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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이 26일로 18일째를 맞았습니다. 정부·여당은 사회 각계의 철도민영화 우려를 일축하며 강경대응만을 고집하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뜬금없이 참여정부도 등장합니다. 국토부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경쟁 체제 도입을 포함한 철도산업 구조개혁방안 발언 등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고 새누리당은 참여정부 당시 철도노조 파업 대응을 거론하며 강경대응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권재철 전 참여정부 노동비서관이 <오마이뉴스>에 2003년 참여정부와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차이점을 지적한 기고글을 보내왔습니다. [편집자말]
 국토교통부가 제작한 '안녕들 하십니까' 영상
 국토교통부가 제작한 '안녕들 하십니까' 영상
ⓒ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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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 노무현이 사람 잡는다"

참여정부 첫해 민주노총이 낸 성명서 제목이다. 반면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참여정부를 '친노(親勞 : 친노동계) 정권'이라고 불렀다. 참여정부 노사관계의 근간인 "대화와 타협, 법과 원칙"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화와 타협은 노사문제나 여타 사회갈등을 풀어가는 출발점이었다. "가장 좋은 판결도 가장 나쁜 화의(和議)만 못하다"는 것이 판사시절부터 익숙한 철학이었다. 사안에 따라 유연성을 두기도 했지만 "대화와 타협, 법과 원칙"의 투트랙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특히 정부가 사용자의 위치에 있는 공공부문에서부터 노사관계의 모범을 보여야만 민간부문도 변화될 것 이라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시절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서야 했고 합의를 파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그만한 책임을 져야했다. 심지어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대통령 스스로도 이행여부를 보고받고 점검했다.

또한, 지난 시절처럼 '법과 원칙'을 바로 '공권력 투입'이라고 해석하지 말 것을 내각에 수시로 당부했다. 노동부와 경찰청을 통해 "폭력·파괴행위, 배타적 생산 시설 점거" 등에 대한 제한적 공권력 투입기준을 만든 것도 이 때였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뜬금없이 등장한 참여정부

철도노조의 파업에 왜 뜬금없이 참여정부가 등장하나 하겠지만, 사태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심정으로 10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2003년 4월 20일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철도노조는 4월 7일부터  진행된 철도청과의 교섭을 통해 4월 19일 합의문을 채택하고 협상을 타결지었다.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향후 철도개혁에 대한 애매한 문구와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오해와 다툼의 소지를 남겨 놓았다.

4월 30일 청와대에서 철도민영화와 관련하여 대통령 주재 비공개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의 초대로 철도노조 측 간부도 참석해서 입장을 개진하였다. 대통령이 결론을 내렸다. 첫째,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통합하되 시설과 운영을 분리한다는 것, 둘째 정부투자관리기본법에 의한 공사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초기 노사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대통령이 직접 만든 것이며 외환위기 이후 민영화의 큰 흐름이 정지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영화에 대해서 일부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경영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민영화를 통한 영리추구가 우선될 경우 공공성의 훼손이 걱정 되었던 것이다. 충분한 노사정대화와 대통령과의 토론을 통해 한국전력의 배전분할 민영화 정책을 중단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철도개혁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임박하자 6월 28일 파업에 들어갔다. "정부나 철도노조 중 어느 한쪽이 합의를 어겼거나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실 확인을 거쳐 책임을 져야한다"는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졌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정부가 먼저 노사관계에서 명분 잃는 일 하지 말라"고 강조한 바 있었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는 그간의 합의내용과 국회 공청회 등 논의과정을 보고했다. 법안의 국회통과를 앞두고 노조가 연금문제 등 추가요구를 들고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는 얘기였다.

대통령은 "합의한 지 두 달도 안 되어서 부차적인 문제를 놓고 전면파업 한다면 이것은 합리적인 사회도 아니고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도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정부는 철도노조가 농성중인 연세대학교에 경찰을 투입하여 조합원들의 해산을 유도했다. 진압이나 검거위주의 작전이 아닌 해산을 통한 사업장 복귀를 유도한 것이다. 다행히 철도노조도 지역별 조합원 투표를 통하여 바로 복귀를 선언했다.

인내심과 진정성 갖고 노사관계 접근해야... 정쟁수단 되면 안 돼

유리깨고 진입하는 경찰병력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장비를 든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어 경찰이 노동자들이 막고 있던 유리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유리깨고 진입하는 경찰병력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1층 현관 유리문을 열기위해 장비를 든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어 경찰이 노동자들이 막고 있던 유리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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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거와 진압 위주의 작전을 펼쳤다면 철도 정상화는 한참의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다.

정부는 답답하더라도 노사관계에 좀 더 인내심과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아직도 부족한 공동체의 신뢰수준을 높여야 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노사관계가 정쟁의 수단이 된다면 우리 노사관계는 그만큼 후퇴하게 될 것이다.

고용률 70%는 현 정부의 핵심공약이다. 참으로 시의 적절하고 필요한 대국민 약속이었다. 더불어 사회통합을 통해 과제를 풀어간다는 올바른 방법론도 제시되어 있다. 이제라도 누구하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양보해서 이루어 낼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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