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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부장검사)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정치·대선 개입 혐의 증거로 기존에 기소된 커뮤니티와 트위터 게시글 외에 포털 관련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고 재판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준비 중인 내용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서비스인 아고라 관련 게시글이다. 이는 이미 한 차례 공소장 변경을 통해 추가된 트위터 게시글 5만5689건과 별도일 뿐 아니라, 최초 기소된 아고라 관련 게시글 1415건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다. 현재 막바지 정리 작업중인 검찰은 또다시 공소장을 변경할지 아니면 관련 내용으로 재판에 증거로만 제출할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후 열린 원 전 원장 등에 대한 13차 공판에서 검찰은 공개적으로 "게시글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 측이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해 추가로 제출된 증거를 보면 다음 아고라와 관련된 언급이 상당수 있는데, 이 부분은 본 사건과 어떤 관계인가"라고 묻자, 검찰은 "어떤 경로를 거쳐 (국정원) 트위터 아이디를 특정했는지와 관련된 부분"이라면서 "또 하나는 게시글을 추가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아고라 관련 내용은 검찰이 국정원 심리전단 5팀의 트위터 관련 사항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심리전단 5팀 직원 22명의 명단과 그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370여 개를 특정했는데, 비실명 서비스인 트위터 계정을 특정하기 위해 실명제로 운영되는 국내 포털 사이트의 개인정보와 비교작업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은 심리전단 직원들의 포털 사이트 행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심리전단 2팀의 행적이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의미가 있다. 1·2·3·5팀으로 구성된 국정원 심리전단은 1팀은 기획, 2팀은 포털, 3팀은 중소 커뮤니티, 5팀은 SNS로 역할이 분담되어 있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대치 상황이 연출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던 김하영이 소속된 팀은 3팀이었고, 이번에 대폭 추가 기소된 트위터는 5팀 관련 업무였다. 최초 공소장에 다음 아고라 관련 내용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3팀 관련 내용에 부가적일 뿐이었다.

5팀 소관인 트위터 혐의점을 수사했는데 2팀 관련 포털 내용이 따라 나온 이유는 5팀 조직원 중에 2팀에서 옮겨온 사람이 꽤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심리전단에서 SNS 담당을 대폭 강화했는데, 이때 다음 아고라는 소위 '평정됐다'고 판단하고 그쪽 인력 다수를 5팀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2011년 10·26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나경원 후보가 낙선한 직후다. 원 전 원장의 '지시·강조 말씀'에도 당시 SNS에서 뜨거웠던 나 후보의 '1억 피부과' 언급이 나온다.

원 전 원장 측 김승식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트위터 관련해서 검찰이 제출한 수사보고서에 보면 다음 아고라 관련 언급이 자주 나온다, 그것을 보고 오늘 법정에서 질문을 한 것"이라며 "향후 추가한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한다는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위법한 증거 수집 될 수 있어"

한편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민간 정보업체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검찰의 트위터 관련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위법한 증거 수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명 '독수독과(毒樹毒果)'론이다. 또한 트위터 게시글과 국정원 직원이 일대일로 특정되지 않았다며 "국정원 직원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파악이 안된다, 어떤 근거로 심리전단이라고 했는지도 현재로서는 파악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직원 명단 22명과 계정 370여 개가 모두 특정되어 있다면서,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라면 좀더 명확히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또 트위터 관련 게시글은 개인정보가 아니라면서 "또한 법원의 영장을 받아서 정식으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태그:#국정원, #심리전단, #아고라,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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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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