개발이 지난해 8월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하자 경남지방노동위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했던 것.

김씨는 2008년 2월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다른 사내하청업체 소속으로 제조·생산직에 근무해 왔고, 2010년 8월부터 '종합개발' 소속으로 일해 왔으며, 종합개발과 단기계약직으로 계약을 반복·갱신해 왔다. 종합개발은 김씨와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해왔고, 세 차례에 걸쳐 짧은 근로계약 공백기간을 두었던 것이다.

김희근씨는 종합개발 관리자로부터 "잠깐 쉬었다가 다시 들어와라. 근무태도도 괜찮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니 새로운 사람을 쓰는 것보다 계속 일해 온 사람이 더 좋다. 최대한 빨리 불러 주겠다. 언제든지 연락 가능하도록 해서 기다리고 있으라"거나 "근무태도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회사도 계속 당신을 원하니까 빈 자리가 생기면 최대한 빨리 연락할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노위는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지 여부'와 '근로계약 종료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근로계약 종료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양측 심문을 통해 따졌다.

판정서에서 지노위는 "회사 관리자가 근로자한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재고용하겠다면서 기다리라고 함으로써 재고용이 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공백기간 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고용된 기간은 공백기간 중에도 근로계약 관계가 계속 유지된 것으로 보아 반복·갱신한 근로계약 기간을 통산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노위는 "이 사건 근로자는 기간제및단기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성 여부에 대해, 지노위는 "이 사건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어 부당할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를 한 사실도 없으므로 절차상으로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부당노동행위도 인정되었는데, 지노위는 "해고처분은 근로자가 단순히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결정적 동기가 된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에 참여하자 이를 혐오하여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라며 "해고 처분은 불이익 취급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계약직이라도 2년이 넘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야 하는데 업체는 이를 무시하고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이라며 "그동안 업체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해가고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년 미만의 단기계약직들을 마구잡이로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부당해고 판결은 이런 잘못된 관행을 중단하고, 상시 공정에는 계약직이 아닌 정규인원을 운영하라는 상식적인 결정"이라며 "이번 판정을 계기로 일단 2년이 넘은 단기계약직들한테도 희망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한국지엠,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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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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