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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준중형급 순수전기차 에스엠(SM)3 제트이(Z.E.)를 내놨다. 한번 충전으로 135킬로미터를 달릴수 있다. 내년엔 4000대를 생산한다. 전기차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준중형급 순수전기차 에스엠(SM)3 제트이(Z.E.)를 내놨다. 한번 충전으로 135킬로미터를 달릴수 있다. 내년엔 4000대를 생산한다. 전기차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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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 년 전까지만해도 전기자동차는 먼 이야기였다. 물론 전기자동차는 꾸준히 선보였다. 하지만 그냥 전기차였다. 일부에선 '기존 엔진을 전기모터로만 바꾼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젠 아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렸다. 불과 1년여 사이에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지난 13일 오후 제주도 중문단지. 늦가을 바닷바람 속 녹색 잔디 위에 하얀색 차가 한대 서 있다. 르노삼성차의 준중형 자동차인 에스엠(SM)3다. 언뜻 보면 기존 SM3와 거의 똑같다. 하지만 자동차 보닛이라도 열어보면 완전히 다른차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국내 첫 준중형 전기자동차다. 정식 명칭은 SM3 Z.E.다. 제로 에미션(Zero - Emission),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말그대로 엄청난 혁신이 뒤따른다. 기존 내연기관이 통째로 사라지니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 없다. 휘발유나 경유를 쓰지 않으니 배출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자동차 뒤쪽의 동그란 소음기도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자동차에 있어왔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필요없게 됐다. 최근에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반으로 접어서 주차하는 자동차를 선보일수 있었던 것도 전기차였으니 가능했다.

엄청난 혁신 몰고 올 전기자동차 시대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 휘발유나 경유를 원료로 하는 엔진 등 대신 전기모터가 새로 자리를 잡았다.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 휘발유나 경유를 원료로 하는 엔진 등 대신 전기모터가 새로 자리를 잡았다.
ⓒ 오토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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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 Z.E.에 올랐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아쉽다. 미국의 지엠(GM)의 볼트(VOLT) 부터 독일 베엠베(BMW)의 아이(i) 시리즈, 일본 닛산 리프 등 전기차들은 나름 고유의 디자인을 갖고 있다. 전기차만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다. 반면 르노삼성을 비롯해 기아차 등은 기존 양산차를 전기차로 바꿨다. 실내외 디자인에서 큰 변화가 없다. 그렇잖아도 값비싼 전기차다. 이 모든 것을 바꾸려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차 시동 버튼을 눌러도 걸렸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소음이 없기 때문이다. 시동을 걸었다고 하지만 전기스위치를 온(on)으로 올려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변속기를 주행모드에 옮겨놓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위~이~잉'의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시속 30km 미만에선 일부러 차의 소음을 만들어서 낸다. 차 밖의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자동차전문지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편집장은 "전기차는 모순되는 두개의 얼굴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른바 효율을 중시하는 경제성과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성이 그것이다. 오 편집장은 "자린고비처럼 운전하다가도 마음만 먹으면 시원하게 내달리는 짜릿한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M3 Z.E. 실내 디자인은 기존 S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계기판 등에서만 약간 다를뿐 전기차만을 위한 새로운 모습이 없어 아쉽다. 실내외 모든것을 바꾸려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SM3 Z.E. 실내 디자인은 기존 S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앙계기판 등에서만 약간 다를뿐 전기차만을 위한 새로운 모습이 없어 아쉽다. 실내외 모든것을 바꾸려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 오토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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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직접 몰아보니 그렇다. 출발과 함께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니 금세 속도계 바늘이 시속 100km를 향한다. 물론 이 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35km 정도였다. 한 번 충전하면 135km를 달릴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주행거리 역시 국내 준중형 전기차에선 가장 길다. 하지만 이는 평상시 운전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100km 주행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달리면 될 듯하다.

