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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천제단에서 하늘에 제를 올리게 된 것은 멀리 삼국시대부터라고 한다. 한국출판인회 산악회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잇고자 제를 올리던 조상의 옛 정신을 기림과 동시에 한국출판계의 발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1월 둘째주 토요일, 천제를 드리는 전통을 갖고 있다.

많은 출판인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출판을 하고 있는 것은 하늘과 조상의 음덕이 천제를 통해 두루 미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올해도 역시 그 전통은 도도히 이어졌다. 다만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마도 산행 즈음해 강추위가 밀려들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그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당일이 되자 날씨는 무척 맑았다. 또한 작년처럼 춥지가 않아 태백산의 풍광을 즐기며 하늘에 기도를 드릴 수 있었다. 모두가 건강과 행운들이 가득하리라 확신한다.

태백산 풍경
 태백산 풍경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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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 금요일 오후 2시에 한국출판인회의 산악회 회장 강맑실과 21명의 대원들이 합정역을 출발, 오후 6시경에 사길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출발장면
 출발장면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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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님의 우렁찬 목소리로, 그리고 모두를 사로잡는 강 대장의 리드로 방배정과 함께 저녁 만찬을 즐겼다. '한출회'를 탄생시킨 1대의 회장 다섯수레 김태진과 대장 수문출판사 이수용, 총무 중명출판사 홍순종이 나와 그동안 느꼈던 정들을 이야기할 땐 박장대소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런 훈훈한 분위기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몸이 많이 피곤할 텐데도 지원 미디어 강형석 대장은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하여 모두를 기상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새벽 5시 기상 후, 우리 일행은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컴컴한 사길령 산길을 헤치고 마침내 대피소에 도착했다.

사길령
 사길령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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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치 잘 조직된 군인처럼 움직였다. 사길령 푯말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우리들은, 다시 순간 이동을 하듯 빠른 속도로 산신각에 이르렀다.

산신각
 산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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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어둠이 물러나고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멀리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여명이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었지만 꿋꿋이 전진하여 유일사 삼거리에 도착했다.

유일사 가는 능선
 유일사 가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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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피하고 급경사 오를 준비도 할 겸 잠시 휴식을 즐겼다. 뜨거운 오뎅 국물을 마시며 얼었던 손발을 잠시 녹였다.

유일사
 유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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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 대장이 우렁찬 목소리로 '한출회' 출발을 명했다. 노구에 지난밤 무리한 술좌석을 하신 왕회장님은 산행이 꽤 힘드셨던 모양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산행길은 오직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마음만으로 응원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등산은 나 스스로를 강하게 만드는 데는 가장 좋은 운동일것이다. 마음이 약해지려 할 때 등산은 또한 최고의 스승이 되기도 한다. 산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체력을 테스트하기에 산행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 게 아닌가 한다.

천제단 오르막
 천제단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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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의 차가운 눈발에 사람들 눈썹과 머리카락에 하얗게 상고대가 피었다. 우리 일행의 모습은 마치 원시인들의 그것과 흡사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라선 천제단!  
천제단
 천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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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동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하단에서우리는 정성껏 준비한 주포로 하늘에 고했다. 전체 출판인들의 사업번창과 건강함을 기원했다.

작년처럼 날씨가 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산행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런 고통이 우리를 한걸음 더 성장시켰으리라 확신하면서 문수봉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단에서 문수봉까지는 하얀 설원으로 된 능선이었다. 그 길을 걸을 때는 마치 모두가 신선이 된 듯 했다.

태백산 천제
 태백산 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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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능선
 태백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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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능선
 태백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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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봉 정상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청명하게 펼쳐져 멀리 함백산과 태백산 천제단이 환하게보였다. 뚝 터인 능선에 서니 마음도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문수봉 정상
 문수봉 정상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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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풍광
 태백산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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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명한 가슴으로 하산을 한 우리들은 태백산 최고의 한우로 식사를 한 후 서울로 돌아왔다.

회식
 회식
ⓒ 홍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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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얼어붙은 출판계의 현황을 태백산의 정기로 녹이고 건승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태그:#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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