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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부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가장 '뜨거운' 내용은 뭘까요? 바로 "편집 원칙이 뭐죠?"라는 질문입니다. 창간 10여년 동안 시민기자와 편집기자 사이에서 오간 편집에 대한 원칙을 연재 '땀나는 편집'을 통해 시민기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의 삽화는 조재철 시민기자님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편집자말]
부럽다. 같은 과 동기 A가 이번 과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과제는 <오마이뉴스>에 기사 쓰기. 메인 화면에 배치돼 심지어 원고료까지 받았단다. 아픈 기억이 있는 내겐 그저 배가 아플 뿐이다. 나도 기사를 쓰긴 썼다. 편집부에게 '이건 기사로 채택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을 뿐. 왜냐고? 본인 이름으로 쓴 글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물론 내가 내 이름이 아닌 엄마 이름으로 가입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실명 확인을 받으려면 핸드폰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내 핸드폰은 엄마 명의로 돼 있다. 그러니 당연히 엄마 이름으로 가입할 수밖에... 난 정녕 내 이름으로 기사를 쓸 수는 없는 걸까. 흑, 내 학점 돌리도.

편집기자 입장에서 참~ 안타까운 이런 일이 더러 있습니다. 주로 새로 기자회원으로 가입해 기사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죠. 이 분 말대로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으로 가입해 기사를 쓰려면 반드시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지난 2012년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판결로 국내 사이트에서는 더 이상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주민등록번호 체계로 회원을 관리하던 국내 사이트 회원 가입도 어려워졌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핸드폰을 이용한 본인인증과 아이핀 가입 후 본인인증 방법을 쓰고 있죠. 

이러시면 안 됩니다.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은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은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 조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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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런 본인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가족 명의로 기자회원 가입을 하는 일이 있는데요. 청소년 시민기자가 부모님 이름으로 가입한 경우, 기사만 읽으면 글쓴이가 여자임이 확실한데 회원 정보에는 남자인 황당한 '시츄에이션'도 확인해 보면 대부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가족인데 이것도 명의 도용인가요?"라는 반문도 가끔씩 듣는데요, 이용문의 게시판에는 '부적절한 회원 활동으로 징계를 받거나 명예훼손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당사자의 이름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자회원 가입은 반드시 본인 실명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시민기자들 중 간혹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내 명의로 된 핸드폰이 없으면 기사를 못 쓰는 건가요?"
"……."

'핸드폰 없인 기사도 못 쓰는 더러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고 인정할 수도 없고….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혼자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 담당 부서인 전략기획팀에 물었습니다. 시민기자들의 이런 질문에 당황한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살짝 위안이 됩니다). 아래와 같은 공지글이 사내게시판에 공지되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소셜 로그인이나 간편 가입 등이 도입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가입 방법이 미비한 상태입니다. 설령 도입된다 하더라도 일반 회원이 아닌 시민기자 회원 가입은 실명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휴대폰 본인인증과 아이핀 가입을 통한 본인인증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기사쓰기를 제외한 엄지뉴스, 블로그뉴스, 댓글쓰기, 10만인클럽, 오마이스쿨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반회원 가입은 핸드폰이 본인 명의가 아닌 이유 등 불가피한 경우 본인인증을 할 수 없다면 회원 가입시 신분증 파일만 보내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분위기를 바꿔, 갑갑한 원칙 대신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볼까요? 간혹 시민기자 가운데, "개명했는데, 이름 바꿔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개명이 받아들여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만 편집부에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건 참 쉽죠잉?

아이핀으로 시민기자 회원 가입하려면?
아이핀도 본인인증이 필요합니다. 다만, 아이핀은 인증 수단이 몇 가지 더 있는데 신용카드나 대면 인증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핀 발급업체나 한국인터넷진흥원(http://i-pin.kisa.or.kr/kor/main.jsp)에서 아이핀 발급을 한 후 가입을 시도하시면 됩니다.



태그:#땀나는 편집, #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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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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