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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3일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이 없게끔 국정원 계정을 재정리하는 데 "3주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13일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이 없게끔 국정원 계정을 재정리하는 데 "3주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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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4일 오전 9시 40분]

2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혐의로 트위터 게시글 121만여 건을 기소했던 검찰이 13일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이 없게끔 국정원 계정을 재정리하는 데 "3주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이어진 공판과 의견서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피고인 측 변호인은 검찰이 특정했던 2653개 계정에 대해 국정원 계정으로 보기 힘든 것도 포함돼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검찰은 명확한 방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검찰이 국정원 계정 특정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함에 따라 국민적 관심사 속에 진행 중인 이 재판은 지금까지 진행한 판사가 아닌 다른 판사가 판결문을 쓸 수도 있게 됐다. 공판을 진행해온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의 재판장(이범균 부장판사)과 배석 판사는 오는 2월 정기 인사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공판준비기일 형식으로 진행된 13일 재판에서 검찰 특별수사팀 박형철 부팀장은 "3주 정도만 시간을 주면 변호인이 문제를 제기한 계정뿐 아니라 나머지 계정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도록 입증자료를 구비해서 검찰의 최종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범균 부장판사가 "(계정에 대해) 우연성을 배제할 수 있도록 논리를 보완하고, 뺄 건 빼고, 최종적인 의견을 정리하는 데 지금부터 3주가 필요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박 부팀장은 그렇다면서 "변호인이 문제 삼은 계정들은 몇 개 안되지만, 이후에 또 문제 삼는 일이 없도록 우리가 깨끗하게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변호인 측이 문제제기 하는 계정들은 국정원 직원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찾아낸 383개가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빅데이타 분석을 통해 특정한 2270개 그룹계정에 집중돼 있다.

이 부장판사가 반대 측인 변호인들에게 "검찰이 3주 후에 정리해서 내면 변호인 측이 그것을 검증하는 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는가"라고 묻자, 원 전 원장 변호인은 "받아봐야 알겠지만, 그 정도(3주)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고, 이종명 전 3차장 변호인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원 전 원장 등에 대한 공판은 다음달을 훌쩍 넘겨 빨라야 봄 경에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다음달 법관 정기인사가 있고, 현재 이 사건 재판부 중 이 부장판사를 비롯한 2명이 대상자라는 것이다.

형사합의 21부 후임 인사, 이성호 서울중앙지법원장이 결정

현재 법원에서 사건을 배당할 때에는 공정성을 위해 추첨에 따른 순번 배당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정기 인사에서 어떤 부장판사를 어떤 재판부에 발령을 낼지는 전적으로 인사권의 영역이다. 앞으로 유임을 포함해 형사합의 21부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이성호(57·연수원 12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의 손에 달려있다. 그는 법원장 재임 중 감사원장으로 지명돼 논란이 일었던 황찬현 전 법원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과 공판을 이끌어가는 법원 양쪽 모두에서 인사권자의 손을 타게 됐다. 검찰은 이미 특별수사팀장을 교체했고, 전 팀장과 현 부팀장에게 징계를 내렸으며, 지난 10일 인사에서는 팀장과 부팀장 모두를 지방으로 발령 내 향후 공판 진행에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야당의 한 법사위원은 "우리로서는 혹시나 편향성이 의심되는 인물이 오는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런 사건의 경우 아주 예외적인 인사를 한다면 바로 뒷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같은 재판부에서 같이 시작했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공판은 이미 모든 절차를 마치고 다음달 6일 선고만 남겨놓은 상태다. 역시 같은 재판부에서 담당했던 원 전 원장 개인비리 혐의 공판도 오는 22일이 선고일이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재판은 2주 후인 오는 27일 한 번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거능력에 대해 공방을 정리한 후 향후 기일을 잡기로 했다.


태그:#원세훈, #국정원, #법원,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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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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