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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몸은 고단한데 켜켜이 쌓이는 청취자들의 반응을 볼 때마다 기운이 나며 재미있다"고 말했다.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몸은 고단한데 켜켜이 쌓이는 청취자들의 반응을 볼 때마다 기운이 나며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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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노종면 YTN 해직기자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뉴스바 진행과 강정책마을 프로젝트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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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3일 오후 10시 7분]

YTN 구본홍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이끌었던 노종면 기자. 그는 벌써 5년째 싸우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불거진 공정방송투쟁은 MB시절을 지나 박근혜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혹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권력을 쥐면 시혜 차원에서라도 YTN 해직기자에 대한 복직을 허하지 않겠냐 했으나, 그건 결국 헛된 꿈이 돼버렸다.

노 기자는 투쟁에 투쟁을 거듭해 뉴스타파를 지나 국민TV에서 <노종면의 뉴스바>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꼬박 두 시간씩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앵커로 일한다.

몸은 고단한데 켜켜이 쌓이는 청취자들의 반응을 볼 때마다 기운이 난다고 했다. 그리고 재밌다고 했다. YTN에서 뉴스 진행할 때는 어디 댓글 한 줄 달리지 않았는데 날마다 주렁주렁 걸리는 댓글열매에 싱글벙글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TV 사무실에서 노 기자와 만났다. 그는 올 초부터 적극 참여한 '강정마을 책마을 사업'(참가신청 문의)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했다. 17일 크루즈 한 대를 전세 내 500명의 시민들과 함께 책 3만 권을 싣고 떠날 계획이라며 다소 들뜬 눈치였다. 이 배가 너무 커서 900명까지 탑승 가능한데 아직 타겠다는 사람이 그에 절반 수준이니 더 태워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정에 평화바람을 불어넣고 싶은 취지일까. 많은 사람들이 해군기지 문제와 싸우고 있는 강정마을에 총 대신 책, 전쟁 대신 평화를 선사하자고 했다.

다음은 노종면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방송 만드는 재미, 안 해본 사람은 모를걸!"

- 국민TV에서 <노종면의 뉴스바>를 맡은 지 1개월여 지났다. 좀 어떤가.
"재밌다. YTN에서 앵커를 본격적으로 한 게 2005년부터인데, 그때 처음 시작한 프로가 <뉴스세븐나인>이었다. 그때 생각도 난다. 하루 종일 뉴스를 챙겨봐야 하니까 생활 자체가 다시 보도쟁이로 돌아간 느낌이다. 방송 만드는 과정에도 일부 참여하고 있는데 그것도 아주 재밌다. 그런 재미, 안 해본 사람은 모를걸!"

- 해직되긴 했지만 그래도 YTN 멤버로서 국민TV 앵커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땠나.
"안 하려고 했다. 뉴스타파는 제게 굉장히 의미 있는 존재다. 그런데, 국민TV 제안을 받았을 당시엔 뉴스타파 앵커복귀도 거절한 터라 그 상황에서 뭔가 다른 일을 한다는 게 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김용민 피디가 뉴스타파랑 공동제작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건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결국 공동제작은 무산됐지만, 방송하고픈 욕심도 생겼고, 필요성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YTN 내부 사정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해직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YTN이 얼마나 더 나빠졌다고 보나.
"저항의 강도가 낮아졌고 체념도가 높아졌다. 사측의 횡포는 여전하다. 최근 YTN 보도국 기자가 정직을 당했는데 이유는 보도물에 대해 데스크에게 항의했다는 것이다.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일방이 좀 강화되고 일방이 좀 약화되는 구조가 되니까 모순이 더 첨예화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건 당연히 정권이 한쪽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그렇다."

