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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집회측 추산 1000명(경찰 추산 400명)의 시민이 모였다.
 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집회측 추산 1000명(경찰 추산 400명)의 시민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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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도 8번째 촛불이 타올랐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특별검사제 도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부산시국대회에는 1000여 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400여 명)의 시민이 변함없이 도심 아스팔트 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시국대회는 정당 관계자들의 발언을 최대한 배제하고 일반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설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데 힘쓴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재치있게 얽히고설킨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사자성어 정리했다. 노동자연대 다함께 회원이라고 밝힌 박준희씨는 개혁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도중에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들고 나온 국정원을 '적반하장'(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라 비판했다.

"저는 이 사건(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처음 접하고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에 국정원 개혁을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국정원을 이용해 국정원 부정행위를 규탄하는 한축인 진보당을 공격한 거잖아요. 저는 이것이 진보당 뿐 아니라 우리 운동 전체를 공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씨는 "저들은 이제 진보당과 연관을 빌미로 철도노조와 전교조로 탄압을 확대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우파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다른 진보정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한 마녀사냥을 넓혀갈 것"이라 단언했다. 그의 이런 말을 이태환(46) 공공운수노조 KCTC지부장은 '순망치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정리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립니다. 통합진보당이 정권 뜻대로 궤멸하면 다음은 민주당이나 진보개혁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당하면 바보입니다. 함께 흔들리지 말고 싸웁시다"

문성근 "국정조사 충분치 않으면 특검 도입해 진상규명해야"

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특히 시민들은 국회 국정조사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뜻을 집중적으로 밝혔다.
 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특히 시민들은 국회 국정조사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뜻을 집중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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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민들의 발언처럼 시국대회에 함께한 참석자들은 국정원의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수사에 저의를 의심하며 변함없이 국정원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이어나갔다. 특히 이날 시국대회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뒤 한동안 대중 앞에 서지 않던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부산 시민들을 만났다. 

문 전 대표는 이번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두고 "국정원이 불법정치공작을 했고 그것이 들키자 여론조사에서 뒤집어지는 순간 경찰이 축소 은폐 발표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대선 결과를 뒤집은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둥번개가 치든 비바람이 몰아치든 우린 이 본질만 붙들고 있으면 된다"며 "국정조사가 충분치 않으면 특검을 도입해서 진상규명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민들에게 "이 일이 이루어질 때가지 지치지 말고 매주 이 자리에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본격적인 개강을 맞아 대학생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었다. 부산대학교 노래패 학생들의 노래공연이 이어졌고 발언도 줄을 이었다. 부경대학교에 재학중인 정수지(26)씨는 이석기 의원을 겨냥한 국정원의 수사를 "지금 국정원은 위기에 몰리자 종북 필살기로 우리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수작"이라 칭하며 "이 필살기가 저들의 최후의 발악인데 겁먹어도 안 되고 포기해선 더더욱 안 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부산시국회의, 9월 둘째주 범국민 집중 주간 선포

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시국대회가 열리는 도중 한 시민이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지에 서명하고 있다.
 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8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시국대회가 열리는 도중 한 시민이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지에 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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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시민들은 변함없는 국정원 개혁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윤소윤(31)씨는 "지금 우리가 앉아있는 국정원 촛불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 조사할 수 없는 일"이라며 "촛불 사그라지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사그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정원 댓글로 이득을 본 것이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고싶다"고 말한 김광민(33)씨는 "만약 누군가가 피해를 봤다면 그게 득을 본 것이 아닌가"라며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막바지에 무대에 올라선 성경호(59)씨의 발언은 가장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낙동강이 녹조범벅이라는데 거짓말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원 직원들을 빠트렸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자기가 서민이고 못살겠다고 하면서 왜 조중동과 새누리당 말을 듣고 엉뚱한데 찍고 뒤에가서는 생활고를 이야기하나"며 "다음선거에서는 정말 우리나라를 위하는 사람에게 투표하자"고 말했다.

9시께 시국대회를 정리한 부산시국회의는 9월 둘째 주를 범국민행동 집중 주간으로 정하고 국정원 규탄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9일 천주교의 시국미사를 시작으로 불교의 시국법회와 개신교의 시국기도회가 준비되고 있다. 11일부터는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의 특검 도입 촉구 1인 릴레이 시위가 벌어지고 13일에는 특검법 촉구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9차를 맞이하는 부산시국대회도 주말을 맞는 14일 서면에서 열린다.


태그:#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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