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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대원사 극락전앞에서 가진 공개강좌
▲ 강연중인 혜민스님 보성 대원사 극락전앞에서 가진 공개강좌
ⓒ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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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박찬호 선수, 연기자 차인표씨와 함께 혜민스님께서 출연하셨다. 그때 스님은 대중들이 깊은 도력도 없으면서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힐링을 이야기한다며 스님에 대해 가볍게 말할 때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본인이 다 안다고 거짓말 하지 않고 아는만큼 사람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음도 의미있다 생각한다고 하셨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캠플참가 대학생들과 중앙에 혜민스님과 현장스님
▲ 강연을 마치고 단체사진 캠플참가 대학생들과 중앙에 혜민스님과 현장스님
ⓒ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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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가의 강연을 듣는다든지, 만나려고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것은 단순히 정보 이상의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이다. 스님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일상에서 얻는 사소한 깨달음을 쉬운 언어로 이야기한다.

종교인의 입장에서 본인의 경험에서 오는 심리상태를 드러낸다는 것은 일정 부분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그 솔직함이 주는 공감대는 매우 크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전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음을 스님의 강연에서 느꼈다. 아마도 스님의 이런 면이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호응을 얻는 게 아닐까.

스님은 일반적으로 추상적이고 난해하게 생각될 수 있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말씀하신다. 가만 생각해 보니 그렇다. 우리가 주변과의 관계를 좋게 가지려면 먼저 많이 베풀고, 말을 잘하여 평소 사소한 일에도 소통을 하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잘 들어주면 된다고 스님은 말한다.

아침 공양후 치유 명상을 진행하시는 혜민스님
▲ 아침 명상 시간 아침 공양후 치유 명상을 진행하시는 혜민스님
ⓒ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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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에게 줄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이미 부모 스스로 행복한 것

"관계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녀와의 관계인데 특히 한국 부모들은 자녀에게 집착을 많이 하는 편이죠. 자녀가 조금만 힘든 게 예상되면 부모 입장에서 미리미리 그 길을 피해 가게 하려고 하고 싶지만 그것은 아이에게 좋은 방법이 아니예요. 우리가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이가 경험을 통해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놓아주어야 되요.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부모가 이미 행복한 상태예요. 부모는 자식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에 부모가 건강해야 자식도 건강해요."

스님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22일과 23일, 1박2일로 진행된 이번 대원사 힐링캠프는 20대 대학생 70여명과 30대 이상 일반인들이 20여명 참가하였다. 1박2일의 캠프 참여자들을 위한 시간 외에 대원사 쪽에서는 일반인들에게도 공개강좌 시간을 마련하여 300여명의 일반인들이 대원사를 찾았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법당에 앉거나 우산을 쓰고 야단법석에 앉아 청중들은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캠프참가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계신 혜민스님
▲ 혜민스님 캠프참가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계신 혜민스님
ⓒ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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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침공양후 혜민스님의 주도로 이루어진 치유명상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나서 이정아(광주, 50대)씨는 "마치 갓난아이인 자기를 엄마가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는 듯하여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포근했다"며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번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지환(22세, 대학생) 학생은 "혜민스님은 일단 비슷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서인지, 주변의 많은 친구들도 멘토로 생각한다. 종교가 기독교지만 이번 캠프에 참여한 지인도 있다"며 혜민스님은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비종교인들에게도 거부감이 거의 없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강연 마지막에 즉문즉설이 이어졌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중년의 여성분, 어떤 배우자를 만나면 좋을지를 물어보는 아가씨에게도 스님 특유의 차분함과 명쾌함으로 답변을 주셨다. 용기가 없어 묻지 못했지만 나도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스님은 만일 정말 사랑하는 여성을 만난다면 스님이라는 신분을 버리고 결혼을 선택하시겠느냐고. 아마도 스님은 "저도 그런 멋진 여자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고 대답하여, 좌중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해 보곤 웃었다. 스님은 한국에서 강연 일정을 보내고 2주 후에 다시 미국 햄프셔 대학으로 돌아간다.



태그:#혜민스님, #힐링, #대원사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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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초보라서 잘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기사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걸음아~, 나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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