모순되는 두 얼굴의 전기차... 경차의 경제성과 스포츠카의 가속감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얼마나 가볍게, 그리고 오래 달릴 수 있도록 만드냐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를 쉽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도 중요하다. SM3 Z.E.는 전보다 분명 진보했다. 엘지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무게는 250kg이다. 웬만한 성인 남자 4명을 기본적으로 태우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얼마나 가볍게, 그리고 오래 달릴수 있도록 만드냐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를 쉽고 빠르게 충전할수 있는 인프라도 중요하다. 사진은 SM3 Z.E. 급속충전 모습.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얼마나 가볍게, 그리고 오래 달릴수 있도록 만드냐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를 쉽고 빠르게 충전할수 있는 인프라도 중요하다. 사진은 SM3 Z.E. 급속충전 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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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크기도 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크다. 뒷좌석 뒤쪽으로 세로형태로 들어간다. 따라서 트렁크 공간이 크게 줄었다. 전기차의 주요고객 중 하나인 택시사업자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특히 외부 관광객이 많은 제주 택시의 경우 커다란 트렁크라도 들고오는 사람은 태우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배터리 충전도 전보다 나아지긴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일반 전기로 3~4시간이면 충분하다. 급속으로 충전하고 싶을경우 43킬로와트(kW)급 충전기를 설치했다. 이것을 쓰면 30분만에 배터리의 80%가 충전된다. 물론 이 역시 일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는 시간보다 훨씬 길다.

르노삼성차에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퀵드롭(Quick Drop) 방식도 선보였다. 스마트폰처럼 충전된 배터리를 갈아끼우면 된다. 시간도 10분 남짓정도 걸린다. 웬만한 자동차가 일반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을 넣는 시간과 비슷하다. 이런 교체방식은 미국의 유명 전기차회사인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프라다.

르노삼성차가 처음 선보인 퀵드롭(Quick Drop) 방식의 배터리 충전 방법. 스마트폰처럼 충전된 배터리를 갈아끼우면 된다. 시간도 10분 남짓정도 걸린다. 웬만한 자동차가 일반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을 넣는 시간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같은 인프라가 보급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르노삼성차가 처음 선보인 퀵드롭(Quick Drop) 방식의 배터리 충전 방법. 스마트폰처럼 충전된 배터리를 갈아끼우면 된다. 시간도 10분 남짓정도 걸린다. 웬만한 자동차가 일반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을 넣는 시간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같은 인프라가 보급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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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시대 원년, 기술혁신과 대중화에 성패 달렸다

르노삼성쪽에선 내년엔 4000대 가량의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했다. 적지 않은 규모다. 박동훈 부사장은 "르노삼성이 전기차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향후 높은 차값도 내려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SM3 Z.E.는 4200~4300만원대로 비싼편이다. 대신 환경부(1500만 원)와 제주도(8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으면 2000만 원 정도면 살 수있다.

문제는 이같은 지원이 영원할수 없다는 것. 국민 세금이 특정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몇 천 만 원씩 지원되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선 내년 친환경차 보조금을 올해보다 500만 원 줄일 예정이다. 제주도는 올해처럼 한대당 1500만원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럼에도 전기차라는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질 때까지 정부차원의 지원은 불가피하다. 김영철 제주대 교수는 "캐나다의 경우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거나 일본처럼 기존 자동차 폐차를 상대로 우선 보상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도 스스로 기술혁신과 함께 대중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 지원과 기술혁신을 통한 대중화는 전기자동차의 대량생산으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자동차값 인하를 가져온다. 내년부터는 기아차 쏘올 이브(EV)를 비롯해 독일 베엠베(BMW)의 전기차 등이 국내에 선보인다. 주행거리 역시 200~300킬로미터에 달하는 제대로 된 차들도 이어진다.

1908년 미국 포드가 모델-티(T)를 만든이후 자동차는 100년이 넘도록 거의 그대로다.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엔진과 철로 만들어진 차체는 여전하다. 그 사이 자동차의 혁신과 변화는 성능 개선에만 맞춰졌다. 하지만 이제 진정한 혁신이 시작됐다. 정보통신(IT) 혁명에 이어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이다. 전기차 시대가 정말 우리 눈앞에 그려지는 것이다. SM3 Z.E.와 제주도의 실험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말그대로 엄청난 혁신이 뒤따른다. 기존 내연기관이 통째로 사라지니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없다. 휘발유나 경유를 쓰지 않으니 배출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자동차 뒤쪽의 동그란 소음기도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말그대로 엄청난 혁신이 뒤따른다. 기존 내연기관이 통째로 사라지니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없다. 휘발유나 경유를 쓰지 않으니 배출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자동차 뒤쪽의 동그란 소음기도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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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르노삼성 전기차, #전기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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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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