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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위터에 올라온 김태흠 의원 극과 극 사진 중 하나.
 한 트위터에 올라온 김태흠 의원 극과 극 사진 중 하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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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의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사진이 큰 인기를 모았다. 김태흠 의원이 나오는 사진 두 장이 올라왔는데, 하나는 지난해 총선 때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큰 절을 하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국회 청소노동자들이 김 의원 앞에서 고개를 숙인 모습이다.

이러한 'SNS 비교체험 극과 극'은 '트위터 놀이'로 변주됐다. 누리꾼들이 청소노동자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나 백악관 청소노동자와 주먹인사를 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김태흠 의원과 대비시키는 사진들을 연달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트위터 이용자 'namock'은 이런 촌철살인을 남겼다.

"비둘기와 정치인의 공통점은 먹이를 줄 때는 고개를 숙이지만 하늘로 날아가면 우리한테 똥을 싼다."

가장 영향 미친 인물 '박근혜 멘토' 김용환

초선인 김태흠(51) 의원은 현재 충남 보령시와 서천군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이다. 1963년생인 그는 전두환 정권 시기였던 1980년대에 공주고와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흔히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를 가리키는 '386세대'라고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국무총리실에서 첫 공직을 시작했다. 지난 1998년부터 지난 2003년까지 국무총리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이다. 그곳에서 공보과장, 공보정책담당관을 맡았다. 그가 국무총리실에 근무한 기간은 새정치국민회의(DJ)와 자유민주연합(JP)의 연합정부인 'DJP정부'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이러한 김 의원의 공직 경력은 김용환 현 새누리당 고문을 뒷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김 고문을 꼽았다. 김 고문은 DJP정부의 한축이었던 자민련에서 사무총장과 수석부총재를 지냈다. 특히 김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의'의 좌장이자 박 대통령의 멘토로 통하는 인물이다.

충남지역의 한 정치인사는 "김태흠 의원은 김용환 전 의원이 한나라당에 합류할 때 한나라당에 들어와 계속 한나라당에서 활동했다"라고 전했다. 김 고문은 한국신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01년 10월 이회창 총재 체제의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지난 2003년 초 DJ정부의 임기가 공식으로 끝나면서 총리실에서 나온 김 의원도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활동을 본격화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 2009년까지 한나라당 보령·서천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 한나라당 충남도당 대변인, 충남도 정무부지사, 충남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17대(2004년)와 18대(2008년) 총선에서 잇달아 류근찬 후보(자민련, 자유선진당)에게 패했다. 이후 지난 2011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뒤 지난해 19대 총선을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김태흠 의원 SNS 비교체험 극과 극' 놀이.
 트위터에서 인기를 끈 '김태흠 의원 SNS 비교체험 극과 극' 놀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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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신주류'와 '새누리당 종북몰이 전문꾼' 사이      

지난해 대선 당시 충남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김병호 전 의원이 단장으로 있던 중앙선대위 공보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때부터 지역언론들은 그를 '충청권 친박 신주류'로 분류했다. 이는 그가 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김용환 고문을 뒷배경으로 하는 '신진정치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평가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 스스로 '친박 핵심이다'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이후 국회 태안유류피해특위 간사와 국회 윤리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원내 대변인을 맡아 또다른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원내에서 주로 '대야 공격수'로 활약했다. 보수성향 인터넷매체인 <데일리안>은 그를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숙성된 파이터로 통한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과 친하다는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예전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역주행, 노브레이크, 급발진'의 종합선물세트 의원들을 꼽았는데 여기에 이장우·이노근·함진규 의원 등과 함께 김태흠 의원이 지목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정치적인 입장은 어떤지 몰라도 사나이 같은 사람이다"라고도 평했다. 

'파이터' 김 의원의 표적은 주로 문재인 후보(의원)와 통합진보당 등에 집중됐다. 지난 7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논란과 관련해 "이제 NLL 논란을 끝내자"는 문재인 의원을 향해서는 "뻔뻔함과 무책임의 극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9월에는 "문 의원 스스로 대선불복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이 "국정원 사건은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위해 자행된 일이고, 그 수혜자는 박 대통령이다"라고 말한 데 따른 공격이었다.

또한 김 의원은 지난 3월 통합진보당을 "종북주의 정당"으로 규정한 뒤 "해체해야 한다"거나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지난 9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의혹 사건이 터지자 김 의원은 "이석기랑 같은 국회에 있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로 그는 같은 당 소속 김진태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종북몰이 전문꾼'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다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에는 "반대한다"고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1월 김 의원은 "헌재소장은 도덕성 측면에서 장관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하는데 이 후보자를 놓고 지저분한 의혹이 수십 건 나오지 않았느냐?"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론을 제기했다. 

"툭하면 파업" 발언 일파만파... '청소노동자' 트라우마 생겨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에 대해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3권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터인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 김태흠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 되면 파업만 벌일 것"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에 대해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3권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터인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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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회 청소노동자문제와 관련한 발언은 김 의원을 단박에 '전국구 의원'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난 11월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접 고용(정규직화)을 추진하던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을 이렇게 질타했다.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무관리문제도 그렇고, 이제 노동3권 보장돼요. 툭하면 파업 들어가고 할텐데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겠나?"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인 '파업권'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게다가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은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박희태 국회의장이 약속한 것이었다(관련기사 : 정규직 되면 툭하면 파업? 그 말부터 청소합시다). 약속대로라면 비정규직인 국회 청소노동자 200여 명은 내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그랬으니 직접 고용에 반대한 김 의원의 발언은 이들을 분노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김 의원이 "노동3권을 반대한 게 아니고,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자주 하게 되면 국회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발언은 '일파만파'였다. 국회 청소노동자들은 국회 운영위원회를 항의방문했고(11월 26일), 민주노총 충남지역노조 소속 보령시·서천군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김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11월 29일).

전국환경미화원제도개선공대위도 "김 의원의 눈에는 정말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로 보이냐?"고 반발하면서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12월 3일).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도 비판여론이 거세졌다. "헌법 부정", "막말", "악행", "언어테러"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에게 '청소노동자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였다.

"청소용역인지 뭔지 때문에 요즘 죽을 맛이다. 악성댓글로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알겠다."(12월 5일, 국회 운영위원회)

김 의원에게 '낮은 곳'은 어디일까? 
 
김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http://kimtaeheum.com/)에다 자신의 특기를 "힘 있으면서 나쁜 사람 혼내주기"라고 적었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정치를 "따뜻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 만들기"라고 정의했다. 그가 좋아하는 격언은 <관자(管子)>의 '형세해(形勢解)'편에서 유래한 '해불양수(海不讓水)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큰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하지만 '파이터' 김 의원이 '일파만파'를 자초한 "국회 청소노동자 툭하면 파업" 발언은 그가 내세운 특기, 그가 하고 싶은 정치에 의문을 품게 한다. 더군다나 그에게는 '해불양수적 포용력'도 없음이 드러났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낮은 곳, 억울한 곳, 힘든 곳부터 살피겠습니다'라는 소개글이 나온다. '연봉 1500만 원 청소부가 노동 3권을 주장하면 힘들고 피곤해진다'는 김 의원에게 '낮은 곳'은 대체 어디일까.


태그:#김태흠, #국회 청소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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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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