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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경영진 중 한국인으로 최고위 간부에 있는 전영철 부사장이 돌연 캐나다로 발령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엠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축소된 한국지엠 경영진 내 한국인의 입지가 또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한국지엠 등에 따르면, 지엠은 최근 전 부사장을 캐나다로 발령(6개월)했다. 조연수 전무가 전 부사장의 직무를 대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 부사장은 한국지엠의 생산부문을 총괄해온 인물로 한국지엠에서 단 두 명뿐인 한국인 최고위 간부다. 그는 1984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차량 제조와 생산 부문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캐나다로 발령된 전 부사장이 다시 국내로 복귀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한국지엠은 GM대우 시절인 2010년 4월 한국인 중 최고위 간부인 유기준 사장과 장동우 부사장을 사실상 해임했다. 당시 임원들뿐 아니라 직원들과 노동조합에 충격적인 일이었다.

한국지엠의 평상시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한국지엠 리더십 구조'라 불리는 한국지엠 PAC(President's Action Council)이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과 외국인 임원(ISP·International Service Person)이 PAC에서 다수를 차지한다. 한국인으론 전 부사장과 인사노무 등을 총괄하는 조건도 부사장만이 참여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6월 25일, 지엠 캐나다 판매·서비스·마케팅부문의 마크 코모 부사장을 한국지엠의 판매·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코모 부사장은 8월 1일 자로 한국지엠에 부임한다.

"지엠의 독단적 경영 야기할 수 있어" vs. "영향 없다"

전 부사장의 캐나다 발령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지엠 본사가 위치한 부평공장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뿐 아니라 사무직 평직원·노동조합 등에서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장 이상 간부진의 감원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에서부터 '국내 생산물량을 담보할 한국인 최고위 간부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지엠 충성파가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 간부는 "지엠은 대우차 인수 후 꾸준히 국내 간부의 입지를 축소해왔다. 이러다가 한국인 임원이 PAC에 한 명도 참여할 수 없게 된다"며 "전 세계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지엠이 한국지엠의 중소형 차량 생산 기술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인의 입지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지엠의 독단적 경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도 "한국인 임원이 줄어들고 있는 문제에 대해 노조도 심각하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전 부사장을 지엠의 전략에 충실한 간부로밖에 보지 않는다"며 "6개월 후 복귀하느냐, 못하느냐에 관심이 많지만 노조는 복귀 여부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전 부사장 자리를 한국인 임원이 채웠다, 조 전무도 생산부문에서 오랜 경험이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직원들도 직급에 상관없이 주재원 등으로 외국에 파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지엠 전무 A씨도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한국인 간부들이 경영에서 배제될 상황을 아직까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전영철, #지엠, #PAC, #I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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