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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구민문화체육센터 공사 현장. 거푸집을 뜯어내니 콘크리트가 다 채워지지 않고 철근은 녹슬어 있다
 울산 중구 구민문화체육센터 공사 현장. 거푸집을 뜯어내니 콘크리트가 다 채워지지 않고 철근은 녹슬어 있다
ⓒ 신성봉 울산 중구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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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주민들의 여가 공간을 위해 건설 중인 구민문화체육센터 건설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고요."

울산 중구의회 신성봉 의원(통합진보당)은 현장에서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분개했다. 사진 속에는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 설치했던 거푸집을 제거하자 드러난 부실 공사 현장의 모습과 녹슨 철근 등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타 지자체에 비해 구의 면적이 좁고 문화공간이 열악한 울산 중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구청이 26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하고 있는 구민문화체육센터가 부실 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부실공사 특위 구성 요구하자 구의원 과반수 반대... 왜?

울산 중구 구민문화체육센터는 울산 우정혁신도시 내 제10호 근린공원(성안동 270-1)에 부지 면적 2만2773㎡, 건물 연면적 5447.8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건립 후 울산 중구 주민들의 문화, 체육의 여가 활용공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기공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구민문화체육센터는 부지선정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건립 부지가 몇 차례 변경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왔던 것. 우여곡절 끝에 중구혁신도시 내로 부지가 확정돼 공사가 시작됐지만 다시 준공을 5개월가량 남겨둔 7월, 부실 공사 논란이 일었다.

울산 중구의회 신성봉 의원이 건설 현장의 제보를 받아 확인한 결과, 사용해서는 안될 녹슨 철근을 내부 고정용으로 사용됐는가 하면 콘크리트가 규정보다 적게 들어가 있는 등 부실 공사를 한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실공사만 논란에 휩싸인 게 아니다. 임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울산 중구의회는 지난 2011년 9월 관급공사 임금체불방지 조례를 제정했으나, 건설현장에서는 여전히 임금이 체불되고 있어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한 임금 총액은 1억7000여만 원이다.

신성봉 의원이 지난 7월 25일 울산 중구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제159회 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울산 중구의회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나 10명의 의원 중 6명이 반대해 6대 4로 부결됐다. 총 11명의 의원 가운데 10명의 의원이 출석해 6대 4로 부결됐다. 통합진보당 의원 2명과 무소속 의원 1명, 새누리당 의원 1명은 찬성표를 던졌으나 나머지 새누리당 의원 6명이 반대했다.

또다른 공공건물 공사현장서는 철근 팔아먹다 검찰에 기소되기도

신성봉 의원은 20일 "현재 시행중인 관급 공사가 잦은 설계변경과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해 예산이 낭비되고 부실공사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예산이 날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만일 부실공사로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 질 것인가"고 반문했다. 또 그는 "조사 특위 구성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그 이유로 '행정력 낭비'라고 했다"며 "지방의원들이 부실공사 조사를 하는 게 어떻게 행정력 낭비인가"라고 되물었다.

과반수 의원이 부실공사 조사 요구에 울산 중구청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조사특위 구성을 반대하자 신성봉 의원은 현재 주민 청원을 통해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하고 울산 중구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신 의원이 조사 특위 구성에 나선 이유는 부실 공사 외에도 또 있다. 현재 울산 중구청이 건설 중인 중구건강지원센터 건립 공사 현장에서 건물을 지탱하는 중요한 건축자재인 철근을 무단으로 반출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지난 4월 제보를 받고 확인한 결과 생 철근 8~9톤이 절취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장 소장 등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하자 신 의원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 결과 관련자들이 공모해 생 철근을 현장에서 반출, 울주군 웅촌면에 있는 한 철강회사에 팔아넘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사자들은 지난 5월 검찰에 기소됐다.

신 의원은 "주민 예산이 날아가는 이같은 사건에 대해 조사특위가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도 이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중구청, 부실공사 인정하면서도 책임 회피

이에 대해 울산 중구청은 부실공사를 인정하면서도 감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울산 중구청 측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며 공사 중 콘크리트 다짐을 잘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등 전반적인 부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청은 돈을 주고 책임 감리를 지정해 책임지고 공사를 검사토록 했다, 이후 공사 부실에 대해서는 감리 측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또한 두 군데 업체에서 안전진단을 받은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또 다른 공공건물 공사에서 철근을 빼돌린 사건에 대해서는 "비파괴 검사로 철근이 과다 투입된 것으로 나타나 회수조치했다"며 "현재 현장 소장 등은 검찰에 기소돼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임금 체불에 대해서는 "원도급사에서 1억2000만 원가량을 지급했고, 나머지는 8월 중 모두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울산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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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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