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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국정원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국정원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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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정원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원합니다. 노령연금 20만 원에 목을 매고 지난 대선 때 단체로 1번 찍은 어르신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저 같은 어린 학생이 추악한 정치에 속상해 하지 않고 오직 공부 좀 편안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도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30일 오후 7시부터 구미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150여 명의 시민들은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되찾고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며 촛불을 높이 들었다.

구미풀뿌리희망연대와 구미작은공동체 등 시민단체가 주최해 이날 구미에서 처음 열린 촛불문화제는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란 주제로 주최 측의 규탄발언과 문화공연, 시민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황대철 구미풀뿌리희망연대 대표는 "국정원이 민심을 왜곡하고 정치개입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민주주의 회복 없이는 민생도, 복지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국정원 개혁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봉도 구미시민정치캠프 대표도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할 책임이 있다"며 "선거에 도움이 되었느냐 안 되었느냐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시민이 특검으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시민이 특검으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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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한 어린이가 민주주의 촛불 옆에 자신이 든 촛불을 세우고 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한 어린이가 민주주의 촛불 옆에 자신이 든 촛불을 세우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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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의 발언과 문화공연도 이어졌다. 중학생인 최건호(15)군은 국정원이 선택한 대통령 대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원한다며 노령연금 20만 원에 목매어 1번 찍은 어르신들이 좋은 나라, 정의로운 나라 만드는데 나서 달라고 말했다.

최군은 "몇 해전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을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숨죽여 지켜보며 국민들 앞에 고개 숙이던 MB를 보았지 않느냐"며 "저같은 어린 학생이 추악한 정치에 속상해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구미공단에서 34년째 일하고 있다는 박명환씨는 "오늘 촛불을 들기 위해 잔업을 포기하고 나왔다"면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인사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종북 딱지를 붙이는데 진짜 종북은 해방 이후부터 북한을 이용하며 국민들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저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아이의 아빠라고 발긴 홍종범씨도 "우리는 지난 MB정부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오늘 촛불을 든 것은 민주주의가 후퇴하면 우리의 모든 삶이 후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는 서명을 한 후 특검떡과 부채 등을 받고 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는 서명을 한 후 특검떡과 부채 등을 받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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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가족이 촛불을 서로 붙이고 있다.
 구미역 앞에서 30일 오후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가족이 촛불을 서로 붙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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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수 임정득씨의 노래와 경북대 법대 학생들로 구성된 '몸짓패'의 율동에 참가자들은 환호하고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구미가 고향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 선배라고 밝힌 양상한씨는 "보수의 땅인 구미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는 것이 감격스럽다, 여러분들이 아름다운 꽃"이라며 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러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에서는 특검을 통해 국정원 선거개입을 밝혀야 한다며 서명을 받기도 하고 문화제를 주최한 이들은 국정원 특검을 기원하는 '특떡'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특떡을 받아든 한 시민은 "우리 국민들을 1960년대 수준으로 돌려놓은 국정원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며 "나라를 위한 정보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한 시민은 "국정원은 '국민의 정치 개입원'이라는 조롱에 대해 귀담아듣고 진심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민을 위하는 '국가정보원'으로 바꾸기 위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를 기획한 시민단체들은 구미시민들과 구미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구미에서도 국정원의 책임을 묻고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매주 구미역 앞에서 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태그:#국정원?정치개입, #촛불문화제, #구미역, #대통령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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