- YTN노조 조합원 후배들은 국민TV 앵커를 맡는 것에 어떤 입장이었나.
"YTN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스스로 판단한 게 아닌가, 혹 다시 올 생각이 없는 건가, 그래서 반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건 제 생각과 전혀 맞지 않다. 지금은 그런 오해는 좀 풀린 것 같은데, 아직 이런 것은 있는 것 같다. 국민TV라는 데는 어떤 정파성을 띠고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것. 그래서 이렇게 얘기했다. 국민TV 정파성에 대해 말하기 전에 YTN 보도의 정파성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고 그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 노동조합 안에서 그런 얘기들이 오갈 때 마음은 어땠나.
"후배들이 걱정하는 걸 아는 순간 마음이 편치 않았다. YTN투쟁 중에서 제게 가장 큰 압박요인이 됐던 건 '후배들이 절 어떻게 생각할까'였다.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상당 부분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국민TV 일이 너무 힘들다. 현재의 조직구성으로는 이 정도의 편성을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도 부족하다. 이렇게 어렵게 일하고 있으니 나는 국민TV 구성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에서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이것저것 맡아서 하다보니 몸이 힘들다."

"하루에 수백 건씩 피드백... 소중한 에너지 얻는다"

- 앵커로 방송을 하는 것 이외에 또 어떤 일을 하나.
"보통 시사프로를 진행하면 작가가 있고 질문도 써주곤 한다. 물론 지금 저를 도와주는 분이 계시지만 거의 반 이상은 저 혼자 쓴다. 일부 조력을 받는 게 미안한 정도여서 웬만하면 그냥 제가 쓴다. 시사 에너그램 공갈이라는 코너를 만들었는데 이것도 2~3분짜리지만 제작에는 3시간가량 걸린다. 시사프로를 매일 2시간 길이로 하면 중간에 뉴스가 짬짬이 들어가는데 여기선 그냥 제가 한다."

- 벌써 5주차가 됐다.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
"여건이 좀 되면 미시적인 부분에서도 방송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섭외와 시간 때문에 인터뷰 1건을 20~30분씩 하는데, 건당 15분 정도로 줄이고 싶다. 15분 안에 다 할 수 있는 얘기를 길게 해서 프로그램이 늘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섭외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하루에 두 건씩 섭외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 피드백은 센 편인가.
"YTN 진행할 때는 댓글 한 줄 없었는데 뉴스바는 하루에도 수백 건씩 의견이 올라온다.(웃음) 방송내용에 대한 평가들도 적절히 안배돼 있어서, 그 피드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도 굉장히 소중하다. 간혹 목소리가 작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가 워낙 말을 좀 작게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방송에선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뉴스바를 진행하면서 갖게 된 원칙이 있다면 뭔가.
"가급적 핵심을 물어보려고 한다. 핵심이 쉽게 드러나도록 조력하는 게 앵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건 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그가 아파할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게 고민이다."

- 국민TV는 진영매체로 인식돼 진행에서 균형을 맞추는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쓸 것 같은데.
"이런 경우가 있다. '내가 그 프로 나갔는데 아주 불쾌했어' 그럼 그 다음부터 그 방송에 출연 안 하게 된다. 내가 토론하는 상대방은 아니니까 내 생각이 있어도 말을 아낀다. 출연자를 상대로 반박하고 공격하고 그 사람 앞에서 논평하는 것, 듣는 사람들은 통쾌할지 몰라도 그게 앵커의 역할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 그 반대편에서 출연자를 너무 치켜세워주는 것도 안 되지만."

"단순한 책 보내기 운동 아니다... 참여 이끌기 위한 것"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강정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 참가신청 웹사이트를 보여주며 프로젝트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프로젝트에 대해 "단순히 책을 기증한다는 것보다는 공동의 참여를 공유하면서 좀더 깊이있게 강정마을에 대해 이해하며 사람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강정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 참가신청 웹사이트를 보여주며 프로젝트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프로젝트에 대해 "단순히 책을 기증한다는 것보다는 공동의 참여를 공유하면서 좀더 깊이있게 강정마을에 대해 이해하며 사람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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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마을 책보내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개인적으로 끌려서 뒤늦게 참여했다. 이 사업은 여러 단계를 거쳐 강정 책마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되도록 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여러 갈래로 별도의 프로젝트를 몇 달간 했다."

