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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들이 확성기를 꺼내들었다. 현장을 누비며 사회취약계층을 지원하던 이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국가의 복지 정책에 직접 경고 메시지를 울린 것이다.

이들이 꺼내든 확성기는 팟캐스트. <사회복지사 소진 환경 연구소(사소환)>라는 팟캐스트다. 사회복지사들은 이 팟캐스트를 통해 우리 복지현실을 현장의 눈으로 진단하는 한편 복지 최일선에 서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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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쥐어주는 게 복지인 줄 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한 홍봉기씨와 김우람 씨는 <사소환>을 진행하는 사회복지사들 가운데 두 명. 이들은 작년 대선에서 다양한 복지정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홍봉기씨는 "국회의원들이 돈만 조금 주면 복지가 되는 줄 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취약계층의 진짜 가려운 부분이 어딘지는 전혀 모른 채 돈으로만 틀어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홍씨는 이것이 "일선에 뛰어들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보단 고위공무원이나 국회의원끼리 책상에 앉아 정책을 만들면서 나타난 폐해"라고 지적했다.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 중엔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마음의 병을 안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이 자살을 택하는 것은 의지할 곳도 없고 삶이 녹록치 않아서인데 국가는 단순히 돈이 없어서 죽은 줄 안다. 정신적 케어만 이뤄져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들인데 돈만 쥐어주면 해결되는 줄 아니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복지를 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은 복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함께 출연한 김우람씨 역시 "현장에 자주 나와서 취약계층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만 와서 춤추고 악수한다"며 "평상시에는 절대 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래서인지 정책과 현실 간 괴리가 크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사들이 소진하지 않도록...

정책과 현실의 괴리는 취약계층의 복지를 관리하는 사회복지사의 현실에도 적용된다. 최근 4명의 사회복지사가 잇따라 자살했다는 뉴스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복지사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회복지사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 반면 이들에 대한 지원책은 형편없이 뒤떨어져 있는 것. 한 사람 당 관리 인원이 2000~3000명이다 보니 일상적인 퇴근 시간이 오후 9시~10시이지만 월급은 공무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

게다가 보건복지부에서 파견됐지만 소속은 행정부라 업무적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직적인 조직체계 속에서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도 사회복지사들을 고립시키는 큰 요인이다.

사회복지사들이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러한 사회복지사들의 열악한 환경을 세상에 알려 더 이상 사회복지사들이 소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후 환경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그들은 지적했다.


태그:#이털남, #사회복지사, #복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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