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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9일 일간베스트저장소(아래 일베)에 대항하기 위해 개설된 일간워스트(http://www.ilwar.com)의 메인 화면. 일베 회원들의 가입을 차단하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의 숭고한 희생이다'를 받아써야 가입이 가능하다.
 2013년 12월 29일 일간베스트저장소(아래 일베)에 대항하기 위해 개설된 일간워스트(http://www.ilwar.com)의 메인 화면. 일베 회원들의 가입을 차단하기 위해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의 숭고한 희생이다'를 받아써야 가입이 가능하다.
ⓒ 일간워스트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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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장을 빈칸없이 똑같이 입력해주세요.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의 숭고한 희생이다'."

일간워스트(아래 일워)의 가입 절차다.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아래 일베)의 대항마로 탄생한 일워가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했던 이른바 '일베충'의 가입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는 '일베충'이 여러 아이디로 가입해 게시판을 도배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일베충'은 일베와 벌레(蟲)를 합친 단어로 이들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조롱하는 '쥐··마사오·댓체' 사용 권장

일워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문을 연 일워는 9일 오후까지 4만 3천여 건의 글이 게시됐다. 하루 평균 약 4000여 개의 게시글이 작성되고 있다.

탄생은 민주노총 총파업 전날인 지난해 12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트위터리안이 "빨갱이 커뮤니티 일간워스트 만들어서 '비추천' 버튼 이름을 민영화라고 하자"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보고 이준행씨가 "일베처럼 들어올 분 열명, 멘션 주시면 만들어드리겠다"고 다시 글을 올렸다. 이씨는 낚시성 제목의 기사를 모아 보여주는 '충격 고로케' 사이트를 만든 개발자이기도 하다. 이후 트위터리안들의 큰 호응이 이어졌고 이씨는 일워를 개설했다.

일워의 콘셉트는 농촌이다. 일워는 누리집 가입을 '귀농', '일베충'을 잡는 것은 '농약친다'고 부른다. 게시글 중에 '좋아요' 수가 많으면 '대풍작'으로 분류된다.

일워는 신입 회원 입문서도 제시한다. 먼저 이들이 사용하는 글씨체 안내다. 이들은 전·현직 대통령을 조롱하는 쥐체, 닭체, 마사오체, 댓체 등을 사용하고 있다. 문장 끝에 쥐, 닭, 마사오를 넣어 쓰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쥐는 엠비가 최고쥐", "근혜 탄핵소추한닭", "다카키마사오 따님 닭핥지 마사오", "십알단으로 가카된 대래대래댓댓댓걸 근혜찡이댓" 등의 예시가 안내돼 있다.

또 일베 회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일베 은어들을 사용할 경우, 일베충 박멸을 권장하고 있다. 방법은 다양한 모양의 해충 박멸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베가 사용하는 표현들도 제한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노고무현', 과거 '운지천' 광고를 빗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운지'를 비롯해 각종 욕설들이 자동으로 걸러진다.

일워가 반향을 일으키자 일베에는 "일워를 폭파하겠다", "일워 분탕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좌빨, 홍어 차단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일베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워를 개설한 이준행(29)씨는 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일워의 돌풍에 대해 "사실 어리둥절한데,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놀 만한 유머사이트를 원했던 것 같다"며 "농촌 콘셉트나 일베충 박멸법 등 일워에서 일어나는 활동은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으로 스스로 노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워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와 '클리앙'과 비슷한 수치의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다"며 "기대보다 가입자수가 많아서 서버를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태그:#일간워스트, #일베충 박멸법, #일간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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