- 그동안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됐나.
"작년 11월 작가들이 강정마을에 제안해 마을주민들과 두어 달 협의 끝에 책마을을 만들자는 합의가 이뤄졌다. 올 초 공식적으로 책마을이 출범한다는 소식과 함께 행사 사회를 봐달라고 해서 그때 처음 책마을 사업을 알게 됐다. 해군기지 때문에 고통받는 마을을 책이라는 평화로운 매개를 갖고 마을의 이미지도 바꾸자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 

- 책마을 이벤트는 어떻게 마련되나.
"17일 배가 떠난다. 크루즈 전세를 냈고, 이 배에 강정마을에 기증할 책 3만 권을 싣고 떠난다. 인천항에서 출발해서 제주항에 닿게 된다. 이 배에는 책마을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14시간 밤새 함께 배를 타고 가면서 강정마을에 대한 인식과 공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책을 기증한다는 것보다는 공동의 참여를 공유하면서 좀더 깊이있게 강정마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책 보내기 운동 아니냐, 이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본질은 그게 아니다. 사람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것이다."

-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뭔가.
"17일 열리는 선상문화제다. 여러 예술인들이 참여해 14시간동안 밤새 공연과 강연 등을 한다. 그것은 선상문화제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강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구하는 계기가 되고 감동을 드리는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 참여자들이 책마을의 씨앗이 될 거라 판단한다."

- 그 배에는 누가 타나?
"가수 이은미씨, 산악인 박정헌씨, 김두식 교수, 소설가 황정은씨, 동화작가 유은실씨, 영화감독 허철, 손문상 화백 등이 함께 한다. 유은실씨는 배 위에서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 교실을 할 것이고, 허철 감독은 다큐멘터리 제작과 체험에 나선다. 손문상 화백은 캐리커쳐를 그려줄 것이다. 500명 정도가 이 배에 동승할 텐데 모두 일몰을 보면서 출항하게 된다. 일몰을 보며 출항한 배는 해가 뜬 뒤 제주항에 도착하게 된다. 배만 타도 멋있을 텐데, 공연이 감상포인트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행사 이후에 남는, 지금은 예상할 수 없는 에너지, 물적 자원들이 책마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

"주류언론 보는 순간 당한다... 개인이 아무리 똑똑해도 미디어 못 이겨"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장윤선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민TV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노종면의 뉴스바리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TV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장윤선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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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강정은 어떤 상황인가.
"여전히 힘들다. 마을 분들은 늘 웃으시지만 마을 입구 초입에는 큰 덤프트럭들이 들락날락하고, 경찰이 진을 치고 있다. 신부님, 수녀님들이 신자들과 함께 평화의 미사를 올리고 있고, 성직자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엊그제도 두 분이 구속됐다. 송강호 신학박사와 박도현 수사 두 분은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강정에 살던 주민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됐다. 구속이 남발되고 징역형을 때리는 수준으로 와 있는데 언론은 보도 안 한다. 주민의 구속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70대 노인의 징역살이가 1심 판결로 나왔는데 그 의미를 주목하는 언론이 없다."

- 대중은 강정마을 소식을 어디서 접하는 게 좋겠나.
"주류언론을 직접 보시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강정뿐 아니라 밀양 송전탑도 그렇다. 그런 신문을 보는 순간에 당한다. 개인이 아무리 똑똑해도 미디어를 이길 수 없다. 지금은 '땡전뉴스'를 보고 다들 비웃고 있지만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았다. 아마 지금 이 보도를 10년 뒤 20년 뒤 후배들이 보면 비웃을 것이다. 땅굴 보도도 마찬가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땅굴이야 하겠지만 안보는 예기치 않은 데 있다는 식으로 나오면 또 속게 돼 있다."

- 언론의 불균형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어떤 돌파구가 있겠나.
"언론 자체의 돌파구는 없을 거라고 본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 없다. 제가 진행하는 프로의 이름을 '바리케이드'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한데, 청취자 그리고 예상가능 청취자들을 보호하는 게 이 시기를 견디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자꾸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그건 위험하다. 안 되면 실망할 게 아닌가. 크게 보면 지난 대선 때 민주주의를 선택했던 사람들, 언론의 후퇴와 장악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분들만이라도 의도적으로 왜곡하지 않는 그나마 언론의 기본을 유지하는 언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강정 책마을 사업, 17일 떠날 이 배의 정원은 900명이다. 더 탈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했다. 본인의 힐링을 위해서라도 함께 동참해줬으면 좋겠다. 16일까지만 신청하면 된다."



태그:#노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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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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