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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축제, 100만명 관광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 100만명 관광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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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지난 17일 새벽, 미국 뉴욕에 살고 있으며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중년 남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어렵게 수소문해 내가 화천에 산다는 걸 알아내 전화를 했다는 거다.

미국 ABC뉴스에 화천 산천어축제가 보도가 되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전화를 했다는 사람. 초등학교 시절이면 40년 전 일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럴 땐 그냥 반가운 척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한국 오면 꼭 한번 들러달라고 말하곤 전화를 끊었다.

직업의식은 어쩔 수 없나 보다. ABC뉴스 사이트를 열고 뉴스 영상을 찾았다. 2분 4초에 걸쳐 소개된 산천어축제. 어떤 내용일까! 반복해 들어도 '화천'과 '페스티벌'이란 단어밖에 들리지 않는다.

화천 산천어축제를 보는 미국 ABC뉴스의 시각

▲ ABC 뉴스 미국 ABC뉴스에서 화천 산천어축제를 집중 보도했다.
ⓒ ABC new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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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앵커 : 추위나 물고기 회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개되는)이곳은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추운 곳으로 낚시로 저녁거리를 잡는다고 합니다.

남 앵커 : 수만 명이 참가한 이곳에 나가 있는 서울특파원 조주희 기자를 따라가 볼까요

조주희 특파원 : 북한과 단 12마일 떨어진 남쪽, 산으로 둘러쌓인 여기는 화천이란 곳으로 세계최대 얼음낚시 축제 중 한 곳입니다. 1월, 약 3주 동안 백만명이 몰려들어 얼음구멍을 깨고 낚시대를 드리우고, 계속 채 올리며, 기다립니다. 난 운이 좋지 않지만 물고기를 하루에 약 8톤 정도 방류한다고 하니 뜷어지게 쳐다보면 언젠가는 잡히겠지요. 이 산천어는 신선한 물에서만 사는데, 근처 양식장에서 운반됩니다. 잡으면 서로 축하해 주며 가족간 체험을 합니다. 축제의 백미는 매우 강한 용기를 내여 차가운 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맨손잡이입니다.

올리비아카이저(외국인 관광객) : 정신력의 문제예요. 난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춥지않다 라고 생각하면 되요.

조주희 특파원 : 물고기를 잡은 행복한 가족은 곧장 한쪽에 자리한 회센터로 물고기를 갖고 가면 주방장이 신선한 회를 떠 주는데 미리 당 2천원이면 됩니다. 또는 전통 화덕에서 구이를 해 먹습니다. 사실 군사지역인 이곳은 군인이 주민수보다 1.5배 많습니다. 주민들은 농한기에 찾아오는 축제 방문객들에게 농산물을 팝니다. 1월 한달간 열리는 축제는 약 6천만불의 경제적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화천에서 ABC news 조주희였습니다.

남 앵커 : 난 추운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참여해서)보는 건 재미있겠네요.

여 앵커 : 나도 좋아하지 않고 더구나 당신이 신선한 회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관심 없습니다.

이튿날 영어를 좀 한다는 직원에게 뉴스에 보도된 내용에 대한 통역을 부탁했다. 직역이라 다소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저녁거리로 산천어를 잡는다"는 진행 앵커의 표현이 재미있다. 아마 낚시터에서 잡은 산천어로 회나 구이를 즐기는 풍경을 저녁을 먹는 것으로 알았던 모양이다.

"지역 농민들이 관광객들에게 농산물을 판다"라는 표현도 했다. 화천은 86%산이고, 6%가 물이다. 농지는 고작 8% 미만이다. 그것도 밭농사가 대부분이다. 축제를 열기 전 농민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았다. 판매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산천어축제기간 축제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10억원이 넘는다. 획기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축제 종료 후 분석 자료에 의하면 지역경제 직접효과는 무려 6000억 원이 넘는다.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소비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ABC뉴스는 "1월 한 달간 열리는 축제는 약 6천만 불의 경제적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해외 언론에서 연일 산골마을 화천을 주목했다

산천어축제장엔 연일 동남아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산천어축제장엔 연일 동남아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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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개막 15일째인 1월 18일 현재 85만여 명이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았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1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100명이 넘는 시점에서 카운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관광객 숫자만 연연하는) 양적인 팽창은 자칫 축제의 질 저하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축제조직위원장인 정갑철 화천군수의 말이다.

금년 축제는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높았다. 무려 3970회나 집중 보도했다. 지난해 109건에 지나지 않던 해외 언론보도도 이미 150여 건이 넘었다. 미국이 26회로 가장 많은 보도를 했으며, 인도네시아(13회), 중국(11회), 태국(11회), 호주(5회)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2일, 미국 애리조나주와 화천군은 문화교류 협약을 체결했다(보도내용). 주요 내용은, 양 도시의 공무원 상호교류 및 청소년들의 문화체험 교류와 애리조나에서 추진 중인 아이스 페스티벌(Ice festival)에 대한 화천군의 협조 내용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겨울이 없는 국가 또는 지역에서 산골마을 화천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군은 더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겨울축제의 고급화 및 다양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산천어축제, #화천,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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