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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태 작가의 종교소설 <신의 눈물> 표지이다.
▲ 표지 류상태 작가의 종교소설 <신의 눈물> 표지이다.
ⓒ 모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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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천주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등 전 국민의 50% 이상이 종교인인 한반도에서 종교전쟁의 가능성은 없을까.

유교가 국가이념으로 한민족의 얼을 100년 이상 지배했고, 천주교가 들어온 지 200여년, 개신교가 들어온 지 100여년이 지났다. 한반도에 전통 무속신앙과 함께 개신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증산교, 이슬람교 등이 공존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 모든 종교가 좁은 땅 한반도에 공존하면서도 전쟁이나 갈등이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전 국민의 50% 이상이 종교인이 됐다. 하지만 앞으로 한반도가 종교로 인한 전쟁이나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한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종교적 갈등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부터 정치웹진으로 진보언론을 표방하면서 일해온 한 인터넷언론사 편집국장으로 있는 친구가 지난 2일 한 권의 책을 주며, 읽으라고 권했다. 국내 종교 전쟁 가능성에 대해 접근한 류상태 종교작가가 쓴 장편소설 <신의 눈물>(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 2013년 6월)이었다.

저자는 고등학교 교목을 하다 지난 2004년 학교 내 종교자유사건(강의석군 사건)으로 교단에 목사 자격증을 반납하고 줄곧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해온 사람이기도 했다.

책은 김영삼 문민정부 이후 한국사회에서 실제 일어났던 단편적 종교관련 갈등 사건을 모티브로 해 쓴 소설이었다.

종교 갈등 부부 이혼, 종교 갈등 가족 폭력, 자기종교만이 옳다고 하는 배타적 종교관을 갖는 목사, 공직자의 종교 편향, 정부의 종교 편향, 사찰에 대한 방화나 땅밟기, 일부 지방에서의 성시화(聖市化)운동 등 지난 언론 보도를 보면 한반도 종교전쟁 가능성의 요인들이 이미 우리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전쟁의 절반 이상이 종교 갈등으로 빚어졌다는 사실만 봐도 간과할 일은 아니다. 특히 국내 기독교와 불교,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이 첨예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같은 기독교 종파 내에서도 연합기구간의 충돌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한국 일부 개신교는 교리적 독선과 배타에 빠져 스스로의 우물에 갇혀 있으며, 종교 내부 문제 혹은 종교 간의 갈등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타종교와의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예수가 전한 가름침은 배타적 교리가 아닌 따듯한 기독교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건전한 종교, 행복한 신앙이 가능한 세상을 위해 종교 갈등이 증폭되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 실제 존재했던 종교 갈등 사건이 연상됐다. 특히 기독교와 불교의 첨예한 갈등을 연상케 하는 본문의 한 부분을 발췌해 본다.

군중의 환호에 도취된 주명박은 마치 유세에 나온 대선후보처럼 흥분하고 있었다.

"저는 오늘 이 시간 반미 친북 세력에게 경고합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은 미국을 본받아야 합니다. 기독교정신 위에 세워진 미국을 모함하는 세력은 적그리스도의 세력이며 모든 기독교회의 적임을 천명합니다. 여러부운!"

다시 팡파르가 울렸다. 더없이 흡족한 웃음을 머금은 주명박이 다시 연설을 이었다.

"미국은 이 땅이 공산당의 발아래 짓밟힐 때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준 은혜의 나라입니다.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국민이 돼서야 되겠습니까? 저 주명박을 서울특별시장으로 세워 주신 분은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저 주명박은 이 시간, 서울특별시가 하나님의 도성이 되어 대한민국 복음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고, 미국과 같은 강대하고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고자 합니다. 여러부운!"

개신도 신도 5만이 모였다는 서울광장 구국기도회의 주명박 서울시장 봉헌발언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제 정신이 아니야, 이 사람들!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송광사의 젊은 승녀 진해는 신문을 펼쳐 놓은 채 연신 혀를 찼다.

(중략)…신도회 임원들은 주지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개신교에 대해 공적으로 항의했다.

"일부 개신교인들의 무레한 행동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무례를 그냥 참고 있어야 합니까?(중략)… 이웃종교와 문화를 배타하는 개신교의 일부 과격한 세력과 엇나간 관행에 대해 사과와 자제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책임 있는 개신교 교단이나 교화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한 사람은 없었고, 이후로도 개신교의 무례한 행동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 - 본문 '역행보살' 중에서

이 소설은 진보목사를 탄압한 국가보안법, 보수 개신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화, 미국무역센터 테러와 아프카니스탄 공격(종교전쟁), 목사들의 무한도전, 교내 종교자유와 종교재판,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만남(평화의 종교), 한반도복음수호단의 폐쇄적 인터넷카페, 기독교와 불교의 갈등(역행보살), 이슬람 한국지부와 이슬람 침투전략 미국CIA 보고서,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 그리고 기독교, 국방비 절반 감축과 반값 대학등록금(아시아의 꿈), 북경탈출과 조선인민공화국 대사관, 이슬람 왕자의 방한과 거룩한 전쟁 지하드 등 김영삼 문민정부 이후 이명박 정부까지 실제 일어난 종교 관련 사건을 모티브로 해 픽션을 통해 피폐한 종교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저자 류상태 종교작가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앙대 철학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숭의여중과 대광중고학교에서 20년간 교목으로 일했다. 대광중고등학교 교목실장 시절인 2004년 발생한 학교 내 종교자유 사건(강의석 사건)으로 교단에 목사 자격증을 반납하고 학교를 떠났다. 이후 종교작가의 길로 들어서 <한국교화는 예수를 배반했다>, <세계 종교의 문을 열다>, <당신들의 예수>, <손에 잡히는 사회교과서(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등을 펴냈다.


신의 눈물

류상태 지음, 모시는사람들(2013)


태그:#신의눈물, #류상태 종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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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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