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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홍준표 지사)가 해마다 지원해 오던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내년에 전액 삭감해 말썽을 빚고 있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2001년부터 매년 11월 셋째 일요일에 "달리고 싶다 백두산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어 오고 있는데, 경남도에서 보조금을 삭감해 내년 대회 개최가 불투명하게 됐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가 운영해 오고 있으며,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대회장을 맡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2006년부터 풀코스를 운영해 왔는데, 경남에서 개최되는 10여 개 마라톤대회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경남도가 해마다 지원해 오던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2014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삼각한 가운데,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는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 전액 삭감, 홍준표 지사와 새누리당 예산결산위원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해마다 지원해 오던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2014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삼각한 가운데,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는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 전액 삭감, 홍준표 지사와 새누리당 예산결산위원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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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는 올해에 등록 참가자만 4300명이었고, 한때 7800명까지 참가하기도 했다. 2012년도 전국 마스터즈 마라톤대회(50개) 분석 결과, 이 대회는 풀코스 완주자 395명으로 전국 24위였고, 3시간 내 기록자는 31명으로 전국 5위권이다. 경남에서 개최되는 다른 대회보다 완주자도 많고 3시간 내 기록자도 많은 것이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2013년에 경남도 4500만 원, 창원시 54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이 대회는 올해 2억 원 정도 운영비가 들어갔는데, 참가비는 1억 원 정도다.

경남도는 2006년 700만 원을 시작으로 매년 보조금을 증액해 지원해 왔다. 홍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김태호 전 지사(현 국회의원) 때부터 보조금을 지원해 온 것이다. 창원시는 2002년부터 이 대회에 보조금을 지원해 왔고, 내년 예산에도 포함돼 있다.

경남도는 새해 예산안(6조 2077억 원)을 편성해 경남도의회에 제출하면서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경남도의회 상임위(문화복지위)는 보조금을 추가 편성(비목신설)했는데, 새누리당 다수인 예산결산특위에서 전액 삭감했다.

다른 마라톤대회 보조금은 그대로다. 경남도는 경남신문사의 경남전국마라톤대회(9000만원)·창녕부곡마라톤대회(1800만원), MBC경남의 선진강매화꽃길전국마라톤대회(4500만원), 경남일보사의 진주남강마라톤대회(4500만원)에 올해와 같은 규모로 새해 보조금을 편성해 놓았다.

언론사 주최 마라톤대회는 지원, 힘없는 대회만 삭감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사랑하는마라톤동호인,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 6·15경남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불공정 편파적 예산 무편성, 홍준표 지사를 규탄하고, 평화통일 가치 부정하는 새누리당 도의원 규탄한다"며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예산 즉각 복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창원 명마클럽 김동헌 훈련팀장, 두산중공업 마라톤클럽 염주민 대표,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동길 부본부장,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 박해정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박해정 사무국장은 "계속 사업이기에 당연히 보조금은 편성된 줄 알았는데 뒤에 알고 보니 창원통일마라톤대회만 빠졌더라"며 "경남도청 담당자한테 그 이유를 물어봐도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회는 그동안 사고 한 번 나지 않고 깔끔하게 진행해 왔다"며 "보조금을 삭감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경남도는 이전 김태호 전 지사 시절부터 보조금을 지원해 왔는데, 홍준표 지사 집행부는 아무런 이유 없이 2014년에는 편성조차 하지 않았다"며 "도의회 상임위에서 보조금의 필요성을 인정해 예산을 추가 현성했으나 예결특위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앞장서서 추가 편성된 예산을 또 다시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내년도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삭감해 말썽을 빚고 있다. 사진은  제13회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때 창원종합운동장을 출발하는 모습.
 경남도가 내년도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보조금을 삭감해 말썽을 빚고 있다. 사진은 제13회 창원통일마라톤대회 때 창원종합운동장을 출발하는 모습.
ⓒ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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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홍준표 지사 집행부와 예결특위의 행위는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폭거"라며 "이른바 힘있는(?) 언론사가 주최하는 대회에는 보조금을 올해와 똑같이 지급하고 있고, 힘없는 창원통일마라톤대회만 칼질을 하고 유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번 폭거의 이면에는 경남도지사와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이념적 편협성도 작용하고 있다"며 "창원통일마라톤이 그동안 만들어온 성과를 뭉개고 대회 자체를 없애 버리기 위한 치졸한 행위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 위해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지역 마라톤동호인들과 13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함께 달려온 10만여 명의 대회 참가자들에게 경남지사와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폭거를 낱낱이 알려나가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 체육진흥과 담당자는 "전반적으로 예산은 여러 가지 재정 여건을 반영하고, 도에서 지원하는 목적과 맞아야 하며, 효과도 있어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감축 기준에 따라 편성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창원통일마라톤대회,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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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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