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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의 갈 길을 잃어버린 KBS, MBC, SBS. 이들 지상파 3사 뉴스를 매일 감시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지상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그날까지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는 계속됩니다. [편집자말]
"KBS·MBC뉴스는 봄에는 '꽃놀이', 여름엔 '물놀이', 가을엔 '단풍놀이', 그리고 겨울에는 '눈 놀이'만 줄창 내보내며 '놀이타령'만 한다." (@21g***)

11일 지상파 3사 주요뉴스가 끝난 오후 11시, 한 트위터리언이 SNS에 올린 글이다. 지상파 방송뉴스의 부실보도를 비웃는 목소리다.

이날 방송된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 NEWS>의 보도량 중 약 30%는 무더위와 전력난에 관한 기사였다. 방송 3사 모두 전력난과 무더위 관련기사를 4~5개가량 전면 배치했다.

<빗물 이용한 옥상정원…절전 아이디어 '반짝' - KBS>, <피부는 괴로워…일광욕 직전 '제모' 금물 - KBS>, <전국 폭염 특보 "베이컨 익는다"…이번주 더위 절정 -MBC>, <'물 반 사람 반'…해변·계곡에 400만 인파 몰려 - SBS> 등의 보도에서 보듯이 더위·휴가 관련 보도는 넘쳤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일부.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일부.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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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보도 일부. 아스팔트 위에서 베이컨을 굽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일부. 아스팔트 위에서 베이컨을 굽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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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상황임에도 KBS <뉴스9>는 녹조문제보다 옥상에 정원을 만드는 절전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보도하고, MBC <뉴스데스크>는 폭염에 베이컨도 구워진다며 놀라워하고 있다. 뉴스들도 더위를 먹은 것인가?

야당·시민단체 총력전··· 국정원 앞 시위도 계속되는데

11일 통합진보당은 14일 예정된 국정원 규탄 범국민대회 참여 독려를 위해 '10만 국민촛불 성사를 위한 100시간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에는 국정원 앞에서 시민 300여 명(경찰추산 200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벌였다(관련기사 :"10만 촛불이 100만 촛불 될 때까지..." 국정원 CCTV 앞에 불 밝힌 '300 게릴라').

이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쪽엔 국정원 한 쪽엔 세금폭탄 저지로 '민주주의와 민생' 쌍끌이로 가겠다"라 다짐했다.

특히 오늘(12일)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기한 연장과 추가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는 국정원 사태를 국회에서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논의가 파행으로 끝날 경우 더 많은 시민들이 촛불시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사태에 대한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의 총력전은 강화되고 있는데 반해,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찾아보기는 여전히 어렵다. 국정원 문제에 관한 시민 여론을 단독기사로 보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S, MBC, SBS 모두 11일 메인뉴스에서 위 국정원 관련 사건들 중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내용만 다뤘다. 하지만 이마저도 새누리당과의 세제개편 정치공방을 중심소재로 삼았다. 김 대표의 발언은 '세제개편안 저지'로만 요약됐다. 국정원 사태에 관한 발언을 전한 것은 KBS 뿐이었다.

KBS <뉴스9>은 14번째로 보도된 <민주 "세제안 저지 서명운동"…새누리 "무책임 정치"> 기사에서 "민주당은 주중에는 현장을 찾아 세금 투쟁에 집중하고, 주말에는 국정원 개혁 보고대회를 이어가는 이른바 투트랙으로 원외 투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SBS <8 NEWS>은 <민주 "세제 개편안 서명"…새누리 "선동 정치"> 기사를 5번째로 보도했다. KBS와 SBS는 모두 김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먼저 리포팅하고, 새누리당의 민주당 원외투쟁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전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의 민주당 원외투쟁 비판을 먼저 보도했다. 19번째로 보도된 <野 "세금폭탄 저지운동"…與 "상식 벗어난 무리한 떼쓰기">를 소개하며 앵커는 "국정원 국정조사에 합의하며 간신히 정상화 기미를 보이던 국회 일정에 또다시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앵커멘트와 새누리당 입장이 이어져 민주당의 원외투쟁의 부정적인 부분만 강조한 편파보도다.

4대강 녹조, 그냥 두면 식수난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충북 충주시 가금면 가흥리 한강 7공구 능암지구 둔치에 조성된 수변공원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잡초밭으로 변해 폐허를 연상케 하고 있다. 충주시 엄정면 목계나루터 인근 전망대가 잡초로 뒤덮였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충북 충주시 가금면 가흥리 한강 7공구 능암지구 둔치에 조성된 수변공원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잡초밭으로 변해 폐허를 연상케 하고 있다. 충주시 엄정면 목계나루터 인근 전망대가 잡초로 뒤덮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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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지상파 메인뉴스에는 4대강 관리부실과 녹조문제에 관한 보도도 전혀 없었다. 이날 <연합뉴스>는 잡초밭으로 변한 충주 4대강 수변원의 사진을 보도했다. 국비 708억 원이 들어간 공원이지만 완공 20개월 후인 현재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4대강 녹조 문제는 사실 핫이슈다. 정치적으로는 20조가 넘는 4대강 사업 국비 투입이 예산낭비였는지 판단하는 기준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는 녹조를 방치했다간 식수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바다의 적조 문제가 보도되는 가운데, 강의 녹조 상태가 보도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KBS, MBC는 모두 지난 9일 윤 장관의 발언을 짧게 보도한 이후, 4대강 사업과 녹조문제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 SBS만이 10일 <낙동강 하류까지 '녹조라떼'…대규모 방류 시작>을 제목으로 낙동강 녹조상황을 보도했을 뿐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부산의 식수원 취수장 직전까지 녹조가 번졌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초당 200톤 가까이 물을 방류 중이지만 무더위 때문에 녹조 완화를 단언할 수 없다. 300만 부산 시민의 식수난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한반도 전체에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1000만 서울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도 녹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데도 계속 침묵하고 있을 건가.


태그:#KBS 뉴스9, #SBS 나이트라인, #MBC 뉴스데스크, #보도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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