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5일 오전 양정동 부산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로 인한 학교 현장의 파행을 지적하며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행하는 25일 부산에서도 일제고사식의 학업성취도 평가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일제고사식 학업성취도 평가의 폐지를 요구하는 부산시민사회단체 대표자모임'은 오전 10시부터 양정동 부산교육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일제고사의 폐해를 지적하며 무리한 평가 진행으로 학교 현장이 파행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A 중학교는 한 부장교사가 기출문제를 기말고사에 30% 반영할 것을 요구하자 일선 교사들이 반발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이 같은 배경이 일제고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위한 학교들의 안간힘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일제고사는 지역과 학교의 서열을 매기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일제고사로 "학교와 교육청을 줄 세우는 성적경쟁체제는 더 강화되었다"고 비판했다.

큰사진보기
▲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5일 오전 양정동 부산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로 인한 학교 현장의 파행을 지적하며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특히 참가자들은 일제고사 파행의 주범이 교육부와 교육청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부는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의 요구는 아랑곳 없이 학교를 또 고통스런 경쟁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다"며 "교육청이나 학교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에게 성적 경쟁과 입시교육을 계속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경쟁교육을 상생과 협력의 교육으로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도 어둡다"며 교육당국을 향한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을 통해 ▲ 일제고사 파행을 저지른 학교장과 교육관료에 대한 중징계 ▲ 교육과정 파행을 조장한 학교에 대한 행정과 재정 제재 ▲ 학생의 학업선택권 보장 ▲ 일제고사 평가 기준 삭제 ▲ 표집 학업성취도 평가로의 전환과 관련 정보 공개 금지 등을 주문했다.

김석준 부산교육포럼 공동대표는 "일제고사로 학생들의 경쟁 뿐 아니라 교원과 학교평가의 연계로 학교 전체가 왜곡과 파행을 겪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학교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면 학생이 힘들고, 교사가 반대하는 일제고사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