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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선전물
 웹 선전물
ⓒ 울산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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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불법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집회가 울산에서도 열렸습니다. 지난 6일 토요일 오후 7시, 울산시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 일원에서 150여 개의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는 꽤 됐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 선거가 논란입니다. 저는 구체적인 사정을 잘 몰랐습니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빴습니다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집회가 있다길래 가봤습니다. 정치에 문외한이고 그동안 큰 관심도 없습니다. 먹고 살기 힘든 비정규직 노동자여서 '별개의 일'로 치부했습니다. '국정원 사태'도 중요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성남동 차없는 거리로 알려진 곳. 젊음의 거리 한복판에서 촛불문화제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집회 주최 측은 한 노조의 방송차를 빌렸고, 젊은 여성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집회 스피커 소리는 작고, 주변 상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음악 때문에 분위기는 산만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먼저 나와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차원에서도 울산시국회의에 적극 결합 하기로 했다"고 짧게 밝혔습니다. 이어 한 울산대 법학대 교수가 나와 '너희가 법을 아느냐'라는 제목으로 짧은 강연을 했습니다.

그는 "국정원은 새누리당과 결탁해 조직적으로 불법 선거개입을 했고, (불법 행위) 은폐를 시도했다"면서 국정원 개혁을 촉구 했습니다. 이어 시민발언대가 행사가 열렸습니다. 시민 몇명이 나와 국정원을 규탄했습니다.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고 법률로 정해져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국정원의 비열한 행위

앞에서 말했듯이, 국정원 선거 개입이 왜 그리 심각한 문제인지 잘 몰랐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생계로 바쁜 많은 사람은 그런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저는 집회 현장에서 각 단체가 발행한 선전물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단체의 핏켓 내용.
 한 단체의 핏켓 내용.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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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발행한 선전물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검은 합작'이란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여기에는 1단계, 국정원 댓글부대 여론조작과 선거개입. 새누리당 정상회담 대화록 악용 음모 -> 2단계, 경찰 은폐조작 수사 -> 3단계, 청와대·법무부 수사 외압. 검찰 봐주기 기소 -> 4단계, 국정원 정상회담 회의록 불법·무단 공개 폭거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통합진보당도 특보를 발행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국정원을 해체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라"며 "국정원의 선거 불법개입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하는 단체도 있었습니다. '제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이란 단체는 선전물을 통해 "총체적으로 부정선거로 판명났다"며 "지난 1월 4일 대선무효 소송서를 제출했는데, 빨리 재판을 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반영해 좋은 나라 만들어 달라고 국회의원, 대통령을 뽑은 것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이들은 불법·부정한 수단으로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여러 주장 모두 일리 있었습니다. 국정원의 행동은 말이 안 되는 민주주의 배반 행위입니다. 물타기, 여론조작, 증거 인멸 시도 등 모두 처벌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국가의 최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이건 상식입니다. 하지만 국가 권력을 사유한 이들은 교만하게도 국민을 속였습니다.

국정원 해체
 국정원 해체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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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십 평생을 소시민으로 살았습니다. 사기를 당하면 당했지, 누구를 속여 이익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없이 살아서 그런지, 주변의 안타까운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누군가 무거운 짐을 들고 가면 도와주고 싶고, 또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많이 배운 권력자들, 왜 부끄러움을 모를까요

저 때문에 타인이 피해 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며, 타인의 불행을 원치 않았습니다. 지금도 비정규직, 일용직으로 근근이 밥벌이하며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성실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흔히 말하는 사회 고위층의 부정, 부패에 분노가 치밉니다. 한 사회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을 속여 권력을 유지할까를 궁리하는 '사회 고위층'을 상상하면... 허탈하고 열심히 일 할 맛이 안 납니다.

국가 정보기관의 요원이 몰래 숨어서 다른 사람 비난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고, 이게 발각 돼 문제되자 시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했습니다. 무법과 무원칙이 판을 치니, 정말 나라 꼴이 말이 아닙니다.

문맹인 저희 어머니 생각도 납니다. 어머니는 학교를 못 다녀 글도 모른 채 70년을 살았습니다. 여전히 힘든 일상을 살고 계시지만, 누구처럼 비열한 짓을 하거나 혐오스런 거짓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졌으며, 권력까지 쥔 사람들. 어떻게 그토록 저급한 행위를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를까요.  

여러 조직에서 낸 특보들
 여러 조직에서 낸 특보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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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 #울산, #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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