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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논란 진상 조사 결과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권재홍 앵커가 27일 뉴스를 시작하며 한 말마따나, 전격적으로 이뤄진 발표였다. 이날 법무부는 오후 5시도 넘어 갑작스럽게 채동욱 검찰총장 스캔들 진상 조사 결과라며, A4 한 쪽 분량의 발표를 내놨다. 언론은 이번 발표의 시기나 형식을 두고 "이례적"이라 평가했다.

발표의 요지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의 어머니로 지목된 임아무개씨와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정황'과 '증언'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를 토대로 청와대에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무부는 발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 요구에는 "밝힐 수 없다"고만 말하며, 답변을 피했다.

머리기사라기엔 부실, 법무부 발표를 전하는 데 그쳐

9월 27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9월 27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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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9월 2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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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두 공영방송은 법무부 발표를 저녁 메인뉴스 전면에 배치했다. KBS <뉴스9>은 세 꼭지, MBC <뉴스데스크>는 두 꼭지 기사에서 다뤘다. 그러나 머리기사라기엔 보도가 부실했다.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의 발표를 전하는 데 그쳤을 뿐, 갑작스러운 발표 시기나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부가 잠적한 임모 여인을 결국 만나지 못했고, 진상조사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혼외아들 의혹에 대한 진상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뉴스9>가 첫 번째, 두 번째 꼭지 기사에서 법무부 발표 내용을 전한 후 내놓은 결론이다. <뉴스데스크> 역시 "결정적 증거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소송을 통해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법무부 발표가 진실을 밝히는 데는 부족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두 공영방송은 법무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SBS <8시뉴스>는 세 번째 꼭지에서 법무부 발표를 전했다. KBS·MBC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비중을 낮춰서 보도한 것이다.

9월 27일 JTBC <뉴스9> 화면 갈무리.
 9월 27일 JTBC <뉴스9>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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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보도 내용은 종합편성채널인 JTBC <뉴스9>이 더 충실했다. 법무부 발표를 머리기사로 올리고, 이어진 기사에서 손석희 앵커와 취재기자의 문답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법무부 대변인이 구체적인 증거를 답변하지 않은 상황, 발표 형식과 시점, 발표 배경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을 진행했다.

KBS, 복지에 대한 '데스크 분석'이 국민적 합의로 끝?

9월 27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9월 27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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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휴대전화와 주유소 공짜 휴지의 공통점은 뭘까요? 따져보면 공짜 아니라는 거죠? 내년 예산 따져 보니, 복지도 그렇습니다."

KBS <뉴스9>은 27일 6번째 꼭지 기사로 <[데스크 분석] '복지' 논란…합의점 찾아야>를 내놨다. 정부가 100조 원 넘게 복지예산을 책정했지만, 이 때문에 적자 26조 원을 무릅썼다는 지적이었다. "공짜 복지"란 없기 때문에, 증세나 복지지출 조절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덧붙여졌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연금 등 복지 공약 후퇴를 공식 사과했다(관련기사 : 박 대통령, 노인들 앞에서 "안타깝고 죄송").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에서 복지와 국가재정 사이의 균형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중이다. KBS의 보도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은 부실했다. 단순히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을 말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복지정책을 두고, 공영방송의 '데스크 분석'이라기엔 힘이 빠진다. 마치 KBS·MBC 두 공영방송의 최근 보도태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모양새였다.


태그:#방송 모니터링, #MBC <뉴스데스크>, #채동욱 검찰총장, #SBS <8시뉴스>, #KBS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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