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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보이는 그리스도상. (2011년 6월 사진)
▲ 리우 그리스도상 시내에서 보이는 그리스도상.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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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코바도의 그리스도상은 리우데자네이루뿐만 아니라 브라질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리우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진 코르코바도의 그리스도상은 리우 시내를 여행하면서 머리를 들어 바라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리우의 상징이다. 브라질을 여행하기 전에 가장 먼저 기대가 됐던 것은 리우데자네이루의 그리스도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여행책자와 브라질 홍보영상에서 보았던 그 유명한 코르코바도의 그리스도 상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설렘이 앞섰던 것이다. 

너무 기대가 컷던 탓인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본 그리스도상은 솔직히 말해 기대에 미치는 만큼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이런 느낌은 코르코바도 언덕에서 만나는 여행자들의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제 그리스도상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브라질 홍보영상에서 보았던, 산꼭대기의 어마어마한 그리스도상이 실제 마주하면 이 정도 규모의 예수상은 볼리비아의 코차밤바나 칠레 산티아고의 마리아상이나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는 정도였다.

그리스도상보다는 오히려 언덕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리우데자네이루 도시와 항구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여행자들은 더욱 강동을 느끼는 것 같았다. 특히 저녁에 해안선을 따라서 반짝이는 불빛이 영롱한 리우의 야경은 세계 3대 미항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황홀한 밤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특히 밤에 그리스도 상을 비추는 조명은 붉은색과 파란색 등 여러 가지로 번갈아 바뀌어 가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스도상 건립과 관련한 기록과 사진. (2011년 6월 사진)
▲ 리우의 그리스도상 그리스도상 건립과 관련한 기록과 사진.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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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코바도 언덕은 그리스도상이 완성되기 전부터 리우데자네이루 사람들이 도시의 중심지로 여겼던 곳이라고 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시내의 어디에서나 보이는 가장 높은 곳이었기에 거대한 그리스도 상을 세울 계획을 세웠으며 오랜 준비 끝에 완성된 그리스도상은 산의 정상 위에서 두 팔을 벌리고 리우 시내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다.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그리스도의 상은 높이 30m, 좌우길이 28m, 손바닥과 머리의 크기 각 3m, 무게 1145t의 조각상이다.

코르코바도 산 정상에 조각상을 세우려는 계획은 18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후 1921년 리우데자네이루 대교구에서 거대한 그리스도의 조각상을 산꼭대기에 세우자는 제안을 다시 했다. 대교구는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조각상 주간행사를 열었고 이 후 건설비용의 대부분은 브라질 가톨릭 신자들의 모금으로 충당했다. 많은 논의 끝에 조각상의 형태는 여러 안건들 중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 채택되었다.

건설 당시 전문가들은 그리스도상은 십자가 모양의 기념물로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강철보다는 철근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하기로 했다. 바깥 부분은 재료의 내구성과 조각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동석을 사용했으며 1926년 공사가 시작되어 5년 후인 1931년 10월 12일 그리스도상이 온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제작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건설 단계는  현재 전차대합실에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의 그리스도상 야경. (2011년 6월 사진)
▲ 리우의 그리스도상 코르코바도 언덕의 그리스도상 야경.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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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인 감각과 기능, 장식의 측면을 두루 접목시키며 20세기 전반을 풍미한 예술양식이었던 아르 데코양식을 표방한 그리스도상은 콘크리트구조에  외장은 녹색 활석을 마감하여 해가 진후에는 어둠 속에서도 신비한 빛을 반사하게 했다. 예수상의 관람은 맑은 날 오후가 가장 좋은데, 이때쯤이면 도시에 노을이 내려앉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가끔 구름이 가득한 날에도 구름을 가르고 그리스도상 뒤에서 솟아나는 태양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절경은 코르코바도가 보여주는 아름다움 중의 하나다.

2007년 7월 7일 스위스에 본거지를 둔 세븐원더스 라는 민간단체에서 리우데자네이루의 그리스도상을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선정 당시 브라질에서는 일반 기업체들의 지원 아래 투표 캠페인이 벌어졌는데 브라질 최대 민영 언론매체와 은행을 비롯한 기업의 스폰서들은 7대 불가사의에 예수상이 뽑히도록 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돈을 쓰고, 인터넷 투표로 선정되는 점을 이용하여 네티즌들에게 적극적으로 표를 행사할 것을 권장해서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었다.

당시 룰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투표 참여를 촉구했고 결국 그리스도상은 네 번째로 많은 표를 얻으며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하고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프랑스나 스페인 등 세계 7대 불가사의 후보에는 올랐으나 인터넷 득표수가 모자라 등록을 시키지 못한 국가에서는 전 세계적 차원의 코미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였다.

언덕을 올라가는 열차타는 곳.(2011년 6월 사진)
▲ 리우의 그리스도상 언덕을 올라가는 열차타는 곳.(2011년 6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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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타는 대합실의 모습. (2011년 6월 사진)
▲ 리우의 그리스도상 열차를타는 대합실의 모습.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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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 열차 대합실의 풍경. (2011년 6월 사진)
▲ 리우의 그리스도상 저녁시간 열차 대합실의 풍경. (2011년 6월 사진)
ⓒ 정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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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내세운 이유로는 건립 연대가 비교적 최근이고 건축양식이 독특한 것도 아니며 한 사람이 여러 인터넷 주소를 사용할 수 있는 투표 체계 상 인구가 많은 브라질이 선정에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다른 나라의 비난에는 개의치 않고 그리스도상이 7대 불가사의에 등재되자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코르코바도 산 정상을 성역화하고 주변 지역 정비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스도 상이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 위까지는 스위스에서 만든 케이블 식 등산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열차는 언덕 아래의 코즈메베료 역에서 출발한다. 등산열차는 천천히 언덕을 돌아서 올라가며 아름다운 리우 시내를 보여주는데 약 20분가량을 소요하며 정상으로 올라간다. 전차에서 내려서는 동상까지 가는 동안에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한다. 엘리베이터도 있지만 수용인원이 적어 사람이 많을 때는 오래 기다려야 한다.


태그:#그리스도상, #예수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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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의 니나 또는 슈타인처럼, 여행과 사진 그리고 건축, 머나먼 이베리아 반도의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 수타니파타의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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