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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붐이다. 작년말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진 이후 더욱 또렷하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미 수천여개의 협동조합이 세워졌고, 준비중이다. 특히 경기침체기 일자리 만들기의 새로운 경제모델로 떠오르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10년부터 협동조합 모델을 주목해왔다. 이후 이탈리아 볼로냐와 캐나다 퀘벡주 등의 해외와 국내 사례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번엔 국내 대표적인 소비자협동조합인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단장 이희한)에서 캐나다 협동조합의 원조격인 서스캐처원을 방문해 그들의 모습을 전하려 한다. [편집자말]
 캐나다 새스커툰 시내 북쪽에 자리잡은 의료협동조합 '커뮤니티클리닉'의 모습. '헬스케어 코-옵(Health Care Co-op)'이라고 적은 입간판이 서 있다.
 캐나다 새스커툰 시내 북쪽에 자리잡은 의료협동조합 '커뮤니티클리닉'의 모습. '헬스케어 코-옵(Health Care Co-op)'이라고 적은 입간판이 서 있다.
ⓒ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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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캐나다 서부 새스커툰 시내의 한 협동조합 병원 앞에 섰다. 소박한 건물 앞에 '커뮤니티클리닉, 의료협동조합(Health Care Co-op)'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 들어가기 전 한국에선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이 폐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공적의료체계가 무너지는 한국 현실과 달리 캐나다는 무상 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의료협동조합이 있다. 이날 방문한 커뮤니티 클리닉도 마찬가지. 실내로 들어서자 내부는 작은 병원급 시설과 함께 의료진이 갖춰져 있었다. 입구 환자 접수창구를 지나 병원 한쪽 벽면에 걸린 큰 그림 액자를 보게 된다. 사람들이 서로 춤을 추며 축제를 벌이고 있는 그림이었다.

이곳 홍보를 맡은 잉그리드 라르손씨는 "1962년 7월 캐나다에선 처음으로 서스캐처원에서 무상의료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했다. 이 지역의 화가가 그려서 병원에 기증했다. 무상의료 도입을 기념하는 이 그림은 지난 50년 동안 서스캐처원을 지키고 있었다. 그림에는 당시 사람들의 환희가 그대로 그려져 있다.

이곳 커뮤니티 클리닉은 한국으로 따지면 1차 진료 병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이 환자를 대하는 모습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단순히 한 사람의 건강 이상 여부만을 체크해주는 의료 서비스 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중인 헬스 인포메이션 센터의 기능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새스커툰 의료생협, 커뮤니티 클리닉이 살아가는 방식

 캐나다 새스커툰의 의료협동조합인 커뮤니티클리닉의 홍보담당자 잉그리드 라르손. 그는 병원 현관 벽에 걸린 그림액자 앞에서 아름다운 투쟁’을 담은 그림 이야기를 소개했다.
 캐나다 새스커툰의 의료협동조합인 커뮤니티클리닉의 홍보담당자 잉그리드 라르손. 그는 병원 현관 벽에 걸린 그림액자 앞에서 아름다운 투쟁’을 담은 그림 이야기를 소개했다.
ⓒ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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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클리닉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135명이 근무하고 있다. 적지 않은 규모다. 92명의 자원봉사자도 이곳의 병원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서스캐처원주에 4곳의 의료생협이 있고, 새스커툰에만 2곳이 있다. 병원의 조합원수는 1만 명, 이곳을 이용하는 환자수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이곳의 특징은 노인이나 이민자, 원주민(인디언)과 같은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조합원과 커뮤니티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정부지원의 공적의료시스템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 커뮤니티 클리닉 조합원이 되려면 1년에 15 캐나다달러, 가족단위는 30 캐나다 달러를 내야한다. 물론 저소득층은 면제다. 또 조합원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주민들도 똑같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곳 주민들은 왜 의료 생협의 조합원이 될까. 굳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진료는 똑같이 받을수 있는데 말이다. 의료협동조합의 가치와 목적을 공감하고, 통합진료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합원이 되면 병원 소식지를 받고, 병원 운영에도 직접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진료를 받고 나오던 임산부 스타시 토마스(20)씨는 "이 병원은 친절하고 진료를 잘해준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병원에선 멋진 건물이나 최첨단 시설보다 환자가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환경이 더욱 돋보였다.

이곳 팀 아케 상임이사는 "연방정부차원의 의료복지 분야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료협동조합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협동조합의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퀘벡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단순한 진료 중심의 의료생협 차원에서 위급환자만을 다루는 앰블런스협동조합, 장례 협동조합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캐나다의 무상의료

캐나다는 세계에서 제일 긴 국경선을 가진 나라 중에 하나다. 바로 옆 미국과 넓은 지역의 국경과 마주해 있다. 이같은 지역적 특징 때문에 캐나다 안에서 자국내 교류보다 미국과의 교류가 더 쉽고, 빈번한 편이다.

미국과 밀접하게 교류하지만, 미국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의료보험이다. 미국 의료시스템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에서도 나왔듯이, 미국은 공공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다. 하지만 캐나다는 공적 의료보험이 잘 갖추어져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아프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영화 '식코'의 한 장면은 이같은 현실을 그대로 그려냈다. 한 여성이 병 치료를 위해 캐나다 국경을 넘는다. 국경에서 그는 캐나다 친구와 결혼할 사이라며 거짓말을 하면서 경찰의 눈을 피해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어 영화는 캐나다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토미 더글러스'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 토니 더글러스 주지사는 무상의료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자신이 주지사하던 시절인 1962년 캐나다 최초로 무상의료를 전면적으로 실시했다. 사진은 서스캐처원주의 새스커툰 시내 도로교통 제어기에 그려진 토니 더글러스 주지사 모습.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 토니 더글러스 주지사는 무상의료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자신이 주지사하던 시절인 1962년 캐나다 최초로 무상의료를 전면적으로 실시했다. 사진은 서스캐처원주의 새스커툰 시내 도로교통 제어기에 그려진 토니 더글러스 주지사 모습.
ⓒ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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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더글러스는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주지사였다. 1962년 캐나다에 첫 '무상의료'를 도입했다. 캐나다에선 무상의료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다.

캐나다 국민들사이에서 '가장 위대한 캐나다인'으로 뽑힐 정도다. 그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개인이나 가정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무상의료 신념은 그 자신의 경험에 나왔다. 골수염으로 다리를 절단할 위기에 놓였을때 한 의사으로부터 무료로 수술을 받았다. 토미 주지사는 이를 계기로 무상 교육과 함께 의료 역시 인간의 기본권으로 누구나 제공받을수 있도록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겼다. 결국 한 사람의 생각이 모든 사람을 병으로부터 자유롭고 행복하게 한 것이다.

사실 캐나다의 무상의료 시스템은 1929년 대공황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공황은 캐나다의 중서부 농촌과 도시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빈곤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1932년 농민과 노동자 단체, 시민단체, 사회주의자들이 연대해 북미 최초 사회주의정당인 CCF(연방협동조합당 Co-operative Commonwelth Federation)이 만들어진다.

무상의료에 의사들 집단반발과 파업... 의료생협으로 막아내다

CCF는 1944년 서스캐처원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해 주정부를 구성한다. 이 선거가 캐나다와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공공성과 사익추구라는 정반대 다른 길을 걷게 한다. 1950년초 부터 서스캐처원 주정부는 보건과 의료, 건강시스템을 사람 중심 제도로 개혁한다.

취약 계층에 대한 무상의료 실시, 암 및 정신 질환에 대한 무료치료, 상수도 보급, 주립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면서 서스캐처원은 캐나다에서 가장 앞선 복지제도가 실시되는 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이 개혁의 하이라이트가 1962년 무상의료 전면 실시였다.

커뮤니티 클리닉의 팀 아케 이사는 "당시에도 기득권을 가진 의사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컸다.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고 파업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마 북미 최초 의사들의 파업일 것"이라며 "주정부는 파업 복귀만을 호소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의료체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정부와 시민단체, 양심적인 의사들 스스로 지역사회와 함께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래서 나온 것인 바로 의료협동조합이었다. 35개 지역에서 의료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을 막았다. 결국 파업 의사들은 한달 만에 병원으로 복귀했다.

팀 이사는 "무상의료의 정당성과 시민들의 설득, 강력한 대체 의료 시스템이 파업 의사에게 백기를 들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스캐치원의 전면 무상의료제도(메디케어)는 캐나다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1966년 캐나다의 연방정부가 무상의료제도를 법제화하고 1972년에 비로소 캐나다 전역에서 실시됐다. 

 의료협동조합 '클리닉 커뮤니티'는 단순히 한 사람의 건강 이상 여부만을 체크해주는 의료 서비스 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협동조합 '클리닉 커뮤니티'는 단순히 한 사람의 건강 이상 여부만을 체크해주는 의료 서비스 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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